선원 해고 및 미지급 수당 관련 다툼 판결

이 사건은 선원 A가 선박회사 B 주식회사를 상대로 재계약 거절이 부당한 해고임을 주장하며 해고무효확인과 미지급 임금의 지급을 청구하고, 예비적으로 미지급 퇴직금과 미지급 유급휴가급의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재계약 거절은 해고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해고무효확인 청구는 기각하였으나, 미지급 퇴직금과 유급휴가급의 일부를 인정하여 피고가 원고에게 42,738,07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피고 회사에 고용되어 선원으로 근무하다 재계약이 거절된 후 해고무효확인, 미지급 퇴직금 및 각종 수당 지급을 청구한 사람
• 피고 B 주식회사: 원고 선원 A의 고용주로서, 원고의 재계약 거절이 해고에 해당하지 않고, 퇴직금 및 수당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한 선박회사

분쟁 상황

원고 A는 피고 B 주식회사에 선원으로 고용되어 여러 차례 항해에 승선했습니다. 피고 회사는 원고와의 선원고용계약 기간이 만료되자 재계약을 거절하였고, 원고는 이를 실질적인 징계해고로 보고 해고무효확인과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또한 원고는 자신이 근무했던 5, 6, 7차 항해와 관련하여 퇴직금과 유급휴가급을 제대로 지급받지 못했다고 주장하며 미지급 퇴직금 2,805,157원과 미지급 유급휴가급 88,262,172원을 청구했습니다. 특히 피고 회사가 매월 '휴가비' 명목으로 일정 금액을 지급했는데, 원고는 이것이 유급휴가권의 사전 매수로서 무효이거나, 정당한 유급휴가급 산정 방식에 따라 부족분이 발생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반면 피고 회사는 재계약 거절은 기간 만료에 따른 고용 종료이며, 퇴직금 채권은 소멸시효가 완성되었고, 지급한 '휴가비'는 유급휴가근로수당 성격이므로 추가 지급 의무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선박회사의 재계약 거절이 실질적인 해고에 해당하는지 여부, 미지급 퇴직금 채권의 소멸시효 완성 여부 및 산정 방식, 선원법상 유급휴가급의 산정 기준과 선원고용계약상 '휴가비'의 법적 성격, 그리고 선원법상 시간급 통상임금 산정 시 근로기준법상 주휴일(유급휴일)을 포함해야 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원고의 주위적 청구인 해고무효확인 및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지급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그러나 원고의 예비적 청구 중 미지급 퇴직금 2,805,156원과 미지급 유급휴가급 39,932,914원 등 총 42,738,070원을 피고가 원고에게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이 금액에 대해서는 2018년 4월 11일부터 일정 기간 연 6%의 이자율, 그 이후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이자율로 계산된 지연손해금도 지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결론

이 사건 판결은 선박회사의 재계약 거절이 해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지만, 선원에게 지급되어야 할 퇴직금과 유급휴가급 중 미지급된 부분을 인정했습니다. 특히 선원법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유급휴가 미사용에 대한 수당인 '휴가비'의 성격을 명확히 하고, 근로기준법상의 유급 주휴일 제도가 선원법상 통상임금 산정에는 적용되지 않음을 확인하여 선원들의 임금 및 수당 산정에 대한 중요한 기준을 제시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선원의 해고, 퇴직금, 유급휴가급 지급에 관한 선원법 및 민법, 그리고 취업규칙의 적용을 다루고 있습니다.

1. 선원법 제2조 제12호 (승선평균임금)​: 퇴직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승선평균임금'은 산정 사유 발생일 이전 승선 기간(최근 3개월) 동안 지급된 임금총액을 총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하며, 통상임금보다 적을 경우 통상임금을 승선평균임금으로 봅니다. 이 사건에서는 산정된 승선평균임금이 통상임금을 상회하여 이를 기준으로 퇴직금이 계산되었습니다.
2. 선원법 제55조 제5항 (퇴직금 지급)​: 선박소유자는 계속근로기간 6개월 이상 1년 미만인 선원이 계약 만료 등으로 퇴직할 경우 승선평균임금의 20일분에 상당하는 금액을 퇴직금으로 지급해야 합니다. 피고의 취업규칙은 6개월 이상 8개월 미만은 20일분, 8개월 이상 1년 미만은 30일분을 일할 계산하도록 규정하고 있어, 원고에게 유리한 규정이 적용되었습니다.
3. 선원법 제156조 (소멸시효)​: 선원법상 임금 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소멸시효가 완성됩니다. 피고는 퇴직금 채권이 소멸시효가 지났다고 주장했으나, 민법 제170조 제2항이 적용되어 소멸시효가 중단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4. 민법 제170조 제2항 (재판상 청구와 시효 중단)​: 재판상 청구가 각하, 기각, 취하되더라도 6개월 내에 다시 재판상 청구를 하면 최초의 청구로 인해 시효가 중단된 것으로 봅니다. 원고가 이전에 퇴직금 청구를 취하한 후 6개월 내에 다시 청구했으므로, 최초 소 제기일인 2018년 7월 24일에 시효가 중단된 것으로 판단되어 피고의 소멸시효 완성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5. 선원법 제73조 제1항, 제2항 (유급휴가급)​: 제1항은 유급휴가 중 통상임금을 유급휴가급으로 지급하도록 하고, 제2항은 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않은 경우 통상임금에 상당하는 금액을 임금 외에 추가 지급하도록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 취업규칙 제49조 단서에 '미사용 휴가기간에 대한 미사용 휴가급은 통상임금의 1.5배를 지급한다'는 규정은 선원법 제73조 제2항보다 선원에게 유리하게 정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6. 선원법 제122조 (법령 준수 의무)​: 선원법의 기준에 미달하는 선원근로계약의 조건은 그 미달하는 한도에서 무효이며, 법정 기준으로 보충됩니다. 이 원칙에 따라 피고가 지급한 '휴가비'가 취업규칙에서 정한 유급휴가급에 미달할 경우 그 부족액은 지급되어야 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7. 근로기준법 제55조 (유급휴일) 및 선원법 제60조 제8항 (정박 중 휴일)​: 근로기준법상 주휴일(유급휴일)은 육상 근로자의 임금 산정에 영향을 미치지만, 선원법은 해상노동의 특수성을 고려하여 근로기준법 제55조를 준용하지 않습니다. 선원법 제60조 제8항은 선박이 정박 중일 때만 1주일에 1일 이상의 휴일을 주도록 규정하고 있어, 선원의 시간급 통상임금 산정 시 근로기준법상의 유급 주휴일을 의제하여 포함할 필요가 없다고 명확히 하였습니다.

참고 사항

선원근로계약은 일반 근로계약과 달리 선원법의 특수한 규정을 따릅니다. 따라서 계약 내용과 관련 법규를 면밀히 검토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간의 정함이 있는 계약의 만료는 원칙적으로 해고가 아니므로, 재계약 거절이 실질적인 해고에 해당하는지는 개별적인 사안의 구체적인 사실관계에 따라 판단됩니다. 퇴직금 채권과 같은 금전 채권의 소멸시효는 일반적으로 3년이므로, 권리를 주장하려면 시효 기간 내에 법적 조치를 취해야 합니다. 다만, 소를 제기했다가 취하하더라도 민법 제170조 제2항에 따라 6개월 내에 다시 소를 제기하면 최초 소 제기 시점으로 소멸시효 중단 효과가 소급될 수 있습니다. 유급휴가급이나 각종 수당을 산정할 때는 통상임금의 범위와 계산 방식, 취업규칙 및 단체협약의 내용, 그리고 선원법의 특별 규정(예: 근로기준법상 주휴일 미적용) 등을 정확히 이해하고 적용해야 합니다. 근무 중 지급되는 명목상 '휴가비'가 유급휴가를 사용하지 않고 근로를 제공한 것에 대한 보상인 '유급휴가근로수당'의 성격을 가질 수도 있으므로, 해당 약정의 성격을 정확히 파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선원법은 해양노동의 특수성을 반영하여 근로기준법과 다른 규정을 두고 있으므로, 육상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법리를 선원에게 그대로 적용할 수 없는 경우가 많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