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간 전화 통화 내용으로 인한 서면사과 처분 취소 사건

초등학생인 원고가 학교 친구 F에게 전화를 걸어 발언한 내용에 대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학교폭력으로 인정하고 서면사과 조치를 의결했으며, 이에 피고 교육장이 원고에게 서면사과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행정심판을 거쳐 행정소송을 제기했으며, 법원은 원고의 발언이 학교폭력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아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미성년 학생, 법정대리인 친권자 부 B, 모 C): 피고로부터 서면사과 처분을 받은 학생.
• 피고 부산광역시동래교육지원청 교육장: 원고에게 서면사과 처분을 내린 행정기관.
• F: 원고와 상호 학교폭력 신고를 한 학생.
• G: F으로부터 원고의 전화번호 저장 이름을 바꾸라고 강요당했으며, 원고가 F과 G 사이를 이간질하는 전화를 받았다고 신고한 학생.

분쟁 상황

2022년 10월, 부산의 한 초등학교 5학년 학생들인 원고 A, F, G 사이에서 학교폭력 신고가 발생했습니다. F은 원고 A가 자신에게 특정 장소로 나와 싸우자고 강요하고 폭언을 했다고 신고했으며, 원고 A는 F이 자신과 G 사이를 이간질하고 허위 사실을 유포해 괴롭혔다고 맞신고했습니다. 특히, 원고 A가 2022년 10월 14일 F에게 전화로 했던 발언(이 사건 발언)이 학교폭력으로 인정되어 심의위원회에서 서면사과 조치를 의결했고, 피고 교육장이 이에 따라 원고에게 서면사과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 발언은 원고 A가 F과 G의 싸움을 말리려다 F이 자신의 잘못을 인정하지 않자 화가 나 "앞으로는 G과 싸움을 말리지 않겠다"는 취지로 말한 것으로, 녹취록에는 욕설이나 직접적인 위해 협박 내용은 없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 서면사과 처분이 행정절차법상 이유 제시 의무를 위반한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여부와 원고의 발언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 정하는 '학교폭력'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가 2022. 11. 21. 원고에 대하여 한 서면사과 처분을 취소한다.

결론

법원은 서면사과 처분에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보았으나, 원고가 2022. 10. 14. F에게 전화로 한 발언이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에서 정하는 '학교폭력'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며 처분 사유가 존재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여 서면사과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이하 '학교폭력예방법')과 행정절차법의 적용을 받습니다.

1. 학교폭력예방법:

   • 제1조 (목적)​: 학교폭력 예방 및 대책을 통해 피해학생 보호, 가해학생 선도·교육, 분쟁조정을 통한 학생 인권 보호 및 건전한 사회구성원 육성을 목적으로 합니다.
   • 제2조 제1호 ('학교폭력'의 정의)​: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협박, 모욕, 강요, 따돌림 등으로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정의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의 발언이 F에게 '정신적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인 폭언에 해당하는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녹취록 내용, 원고의 의도, F의 반응, F의 이전 행적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원고의 발언이 F에게 정신적 피해를 줄 정도의 폭언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 제17조 제1항 제1호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학교폭력 사실이 인정될 경우 가해학생에게 서면사과 등 다양한 조치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2. 행정절차법:

   • 제23조 제1항 (처분의 이유 제시)​: 행정청이 처분을 할 때는 원칙적으로 당사자에게 그 근거와 이유를 제시해야 합니다. 이는 행정청의 자의적인 결정을 배제하고 당사자가 행정구제절차에서 적절히 대처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함입니다. 법원은 처분서에 기재된 내용, 관계 법령, 처분에 이르는 전체 과정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당사자가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충분히 알 수 있었다면, 구체적인 내용이 명시되지 않았더라도 절차상 하자가 없다고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는 처분서에 '폭언'의 구체적 내용이 없었지만, 원고가 조사 단계부터 발언 내용을 구체적으로 제시받고 해명해온 점 등을 들어 절차상 하자는 없다고 보았습니다.
   • 행정절차법 시행령 제14조의2: 처분의 원인이 되는 사실과 근거 법령을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참고 사항

학생들 간의 분쟁 상황에서 감정적인 언행은 예상치 못한 결과를 초래할 수 있으므로 최대한 자제하는 것이 좋습니다. 전화 통화나 온라인 대화 등에서 오고 간 내용은 증거로 활용될 수 있으므로, 대화 내용은 신중하게 기록하거나 보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학교폭력 신고가 접수되면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심의를 거치게 되며, 이때 자신의 입장을 명확하고 객관적인 증거를 바탕으로 소명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서면사과와 같은 학교폭력 조치는 행정처분에 해당하므로, 불복할 경우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다툴 수 있습니다. '학교폭력'의 범위는 법에서 정의하고 있으나, 개별 사안의 구체적인 정황에 따라 폭언이나 협박으로 인정될지 여부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특히 피해 학생의 정신적 피해 여부와 가해 학생의 의도 등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피해 학생의 진술 외에도 객관적인 증거(녹취록, 메시지 기록 등)의 유무가 판단에 큰 영향을 미칠 수 있으며, 가해자로 지목된 학생 역시 자신의 억울함을 해명할 기회가 주어지므로 정당한 절차를 통해 자신의 입장을 소명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