사망한 남편의 연인에게 유류분 반환을 청구한 사건

이 사건은 망인의 배우자인 원고 A와 아들인 원고 B가 망인의 사망 전 피고 C에게 이체된 약 7억 원 상당의 예금이 부당이득에 해당하므로 반환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또는 증여된 재산으로 보아 유류분을 침해했으니 반환해 달라고 예비적으로 청구한 소송입니다. 법원은 망인이 피고에게 예금을 이체한 것이 부당이득으로 볼 증거는 부족하다고 판단하여 주위적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하지만 망인의 피고에 대한 예금 증여로 인해 원고들의 유류분이 침해되었다는 예비적 청구는 일부 받아들여, 피고는 원고 A에게 125,862,010원, 원고 B에게 83,908,01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특히 유류분 산정 시 공동상속인들 간의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아닌 법정상속분을 기준으로 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사망한 망인의 법률상 배우자
• 원고 B: 사망한 망인의 아들
• 피고 C: 사망한 망인과 생전에 긴밀한 관계를 유지했으며, 망인으로부터 예금을 이체받은 사람
• 망인 D: 이 사건의 피상속인으로, 원고 A의 배우자이자 원고 B의 아버지

분쟁 상황

망인이 사망하기 약 5개월 전부터 사망 약 12일 전까지 망인의 E은행 계좌에서 피고 C의 계좌로 총 697,514,000원이 이체되었고, 그 중 17,500,000원은 다시 망인의 계좌로 돌아왔습니다. 망인의 법률상 배우자인 원고 A와 아들인 원고 B는 피고 C가 망인의 건강이 악화된 틈을 타 망인의 의사에 반하여 이 돈을 임의로 이체했다고 주장하며 부당이득 반환을 청구했습니다. 예비적으로는 이 돈이 피고에게 증여된 것이라면 자신들의 유류분이 침해되었으니 반환해달라고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이 돈이 망인의 의사에 따른 증여였다고 주장하며 유류분 반환 청구에 대해서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항변했습니다.

핵심 쟁점

1. 망인이 피고에게 이체한 예금이 법률상 원인 없는 부당이득에 해당하는지 여부.
2. 망인의 피고에 대한 예금 증여로 인해 원고들의 유류분권이 침해되었는지 여부 및 그 부족액 산정 방식.
3. 유류분 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는지 여부.
4. 항소심에서 원고들이 추가한 청구 변경의 적법성 여부.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원고들의 주위적 청구(부당이득 반환 청구)는 기각했습니다. 하지만 예비적 청구 중 '제2 예비적 청구'(유류분 반환 청구)는 일부 받아들여, 피고 C는 원고 A에게 125,862,010원, 원고 B에게 83,908,01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각 청구취지 변경신청서 송달일 다음날부터 2019. 3. 20.까지 연 5%, 그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5%)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소송 총비용 중 70%는 원고들이, 나머지는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망인이 건강이 좋지 않았음에도 직접 은행 업무를 처리했던 점, 원고들과는 오랫동안 별거하며 왕래가 없었던 반면 피고가 망인을 간호하고 망인의 주소지로 기재된 아파트 매수대금에 예금 일부가 사용된 점 등을 들어 이 사건 예금이 피고에게 법률상 원인 없이 이체되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부당이득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그러나 망인이 피고에게 예금 680,014,000원을 증여한 것으로 보아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했습니다. 유류분 부족액 산정 시에는 공동상속인(원고들) 간의 상속재산분할협의가 아닌 법정상속분(원고 A 3/5, 원고 B 2/5)을 기준으로 해야 제3자인 피고의 지위가 불리해지지 않는다고 보아 '제2 예비적 청구'에 따라 원고 A의 유류분 부족액 125,862,010원, 원고 B의 유류분 부족액 83,908,010원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유류분 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에 대해 원고들이 피고에 대한 형사 고소에서 불기소 결정이 나고 제1심에서 부당이득 청구가 기각된 후에야 비로소 증여 사실을 알았다고 보아,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항소심에서의 청구 변경도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법 제1113조 제1항 (유류분의 산정)​: 유류분은 피상속인이 사망 당시 가지고 있던 재산의 가액에 증여재산의 가액을 더하고 채무의 전부를 공제하여 계산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망인이 피고에게 증여한 예금 680,014,000원이 이 조항에 따라 유류분 산정의 기초재산에 포함되었습니다.
2. 민법 제1117조 (유류분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 유류분 반환청구권은 유류분권리자가 상속 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 또는 유증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안에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들이 이 사건 제1심판결을 통해 증여 사실을 알게 된 것으로 보아 소멸시효가 완성되지 않았다고 판단했습니다.
3. 민법 제1015조 (상속재산분할의 소급효와 제3자의 권리)​: 상속재산 분할의 소급효는 제3자의 권리를 해치지 못한다고 규정합니다. 이 원칙은 유류분 부족액 산정 시 제3자인 피고의 지위를 고려하여 공동상속인 간의 협의가 아닌 법정상속분을 기준으로 순상속분을 계산하는 데 참작되었습니다.
4. 민사소송법 제262조 제1항 (청구의 변경)​: 청구의 변경은 소송절차를 지연하지 않는 한 청구의 기초에 변경이 없는 범위에서 사실심의 변론 종결 시까지 허용됩니다. 이 사건에서 항소심은 원고들의 청구 변경을 허용했습니다.
5. 부당이득반환청구의 증명책임: 부당이득 반환청구 소송에서, 이득이 법률상 원인 없이 이루어졌다는 사실에 대한 증명책임은 반환을 청구하는 자가 부담합니다. 원고들이 이 사건 예금 이체가 법률상 원인 없음을 증명하지 못하여 부당이득 청구가 기각되었습니다.
6. 유류분 반환의무의 이행기한: 유류분 반환청구권 행사로 발생하는 원물반환 또는 가액반환 의무는 이행기한이 정해져 있지 않은 채무이므로, 반환 의무자는 이행 청구를 받은 때부터 지체 책임을 부담합니다. 이에 따라 지연손해금 기산일이 정해졌습니다.

참고 사항

1. 상속인이 아닌 제3자에게 증여된 재산이라도 유류분 산정의 기초 재산이 될 수 있으므로, 재산이 다른 사람에게 이전된 경우 유류분 침해 여부를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유류분 부족액을 계산할 때 공동상속인들끼리의 상속재산 분할 협의 내용이 아닌 법정상속분을 기준으로 산정될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특히 제3자가 관련된 유류분 반환청구 시 더욱 그렇습니다.
3. 유류분 반환청구권의 소멸시효는 상속 개시와 반환해야 할 증여 또는 유증 사실을 안 날로부터 1년 이내에 행사해야 합니다. 이때 '안 날'은 단순히 재산 이전 사실을 넘어, 그 재산 이전이 유류분 침해로 이어질 수 있는 증여였음을 안 날을 의미할 수 있습니다.
4. 재산을 증여할 경우, 망인의 의사를 명확하게 확인할 수 있는 서류(예: 증여 계약서)를 작성하는 것이 미래의 법적 분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5. 건강이 약화된 상태에서 이루어진 재산 처분은 나중에 증여의사의 진정성 여부로 다툼이 발생할 수 있으므로, 관련 증거(예: 본인의 직접적인 의사 표현, 병원 기록 등)를 충분히 확보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6. 형사 사건에서의 무혐의 결정이나 불기소 결정이 민사 사건의 판단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 주지 않을 수 있습니다. 형사 소송과 민사 소송은 증명책임과 증명 정도가 다르기 때문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