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기타 금전문제 · 노동
산업용 밸브 관련 기술 자문 및 부품을 공급하는 A회사가 산업용 밸브를 생산하는 B회사를 상대로 미지급 서비스 비용과 물품대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B회사는 계약이 해지되었거나 A회사가 의무를 다하지 않았고, 일부 채권은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계약이 해지되지 않았고 A회사가 2016년 7월까지는 서비스를 제공했다고 판단했지만, B회사의 소멸시효 항변을 일부 받아들여 2012년 12월부터 2013년 3월까지의 서비스 비용은 시효가 완성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최종적으로 B회사는 A회사에게 미지급 서비스 비용 1,000,000유로와 물품대금 13,363유로를 합한 총 1,013,363유로(한화 약 13억 원) 및 독일법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A회사(원고)는 독일에, B주식회사(피고)는 대한민국에 주 사무소를 둔 산업용 밸브 관련 회사입니다. 2008년 12월 2일, 양사는 A회사가 B회사에 10년 동안 밸브 설계 관련 기술 및 서비스를 제공하고 B회사는 이에 대한 비용을 지불하는 기술 및 서비스 공급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이후 2009년 6월, 서비스 비용을 월 25,000유로로 정하는 추가 약정을 했습니다. A회사는 2008년 12월부터 서비스를 제공했고, B회사는 2012년 11월까지 서비스 비용을 지급했습니다. 또한 A회사는 2011년 5월 9일부터 2013년 4월 8일까지 밸브 부품을 B회사에 공급했습니다. 그러나 B회사가 2012년 12월부터 서비스 비용을 지급하지 않자, A회사는 미지급 서비스 비용 및 물품대금, 그리고 지연손해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B회사는 계약이 합의 또는 통지로 해지되었거나, A회사가 의무를 다하지 않아 계약 존속이 불가능했으며, 일부 채권은 시효로 소멸했다고 주장하며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기술 및 서비스 공급 계약의 해지 여부와 적법성, 원고가 계약에 따른 기술 및 서비스를 이행했는지 여부 및 그 기간, 피고의 권리남용 항변 및 소멸시효 항변의 인정 여부, 물품대금 청구의 적법성 및 상계 주장의 인정 여부, 지연손해금의 준거법 및 계산 방법(기산일, 이율)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2013년 4월부터 2016년 7월까지의 미지급 서비스 비용 1,000,000유로와 물품대금 13,363유로를 합한 총 1,013,363유로(변론종결일 환율 기준 1,297,712,657원)를 지급해야 하며, 각 채무 발생일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독일 민법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가산하여 지급해야 합니다. 원고의 나머지 청구(시효로 소멸된 서비스 비용 및 2016년 7월 이후 서비스 비용, 대한민국법을 준거법으로 한 지연손해금 등)는 기각합니다.
법원은 이 사건 기술 및 서비스 공급 계약이 유효하며 원고가 일부 기간 동안 의무를 이행했으나, 일부 채권에 대해서는 소멸시효가 완성되었다고 판단하여 피고에게 미지급 서비스 비용과 물품대금 및 독일법에 따른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국제 계약에서 분쟁이 발생했을 때 어느 나라 법률을 적용할지는 섭외사법(국제사법) 원칙에 따라 결정되며, 본 사례에서는 계약에 대한 준거법이 독일법으로 판단되었고, 지연손해금과 같은 부수적인 손해배상 역시 본래의 채무 관계를 규율하는 준거법인 독일법에 따라 결정된다고 보았습니다(대법원 2012. 10. 25. 선고 2009다77754 판결 등). 이는 소송 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소촉법)상의 법정이율 규정이 실체법적 성격을 가지므로 외국법이 준거법인 경우 소촉법을 적용할 수 없다는 법리 때문입니다. 계속적 채무관계에서 계약 존속이 불가능한 '중대한 사유'가 있는 경우 각 당사자는 독일 민법 제314조 제1항에 따라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나, 법원은 단순히 매출 감소나 사소한 설계 오류, 납품 지연 등만으로는 신뢰관계 파괴나 계약 존속 불가능의 중대한 사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도급계약은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며 도급인은 구 독일 민법 제649조에 따라 언제든지 계약을 해지할 수 있으나, 이 사건 계약은 밸브 설계 도면 제공뿐만 아니라 기술 검토, 영업 지원, 품질 보증, 교육 등 포괄적인 기술 및 서비스를 월정액으로 제공하는 내용이므로 단순히 '일의 완성'을 목적으로 하는 도급계약으로 보기는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채권의 소멸시효는 독일 민법 제195조에 따라 일반적으로 3년으로 규정되며, 지급명령 신청 시점(독일 민법 제204조 제1항 제3호 및 독일 민사소송법 제167조)에 채권의 소멸시효가 정지됩니다. 본 사례에서는 원고의 지급명령 신청일로부터 역산하여 3년이 경과한 서비스 비용 채권은 시효로 소멸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외화채권을 우리나라 통화로 환산하여 청구할 때, 법원은 채무자가 현실로 이행할 때에 가장 가까운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의 외국환시세를 기준으로 삼아야 합니다(대법원 1991. 3. 12. 선고 90다2147 전원합의체 판결 등).
계속적 서비스 계약의 경우, 계약을 종료할 때는 합의해지 문서를 명확히 작성하거나, 해지 통지 시 그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고 상대방의 채무불이행 증거를 확보해야 합니다. 단순히 논의가 있었다는 사실만으로는 해지가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용역 제공 회사는 계약 이행 사실을 증명할 수 있는 자료(업무일지, 이메일, 보고서, 프로젝트 진행 자료 등)를 지속적으로 보관하여야 합니다. 상대방이 서비스를 거부하더라도 실제 업무를 계속 제공했다는 증거가 중요합니다. 채권의 소멸시효 기간은 계약의 성격과 준거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관련 법규를 확인하고 소멸시효가 완성되기 전에 내용증명 발송, 소송 제기, 지급명령 신청 등 시효 중단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특히 국제 계약에서는 준거법이 어디인지 확인해야 합니다. 상대방이 채무를 인정한 것처럼 보이는 진술이나 문서가 있더라도, 명확한 채무 인정 의사가 표시되었는지, 채무를 인정한 사람이 정당한 권한을 가진 사람인지 등을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단순히 '가정하여 계산한 금액'을 언급한 것은 채무 인정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국제 거래 계약의 경우, 계약 시 준거법 조항을 명확히 하는 것이 분쟁 발생 시 혼란을 줄일 수 있습니다. 지연손해금과 같은 부수적인 문제까지 준거법에 따라 달라질 수 있으므로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