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원고 A는 불규칙한 생리 증상으로 D의원(피고 B 운영)을 방문하여 조기폐경 진단을 받고 호르몬 대체 요법을 추천받았습니다. 약 복용 전 유방촬영 결과 미세석회화가 발견되어 E외과의원(피고 C 운영)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았으나, 피고 C은 호르몬제 복용이 가능하다고 판단하여 원고는 크리멘정을 복용했습니다. 그러나 복용 후 유방 통증 및 덩어리가 커지는 등 증상이 악화되었고, 뒤늦게 다른 병원에서 유방암 3기 진단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피고들이 유방암을 조기에 진단하지 못하고 부적절하게 호르몬제를 처방하여 병기가 악화되었다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으나, 법원은 피고들의 의료 행위에 일부 부적절한 점이 있었음을 인정하면서도, 그러한 과실이 원고의 유방암 병기 진행 및 악화의 명확한 원인이 되었다는 인과관계가 충분히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원고 A는 2018년 1월 불규칙한 생리로 D의원(피고 B)을 찾았고, 조기폐경 진단 및 에스트로겐 호르몬 대체 요법(HRT)을 추천받았습니다. 크리멘정 복용 전 유방촬영에서 '우측 유방 유두 하부 미세석회화 및 고밀도 치밀 유방' 소견을 받았습니다. 2월 1일 피고 B는 유방암 초음파 및 조직검사가 필요하다며 E외과의원(피고 C)을 추천했습니다. 2월 2일 원고는 E의원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았고, 피고 C은 군집된 미세석회화군을 확인했으나 크리멘정 복용이 가능하며 6개월 추적 관찰을 권고했습니다. 원고는 크리멘정 복용 후 가슴 통증, 부기, 변색 증상이 나타났고, 8월 8일 D의원(피고 B) 진찰 후 피고 B는 E의원에서 유방 초음파 재검사를 의뢰하며 'HRT 중단 고려' 의견을 표기했습니다. 같은 날 E의원(피고 C)에서 초음파 검사를 받은 피고 C은 '별다른 이상이 없다'고 진술했으나, 진료기록에는 석회화군과 낭성병변이 기록되었고 1년 추적 관찰을 요한다고 했습니다. 이후 원고의 증상은 더욱 악화되었고, 2018년 11월 다른 병원에서 조직검사 후 유방암이 의심되어 G병원에서 정밀 검사를 받았습니다. 12월, 원고는 우측 유방암 3기(크기 9cm) 진단을 받았으며, 2018년 12월부터 2019년 5월까지 항암치료 및 유방 전절제술을 받고, 6월부터 8월까지 방사선치료를 받았습니다. 원고는 피고들이 유방암을 조기에 진단하지 못하고 부적절하게 호르몬제를 처방하여 암이 급속도로 진행되었다며 1억 6,721만 6,600원의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들이 유방암을 조기에 진단하지 못한 의료 과실이 있었는지 여부, 유방암 의심 상황에서 호르몬 대체 요법제 처방이 부적절한 의료 과실인지 여부, 그리고 이러한 의료 과실이 원고의 유방암 병기 진행 및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에 해당하는지(인과관계)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피고들에 대한 손해배상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법원은 피고 C이 적정한 시기에 정밀검사를 실시하지 않고 호르몬제 복용을 권고한 점 등 일반적인 임상진료 측면에서 부적절한 부분이 있었음을 인정했습니다. 또한 피고 B가 원고로 하여금 크리멘정을 계속 복용하게 한 것도 유방암 검사 관련 전문 의료진과의 협진을 통해 이루어졌음에도 불구하고 적절하지 않을 수 있음을 시사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이러한 진단 지연이나 호르몬제 복용 권고가 원고의 유방암 병기 변화 또는 급격한 악화의 '명확한 원인'이 되었다거나, 호르몬제 복용으로 유방암이 '단기간에' 악화되었다는 점을 인정할 만한 증거가 충분하지 않다고 판단했습니다. 의학적 감정 결과에서도 암의 시작 시점을 유추하거나 진단 지연에 따른 예후를 판단하기 어렵고, 호르몬제 복용으로 인한 악화 가능성은 있으나 그 속도와 정도를 과학적으로 판단하기 어렵다는 의견이 제시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법원은 피고들의 의료과실과 원고의 유방암 악화 사이의 인과관계가 입증되지 않았다고 보아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의사가 진찰 및 치료와 같은 의료행위를 할 때에는 환자의 생명, 신체, 건강을 관리하는 업무의 특성상 위험을 방지하기 위해 요구되는 최선의 조치를 취해야 할 '주의의무'가 있습니다. 이 주의의무의 기준은 의료행위 당시 의료기관 등 임상의학 분야에서 일반적으로 알려지고 인정되는 의료행위의 수준으로 판단됩니다(대법원 2003. 1. 24. 선고 2002다3822 판결 등 참조). 진단은 임상의학의 시작점이므로, 의사는 전문직업인으로서의 의료 윤리와 의학 지식, 경험에 기반하여 신중하고 정확하게 환자를 진찰하고 진단하여 위험 발생을 예견하고 피하는 데 필요한 최선의 주의의무를 다해야 합니다. 또한, 호르몬 수용체 양성인 암세포의 경우 에스트로겐에 노출되면 노출되지 않았을 때보다 더욱 빠르게 성장할 수 있으므로, 유방암이 의심되는 경우에는 여성호르몬 처방이 금기사항으로 여겨집니다. 그러나 의료과실이 인정되더라도, 해당 과실이 환자의 손해 발생(예: 암 병기 진행 또는 악화)의 직접적인 원인이 되었다는 '인과관계'가 법적으로 명확히 입증되어야만 손해배상 책임이 발생합니다. 특히 암의 진행 속도나 시작 시점을 정확히 알기 어려운 경우, 진단 지연이나 약물 복용이 병기 악화에 미친 영향을 과학적으로 입증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유방 검사에서 미세석회화 등 유방암 의심 소견이 있을 경우, 양성으로 판단되더라도 조직검사 등 추가적인 정밀 검사의 필요성을 의료진에게 적극적으로 문의하고, 필요한 경우 의뢰받아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의료진의 진단이나 처방에 의문이 있거나 중대한 질병 진단 시에는 다른 병원의 의료진에게 두 번째 의견을 구하는 것이 현명할 수 있습니다. 특히 이 사건처럼 진료 결과에 이견이 있거나 증상 악화 시에는 중요합니다. 유방암은 여성호르몬과 밀접한 관련이 있는 경우가 많으므로, 호르몬 대체 요법제 등을 복용하기 전에 유방 관련 질환 유무를 철저히 확인하고, 복용 중에도 유방 상태 변화에 세심하게 주의를 기울여야 합니다. 이상 증상 발생 시 즉시 의료진에게 알리고 검사를 받아야 합니다. 자신의 신체 변화(가슴 통증, 덩어리, 피부 변색 등)와 병원 방문 시 진술 내용을 상세히 기록하고, 의료진에게 정확하고 구체적으로 설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본인의 진료기록(영상 검사 결과 포함)을 직접 확인하고 내용을 이해하려는 노력이 필요하며, 특히 BI-RADS 카테고리 등 진단 등급에 대한 설명을 요청하고 이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