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장 용도지역 보전녹지지역 변경처분 무효 확인 판결

원고 주식회사 A가 자연녹지지역 내 공장용지를 매수하여 공장을 신축하였으나, 피고 부산광역시장이 해당 토지를 포함한 광범위한 지역의 용도지역을 보전녹지지역으로 변경 고시한 처분이 절차적 위법, 신뢰의 원칙 위배, 비례의 원칙 위배로 무효임을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주식회사 A: 커피 제조 및 판매업 등을 목적으로 하는 회사로, 이 사건 토지를 매수하여 공장을 신축한 당사자입니다.
• 피고 부산광역시장: 2025년 부산도시관리계획(용도지역‧용도지구) 결정(변경) 및 지형도면을 고시하여 이 사건 토지의 용도지역을 변경한 행정청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부산 기장군에 위치한 공장용지를 매수하여 공장을 신축하고 운영하던 중, 피고 부산광역시장이 2019년 12월 18일 도시관리계획을 변경 고시하여 원고의 토지 용도지역을 기존의 '자연녹지지역'에서 개발이 더욱 엄격하게 제한되는 '보전녹지지역'으로 변경했습니다. 원고는 이 변경 처분이 첫째, 주민 의견 청취 절차상 개별 토지를 특정하여 공고하지 않아 위법하며, 둘째, 기장군수로부터 건축허가를 받은 것은 토지의 용도지역이 유지될 것이라는 공적 견해표명에 해당하므로 신뢰의 원칙에 위배되고, 셋째, 공익 달성 목적에 비해 원고의 사익 침해가 과도하여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므로 무효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1. 도시관리계획 변경 과정에서 주민 의견 청취 절차가 적법하게 이루어졌는지 여부 (용도지역 변경 대상 토지의 개별 지번 미게시의 절차적 위법성 주장).
2. 기장군수의 건축허가 등이 피고의 용도지역 유지에 대한 공적 견해표명으로 볼 수 있어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3. 용도지역 변경 처분이 공익과 사익의 이익형량에서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모든 주장을 배척하고, 피고 부산광역시장의 용도지역 변경 처분에 절차적 위법, 신뢰의 원칙 위배, 비례의 원칙 위배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A의 청구가 이유 없다고 보아, 피고 부산광역시장의 용도지역 변경 처분 무효 확인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에 따라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 주요하게 다루어진 법령과 법리, 그리고 법원의 판단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국토계획법) 및 관련 조례 (절차적 적법성)​

• 국토계획법 제28조 제4항 (주민 의견 청취)​: 도시·군관리계획을 입안할 때 주민의 의견을 청취하도록 규정하며, 필요한 사항은 대통령령 및 지방자치단체의 조례로 정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 국토계획법 시행령 제22조 제2항, 부산광역시 도시계획 조례 제9조 (공고 및 공람)​: 도시·군관리계획안의 주요 내용을 일간신문과 지자체 인터넷 홈페이지 등에 공고하고 14일 이상 일반인이 열람할 수 있도록 해야 하며, 계획도면 등 구체적 정보를 제공해야 합니다.
• 법원의 판단: 피고는 2019년 2월 20일부터 3월 21일까지 2개 이상의 일간신문과 부산광역시 홈페이지 등에 계획안을 공고하고, 공람 장소와 기간, 주민설명회 정보를 제공했습니다. 비록 일간신문 공고에 개별 토지의 지번이나 면적이 특정되지 않았으나, 홈페이지에 첨부된 계획도면으로 대상 토지를 확인할 수 있었고, 도시관리계획(재정비)계획안 자체를 공람할 수 있도록 하여 구체적인 정보 일체를 제공했으므로 절차상 위법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광범위한 지역의 모든 개별 지번을 공고하는 것은 현실적으로 어렵다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2. 신뢰보호의 원칙 (행정법의 일반원칙)​

• 원칙의 내용: 행정청이 개인에게 신뢰의 대상이 되는 공적 견해를 표명하고, 개인이 이에 대해 귀책사유 없이 신뢰하여 어떤 행위를 하였는데, 행정청이 그에 반하는 처분을 함으로써 개인의 이익이 침해될 경우, 공익 또는 제3자의 이익을 현저히 해할 우려가 없는 한 행정청은 개인의 신뢰를 보호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 법원의 판단: 원고가 기장군수로부터 공장 신축에 관한 건축허가를 받거나 변경허가 및 사용승인을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피고 부산광역시장이 이 사건 토지의 용도지역을 자연녹지지역으로 유지하거나 보전녹지지역으로 변경하지 않겠다는 '공적 견해표명'을 했다고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즉, 기장군수의 건축허가와 부산광역시장의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은 별개의 행정작용으로 보아 신뢰보호의 원칙 위배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3. 비례의 원칙 (행정법의 일반원칙)​

• 원칙의 내용: 행정주체는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할 때 공익과 사익은 물론, 공익 상호 간이나 사익 상호 간에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해야 하며, 이익형량이 전혀 이루어지지 않거나 고려 대상 누락, 또는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이익형량은 위법합니다.
• 법원의 판단: 이 사건 토지를 포함한 부산 기장군 E 일원은 임야가 95.9%를 차지하고, 국토환경성평가 1등급지 및 생태자연도 2등급지로 지정된 곳으로 자연환경 보전 필요성이 매우 높은 지역이며, 평균경사도도 개발행위 허가 상한을 초과하는 등 개발 억제가 필요하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부산시가 난개발 및 무질서한 도시 팽창을 억제하고 쾌적한 생활환경을 확보하려는 공익적 목적이 크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가 공장을 신축했더라도 이는 변경고시 이후의 사정이거나 국토계획법 제31조에 따른 기득권 보호 규정에 의한 것이며, 공장 운영상 특별한 장애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고 보전녹지지역 내에서도 건축이 전면 제한되는 것은 아니라는 점 등을 고려할 때, 공익적 목적이 원고의 사익 침해보다 더 크다고 보아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참고 사항

비슷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만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도시계획 변경 공고 확인 철저: 광범위한 지역에 대한 도시관리계획 변경 공고 시, 개별 토지의 지번이 상세히 명시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지자체 홈페이지에 게시되는 계획도면이나 관련 부서에 비치된 공람 서류를 통해 자신의 토지가 포함되는지 여부를 적극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주요 내용' 공고만으로도 적법하다고 판단될 수 있으므로, 단순 공고문만 보고 판단해서는 안 됩니다.
• 행정청의 '공적 견해표명' 범위 이해: 특정 행정청(예: 구청장이나 군수)의 건축허가 등이 상위 행정청(예: 시장)의 다른 행정계획이나 처분에 대한 '공적 견해표명'으로 연결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신뢰보호의 원칙을 주장하려면 해당 처분을 하는 주체(이 경우 부산광역시장)로부터 직접적이고 명확한 의사표시가 있었는지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
• 공익과 사익의 형량: 도시관리계획과 같은 행정계획은 행정청에 광범위한 재량권이 인정됩니다. 특히 자연환경 보전, 난개발 방지 등 중대한 공익적 목적이 인정되는 경우, 개인의 재산권 행사 제한을 수반하더라도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자신의 토지가 국토환경성평가 등급, 생태자연도 등급, 경사도 등 환경적 특성을 가지고 있는지 미리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기득권 보호의 한계: 도시관리계획 변경 고시 이전에 건축 허가를 받고 사업을 시작했더라도, 이는 기존 허가에 따른 기득권을 보호하는 것일 뿐, 변경된 용도지역에 따른 새로운 규제 적용을 완전히 배제하는 것은 아닙니다. 변경된 용도지역에서도 가능한 건축 행위나 용도 변경의 범위 등을 확인하여 대응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