공동주택 건축이 좌절된 부지의 녹지지역 변경 처분 불복 사건

원고인 A 주식회사는 과거 주택건설사업이 승인되었던 부산 사하구의 토지(준공업지역)를 매수하여 공동주택 건설을 추진했습니다. 그러나 착공 기간 미준수 등으로 사업계획 승인이 취소되거나 불허되었습니다. 이후 부산광역시는 해당 토지를 포함한 지역의 용도지역을 준공업지역에서 자연녹지지역으로 변경하는 도시관리계획을 고시했습니다. 원고는 이 변경 결정이 사실을 오인하고 공익과 사익의 형량을 제대로 하지 않았으며 비례 및 평등 원칙에 위배되고 부당한 동기로 이루어진 재량권 일탈·남용이라고 주장하며 처분 취소를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부산광역시의 용도지역 변경 결정이 적법하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부산 사하구의 토지를 매수하여 공동주택 건설을 추진하려 했으나 사업이 무산되고 토지의 용도지역이 변경되자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한 회사입니다.
• 피고 부산광역시장: 2025년 부산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을 통해 원고 소유 토지의 용도지역을 준공업지역에서 자연녹지지역으로 변경한 행정기관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 주식회사는 2007년에 G 주식회사로부터 부산 사하구에 위치한 약 16,140㎡ 규모의 토지를 112억 원이 넘는 금액으로 매수했습니다. 이 토지는 2002년부터 공동주택 건립이 허용된 준공업지역 내에 있었습니다. G는 이 토지에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을 받아냈으나, 원고는 토지를 매수한 후 착공 기간 미준수로 승인이 취소되었고, 이후 재차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및 건축심의를 신청했으나 경사도 초과, 산사태 위험, 자연경관 손상 우려, 교통 혼잡 가중 등의 이유로 지속적으로 불허되거나 심의가 유보되었습니다. 원고의 사업계획 승인이 장기간 이루어지지 않던 중, 피고 부산광역시는 2019년 12월 18일 해당 토지를 포함한 일대 25,710㎡를 준공업지역에서 자연녹지지역으로 변경하는 도시관리계획 결정을 고시했고, 이에 원고가 반발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부산광역시가 원고 소유 토지의 용도지역을 준공업지역에서 자연녹지지역으로 변경한 도시관리계획 결정이 위법한지 여부입니다. 구체적으로는 사실오인, 이익형량의 하자, 비례원칙 위반, 평등원칙 위반, 목적위반 및 부정한 동기로 인한 재량권 일탈·남용이 있었는지가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부산광역시의 도시관리계획 변경 결정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원고가 주장한 사실오인, 이익형량의 하자, 비례원칙 위반, 평등원칙 위반, 목적위반 및 부정한 동기로 인한 재량권 일탈·남용이 인정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법원은 행정청이 행정계획을 입안·결정할 때 광범위한 형성의 자유를 가지며, 이 사건 처분은 토지의 지형적 특성, 환경성 평가 결과, 상위계획(도시기본계획)과의 부합 여부 등을 고려할 때 '자연환경이 양호한 지역의 무질서한 개발 방지 및 양호한 생활환경 조성'이라는 목적에 비추어 합리적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의 과거 주택건설사업 추진 경과와 불허가 이력을 볼 때, 해당 토지가 자연녹지지역으로 지정되지 않더라도 주택건설사업계획 승인 가능성이 낮다고 보아, 자연환경 보전의 공익이 원고가 입을 수 있는 사익 침해보다 크다고 보아 이익형량에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부산광역시의 용도지역 변경 처분은 적법하다는 결론을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행정계획의 형성의 자유 및 이익형량 의무: 행정청은 특정한 행정목표 달성을 위해 행정계획을 수립할 때 광범위한 재량권을 가지지만(대법원 2011두21464 판결 등), 관련 당사자들의 이익을 공익과 사익 사이에서, 또한 공익 상호간이나 사익 상호간에서도 정당하게 비교·교량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만약 이익형량을 전혀 하지 않거나, 고려 대상에 마땅히 포함시켜야 할 사항을 누락하거나, 정당성과 객관성이 결여된 이익형량을 한 경우 해당 행정계획은 위법하게 됩니다. 본 판례에서는 피고가 비록 개량적 분석을 거치지 않았더라도 원고의 손실과 공익을 충분히 인식하고 형량했다고 판단했습니다.
2.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국토계획법) 제25조(도시관리계획의 입안): 도시관리계획은 도시기본계획에 부합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이 사건 토지 일원이 2030년 부산도시기본계획(변경)에서 공업용지에서 보전용지로 변경될 계획이었으므로, 도시관리계획도 이에 맞춰 변경될 필요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3.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제36조 제1항 제1호 라목(녹지지역의 정의): 녹지지역은 자연환경·농지 및 산림의 보호, 보건위생, 보안과 도시의 무질서한 확산을 방지하기 위하여 녹지의 보전이 필요한 지역으로 정의됩니다.
4. 국토의 계획 및 이용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30조 제1항 제4호 다목(자연녹지지역의 정의): 자연녹지지역은 도시의 녹지공간 확보, 도시확산 방지, 장래 도시용지 공급 등을 위해 보전이 필요하며, 불가피한 경우에 한해 제한적인 개발이 허용되는 지역입니다. 본 판례에서는 이 사건 토지가 국토환경성평가 1등급, 생태자연도 2등급 등 자연환경이 양호한 지역으로 평가되어 자연녹지지역으로 지정될 합리적인 필요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5. 비례의 원칙: 행정처분으로 달성하려는 공익과 그로 인해 침해되는 사익 사이에 균형이 이루어져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본 판례에서는 자연환경 및 생활환경 보전의 공익적 가치가 원고의 재산권 손실보다 크고 합리적이라고 판단하여 비례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6. 평등의 원칙: 특별한 이유 없이 본질적으로 같은 것을 다르게 취급하거나 본질적으로 다른 것을 같게 취급하여서는 안 된다는 원칙입니다. 본 판례에서는 이 사건 토지가 국토계획법상 자연녹지지역 지정 요건을 갖추었으므로 다른 토지들과 일괄하여 지정한 것이 평등의 원칙에 위배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토지 매입 전 용도지역 및 개발 가능성 심층 확인: 토지 매입 전에는 현재의 용도지역뿐만 아니라 장래의 도시계획 변경 가능성, 그리고 실질적인 개발 허가가 가능한지 여부를 면밀히 확인해야 합니다. 특히 경사도, 환경등급, 임목축적 등 개발 제한 요소를 철저히 점검해야 합니다.
2. 도시계획의 장기적 변화 고려: 도시관리계획은 도시기본계획에 부합해야 하므로, 도시기본계획의 변경 여부와 그에 따른 용도지역 변경 가능성을 지속적으로 주시해야 합니다. 상위 계획 변경은 하위 계획에 영향을 미치므로 개발 계획 수립 시 반드시 고려해야 합니다.
3. 기존 개발 가능성 상실 여부 판단: 이 사건처럼 과거에 주택건설사업 승인이 취소되거나 장기간 사업이 지연된 경우, 해당 토지의 개발 가능성이 이미 상당 부분 상실되었다고 판단될 수 있습니다. 이는 행정청의 용도지역 변경 처분 합법성 판단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4. 공익과 사익의 형량 기준 이해: 행정계획 결정 시 행정청은 공익과 사익을 비교·형량하게 되는데, 자연환경 보전, 무질서한 개발 방지 등 공익은 그 가치를 금전으로 환산하기 어렵고 후세대의 이익까지 포함하는 것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개인의 재산권 침해를 주장할 때는 공익보다 사익 침해가 현저히 크다는 점을 객관적으로 입증할 필요가 있습니다.
5. 행정계획 변경의 합리적 근거: 행정청이 용도지역을 변경할 때는 '자연환경 보전', '무질서한 개발 방지', '상위 계획 부합' 등 합리적인 근거를 제시하며, 토지의 지형적 특성, 국토환경성평가, 생태자연도 등 객관적 자료를 활용합니다. 이러한 근거가 충분하다면 변경 처분은 적법하다고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