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아세아제지 주식회사를 포함한 8개 제지 회사들이 2008년 9월부터 2013년 4월까지 폐지(인쇄고지 및 신문고지) 구매 가격을 총 18차례에 걸쳐 kg당 50~60원씩 인하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했습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행위를 부당한 공동행위(담합)로 판단하여 아세아제지에 시정명령 및 약 9억 6천9백만원의 과징금을 부과했습니다. 아세아제지는 이에 불복하여 시정명령 및 과징금 납부명령의 취소를 청구하고, 자진신고 감면 신청이 기각된 처분 또한 취소해달라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초기 과징금 부과 명령은 최종 처분에 흡수되어 소멸했으므로 그 취소 청구를 각하했고, 자진신고 감면 기각 처분 및 최종 과징금 부과, 시정명령 취소 청구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석고보드 원지, 백판지, 신문용지 등을 생산하는 8개 제지사들은 폐지를 주요 원료로 사용합니다. 이들 회사는 폐지(인쇄고지 및 신문고지) 구매시장에서 가격 경쟁을 피하고 가격 인하 효과를 누리기 위해 실무자 모임 등을 통해 구매 가격을 합의하여 인하했습니다. 2008년 9월부터 2013년 4월까지 총 18차례에 걸쳐 인쇄고지 및 신문고지 구매가격을 kg당 50~60원씩 인하하기로 합의하고 이를 실행한 것입니다. 공정거래위원회는 이러한 행위를 담합으로 보고 조사를 진행했으며, 아세아제지는 조사가 시작되기 전 자진신고를 했으나, 조사 과정에서 증거자료를 불완전하게 제출하고 핵심 증거를 삭제하려는 시도를 하여 성실 협조 의무를 위반했습니다. 이에 공정거래위원회는 아세아제지에 시정명령과 함께 과징금을 부과하고 자진신고 감면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아세아제지는 공정거래위원회의 이러한 처분들이 부당하다며 법원에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법적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공정거래위원회가 부과한 초기 과징금 납부명령(선행처분)이 이후 변경된 최종 과징금 납부명령(후행처분)에 흡수되어 소멸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아세아제지가 부당한 공동행위 자진신고자 감면 요건인 '조사 끝날 때까지 성실하게 협조' 의무를 이행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핵심 증거자료 제출 지연 및 삭제, 파기 은폐 시도 등이 문제가 되었습니다. 셋째, 아세아제지가 주장하는 것처럼 담합 행위가 여러 개의 개별 공동행위로 보아 과징금이 재산정되어야 하는지, 혹은 하나의 단일한 공동행위로 보아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아세아제지가 담합에 '단순 가담'한 것으로 보아 과징금 감경 비율을 추가 상향해야 하는지, 또는 '자진 시정'에 따른 감경이 인정되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아세아제지의 소송 중 초기 과징금 납부명령(선행처분) 취소 청구 부분은 최종 과징금 납부명령(후행처분)에 흡수되어 효력을 잃었다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나머지 청구, 즉 시정명령 취소, 자진신고 감면 기각처분 취소, 최종 과징금 납부명령 취소 청구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따라서 공정거래위원회의 아세아제지에 대한 시정명령과 과징금 부과 처분은 정당하며, 자진신고 감면 신청을 기각한 처분 또한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아세아제지가 부담하게 됩니다.
법원은 초기 과징금 납부명령은 아세아제지의 자진신고 사실을 비공개하기 위한 형식적 처분이었고, 자진신고 감면 심사 후 최종 과징금 액수를 결정한 후행 처분에 흡수되어 소멸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아세아제지가 담합 관련 녹음파일 등 중요한 증거를 자진신고 시 제출하지 않고, 조사 과정에서 파일을 삭제하고 복구되지 않도록 시도하는 등 조사에 성실하게 협조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자진신고 감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한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아세아제지가 담합에서 일찍 탈퇴했다는 주장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아세아제지의 담합 행위는 단일한 의사와 목적을 가지고 끊임없이 지속된 하나의 부당한 공동행위로 인정되었으며, '단순 가담자'나 '자진 시정'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추가 과징금 감경 주장도 기각되었습니다.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독점규제 및 공정거래에 관한 법률 (이하 '공정거래법') 제19조 제1항 제1호 (부당한 공동행위 금지): 이 조항은 사업자가 다른 사업자와 부당하게 경쟁을 제한하는 합의(예: 가격 담합)를 하는 것을 금지합니다. 본 사건에서 제지 회사들이 폐지 구매 가격을 공동으로 결정한 것이 이 규정에 따른 부당한 공동행위로 인정되었습니다.
공정거래법 제22조의2 및 같은 법 시행령 제35조 (자진신고자 등에 대한 감면): 이 조항들은 담합 행위를 자진신고하거나 조사에 협조한 사업자에게 시정조치나 과징금을 감경 또는 면제해 줄 수 있는 근거를 마련하고 있습니다. 감면을 받기 위해서는 '부당한 공동행위와 관련된 사실을 모두 진술하고 관련 자료를 제출하는 등 조사가 끝날 때까지 성실하게 협조'해야 합니다 (시행령 제35조 제1항 제1호 다목). 아세아제지는 핵심 증거를 은폐하고 파기하려 시도하는 등 이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여 감면 신청이 기각되었습니다.
선행처분과 후행처분의 흡수 관계: 대법원 판례에 따르면, 공정거래위원회가 자진신고자 등의 신원 보호를 위해 사건을 분리 심리하거나 분리 의결한 경우, 자진신고자 등에 대한 초기 과징금 부과처분(선행처분)은 최종 과징금 액수를 결정한 후행처분에 흡수되어 소멸합니다. 따라서 선행처분의 취소를 구하는 소송은 이미 효력을 잃은 처분에 대한 것이므로 부적법하게 됩니다 (대법원 2015. 2. 12. 선고 2013두6169 판결).
과징금 부과 세부기준 등에 관한 고시: 공정거래위원회는 이 고시에 따라 위반 행위의 관련 매출액, 부과 기준율, 위반 행위의 기간 및 횟수, 조사 협력 정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과징금을 산정하고 조정합니다. 본 사건에서 아세아제지는 담합의 '중대한 위반행위'로 평가되었으며, 조사 협력에 의한 감경은 인정되었지만, 단순 가담이나 자진 시정에 따른 추가 감경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유사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