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대 내 병사 괴롭힘 미조치로 인한 중대장 정직 처분 사건

이 사건은 군부대 내 통신중대장(원고 A)이 소속 병사들 간의 괴롭힘 사실을 인지하고도 조치를 지연하여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받게 된 사안입니다. 원고 A는 징계위원회의 구성이 내부 규정인 법무예규와 달라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있으므로 징계처분이 무효라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중대장의 조치 지연이 징계 사유에 해당하고,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내부 규정 위반이 있었더라도 상위 법령의 요건을 충족하고 상급 기관의 적법한 재심의 절차를 거쳤으므로 징계처분은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받은 육군 B사단 통신중대장 대위
• 피고 B사단장: 원고 A에게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내린 징계권자
• 가해자 D, 피해자 E: 원고 A가 소속된 부대 내 병사들로, 괴롭힘 사건의 당사자

분쟁 상황

원고 A는 육군 B사단 통신중대장(대위)으로 근무하던 중, 소속 병사 D가 병사 E를 괴롭히는 사실을 인지했습니다. 다른 병사들과 또래상담병으로부터 피해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불구하고, 가해자와 피해자의 생활관 분리 및 지휘보고 등 적절한 조치를 2019년 6월 12일 및 6월 15일에 이르러서야 취하게 되었습니다. 이 조치 지연을 사유로 2019년 9월 3일, B사단장으로부터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을 받았습니다. 원고 A는 이 징계처분에 불복하여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는데, 특히 자신의 징계를 의결한 2019년 7월 18일자 육군 B사단 징계위원회(을반)의 징계위원 구성이 육군 B사단의 법무예규(행정예규 801)에 어긋나 절차상 하자가 있다고 주장했습니다. 법무예규에 따르면 소령급 이하 장교의 징계위원회는 사단참모를 징계위원으로 구성해야 하나, 이 사건 징계위원회는 참모장 N(대령)을 제외한 나머지 징계위원들(중령 O, 중령 P, 중령(진) Q)이 사단참모가 아닌 일반 장교들이었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법원은 징계권자가 초기 징계위원회 의결(견책)이 가볍다고 판단하여 상급부대인 육군 제2군단에 심사청구했고, 제2군단 징계의결심사위원회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정직 1월'을 의결하여 최종 처분이 이루어진 점을 고려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통신중대장이 부대 내 병사 괴롭힘 사실을 인지했음에도 조치를 늦게 취한 것이 징계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2. 징계위원회의 구성이 내부 행정규칙(법무예규)과 달랐을 경우, 해당 징계처분에 절차적 하자가 있어 무효가 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원고 A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가 피고 B사단장에게 받은 정직 1월의 징계처분은 유효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의 징계처분 취소 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통신중대장이 병사 괴롭힘 사실 인지 후 조치를 지연한 것이 징계 사유에 해당하며, 비록 초기 징계위원회의 구성에 내부 규정 위반이 있었더라도 상위 법령의 요건을 충족하고 상급 기관의 적법한 재심의를 거쳤다면 전체 징계 절차의 하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항소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구 군인사법 제58조의2 제2항 (2021. 4. 13. 개정 전)​: 징계위원회는 징계 심의대상자보다 선임인 장교, 준사관 또는 부사관 중에서 3명 이상으로 구성하며, 장교가 1명 이상 포함되어야 한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보다 선임인 장교들로 징계위원회가 구성되었기에, 상위 법령이 정한 요건은 충족한 것으로 보았습니다.2. 구 군인 징계령 제5조 제2항 (2020. 7. 28. 개정 전)​: 징계위원회의 위원은 장교 중에서 징계권자가 임명하고, 위원장은 위원 중 최상위 서열자로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징계권자가 위원을 임명하고 최상위 서열자가 위원장을 맡았으므로 이 조항 위반으로 보지 않았습니다.3. 행정규칙의 법규성: 이 사건 법무예규와 같이 조직 내부에서만 효력을 가지는 행정규칙은 대외적으로 국민이나 법원을 직접 구속하는 법규성이 없습니다. 따라서 행정규칙 위반만으로 곧바로 상위 법령에 위반한 중대한 절차상 하자가 발생했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4. 절차적 하자의 치유: 징계 절차의 초기 단계에서 일부 하자가 있었더라도, 이후 상위 기관의 적법한 재심의 절차를 거쳐 최종 징계 의결이 이루어졌다면, 그 하자가 치유되어 최종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기 어렵다는 법리가 적용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징계권자가 초기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받아들이지 않고 상급부대에 심사청구를 하여 적법하게 구성된 상급 징계의결심사위원회에서 새로운 의결을 거쳐 처분이 이루어졌기에, 초기 징계위원회의 구성상 하자가 치유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군 간부는 부대 내 가혹행위나 괴롭힘을 인지하는 즉시, 지체 없이 사실관계를 조사하고 가해자와 피해자를 분리하는 등 필요한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보고가 늦어지거나 조치가 미흡할 경우 징계 사유가 될 수 있습니다.2. 내부 행정규칙(예: 법무예규)이 상위 법령에 위배되지 않는 범위 내에서 징계위원회의 구성 등에 대한 절차를 규정하고 있더라도, 상위 법령이 정한 최소한의 요건을 충족한다면 반드시 그 내부 규칙을 위반했다고 하여 절차상 중대한 하자가 되는 것은 아닙니다.3. 징계권자가 징계위원회의 의결이 가볍다고 판단하여 상급부대에 심사청구를 하고, 상급부대 징계의결심사위원회에서 적법한 절차를 거쳐 새로운 징계 의결이 이루어진다면, 하급 징계위원회의 초기 절차상 하자가 있었다 하더라도 최종 징계처분이 위법하다고 보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는 절차적 하자의 치유 가능성을 보여주는 사례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