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세금 · 행정
주식회사 A는 수입 오징어에 대해 관세청의 품목분류 안내를 따랐으나, 이후 품목분류가 변경되자 과거 납부했던 관세의 차액을 환급해달라고 요청했습니다. 그러나 세관장은 일부 건에 대해 협정관세 사후적용 신청 기한(1년)이 지났다는 이유로 환급을 거부했습니다. 법원은 세관의 당초 품목분류 안내가 공적인 견해 표명에 해당하며, 이를 신뢰한 회사에 귀책사유가 없으므로 세관의 환급 거부 처분은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2017년 10월부터 중국에서 오징어를 수입하며 관세·통계통합품목분류표(HSK)상 품목번호 제0307.43-2090호로 신고하고 자유무역협정(FTA)에 따른 협정세율 17%를 적용했습니다. 그러나 2017년 11월 22일 부산세관장은 주식회사 A에게 해당 물품의 품목번호가 제0307.43-2010호라고 안내했고, 주식회사 A는 이 안내에 따라 품목번호를 정정하고 협정세율이 아닌 관세법 제50조에 따른 적용세율 22%를 적용하여 관세를 신고·납부했습니다. 품목번호 제0307.43-2010호의 경우 협정세율과 관세법상 적용세율이 같거나 높아 협정관세를 적용할 실익이 없었기 때문입니다.
이후 2019년 3월 7일 관세청장은 해당 물품의 품목번호를 다시 제0307.43-2010호에서 제0307.43-2090호로 변경 고시했습니다. 이에 주식회사 A는 세관에 변경된 품목번호에 따른 협정세율을 적용하여 과거 납부한 관세와의 차액을 환급해달라는 관세경정청구를 했습니다. 그러나 부산세관장은 주식회사 A의 경정청구 중 일부(총 15건)에 대해 수입신고 수리일로부터 1년이 경과하여 협정관세 사후적용 신청 기한을 넘겼다는 이유로 거부 처분을 내렸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거부 처분이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세관의 품목분류 안내를 신뢰하여 관세를 납부한 후 품목분류가 변경된 상황에서, 세관이 1년의 협정관세 사후적용 신청 기한이 경과했다는 이유로 관세 환급을 거부한 처분이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되어 위법한지 여부입니다.
항소심 법원은 제1심 판결을 취소하고, 부산세관장이 주식회사 A에게 내린 관세경정청구 거부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이는 세관의 당초 품목분류 안내가 공적인 견해 표명에 해당하며, 이를 신뢰한 회사에 대한 관세 환급 거부는 신뢰보호의 원칙에 위배된다는 판단에 따른 것입니다.
법원은 세관의 품목분류 안내가 단순한 정보 제공을 넘어선 공적인 견해 표명으로 보았고, 이를 신뢰하여 행동한 납세자에게 기한 도과에 대한 귀책사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세관의 관세 환급 거부 처분은 신뢰보호의 원칙을 위반한 것으로 위법하며, 납세자(주식회사 A)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신뢰보호의 원칙: 행정청이 개인에게 어떤 행정처분을 할 것인지에 대해 공적인 견해를 표명했고, 그 견해를 신뢰한 개인이 귀책사유 없이 어떤 행위를 했으며, 그 후 행정청이 이전 견해에 반하는 처분을 하여 개인의 이익이 침해될 때, 행정청의 처분은 위법하다는 원칙입니다. 법원은 이 사건에서 부산세관장의 품목분류 안내가 단순한 질의회신이 아니라, 물품의 품목분류와 이에 따른 관세율(협정관세 적용 불가)에 대한 구체적인 공적 견해 표명으로 인정했습니다. 특히, 품목분류가 협정관세 적용 여부를 결정하는 필수적인 선결 요소이기 때문에, 품목번호의 고지는 협정세율이 아닌 관세법상 적용세율을 납부해야 한다는 공적인 견해로 해석되었습니다.
자유무역협정의 이행을 위한 관세법의 특례에 관한 법률 (자유무역협정 관세법) 제8조 제1항: 이 조항은 협정관세를 적용받으려는 자는 수입신고 수리 전까지 세관장에게 신청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자유무역협정 관세법 제9조 제1항: 수입신고 수리 전까지 협정관세 적용 신청을 하지 못한 수입자는 해당 물품의 수입신고 수리일부터 1년 이내에 사후적으로 협정관세 적용을 신청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세관장은 이 1년의 기한이 지났다는 이유로 경정청구를 거부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세관의 공적인 안내에 따라 협정관세 적용을 신청할 수 없는 상황이었다는 점을 고려하여, 납세자에게 기한 도과에 대한 귀책사유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자유무역협정 관세법 제5조 제1항 및 관세법 제50조: 자유무역협정 관세법 제5조 제1항에 따르면, 협정관세의 세율이 관세법 제50조에 따른 적용세율과 같거나 그보다 높은 경우에는 관세법 제50조에 따른 적용세율을 우선하여 적용하게 됩니다. 이 조항 때문에 이 사건 물품이 세관이 안내한 품목번호 제0307.43-2010호로 분류되면 협정세율(17%)과 관세법상 적용세율(22%)을 비교했을 때, 협정세율 적용의 실익이 없어지게 되었습니다.
행정기관으로부터 공적인 안내나 유권해석을 받은 경우, 그 내용을 신뢰하여 행동했다면 추후 행정기관이 입장을 바꿔 불이익을 주더라도 '신뢰보호의 원칙'에 따라 보호받을 수 있습니다. 관세 품목분류는 적용되는 관세율과 협정관세 적용 가능 여부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므로, 세관의 안내를 따랐다가 추후 품목분류가 변경될 경우 발생하는 추가 납부세액이나 환급 기회를 놓치지 않도록 세관의 고시나 관련 법령 변경사항을 지속적으로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자유무역협정 관세의 사후적용 신청 기한(수입신고 수리일로부터 1년)과 같은 법정 기한은 원칙적으로 엄수해야 하지만, 행정기관의 잘못된 공적 견해 표명으로 인해 기한을 놓치게 된 경우에는 신뢰보호의 원칙을 근거로 구제를 주장할 수 있습니다. 품목분류는 관세율뿐 아니라 협정관세 적용 여부에도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요소이므로, 분류 변경 시 이전 신고 건들에 대한 환급 가능성 등 영향을 면밀히 검토하고 법적 대응 방안을 모색해야 합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