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물 운송 중 사고 사망, 산업재해 인정 여부 사건

이 사건은 영업용 화물차 운전자인 망인이 운송 업무 중 지게차 사고로 사망한 후, 망인의 배우자가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와 장의비를 청구했으나, 망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지 않아 산업재해로 인정할 수 없다는 이유로 지급이 거부된 사안입니다. 법원은 망인이 특정 회사의 지휘·감독 아래 종속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 볼 수 없으므로, 산업재해로 인정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A (망인의 배우자):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청구한 원고입니다.
• 근로복지공단: 유족급여 및 장의비 지급을 거부한 피고입니다.
• 주식회사 B (참가인 회사): 망인이 운송하던 물품을 제조·판매한 회사이자, 유한회사 E와 운송 위탁 계약을 맺은 피고보조참가인입니다.
• C (망인): 영업용 화물차를 이용해 화물 운수업에 종사하다 사고로 사망한 운전자입니다.
• 유한회사 E: 망인과 운송계약을 체결하고 주식회사 B로부터 운송 업무를 위탁받은 회사입니다.

분쟁 상황

망인 C는 2013년부터 영업용 화물차 운수업에 종사했고 2018년부터 유한회사 E와 운송계약을 맺어 주식회사 B의 제품을 운송했습니다. 2020년 5월 11일, 망인은 B의 제품 2,500개를 농가에 운송한 후 하역 작업 중 지게차 사고로 사망했습니다. 망인의 배우자 A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의비를 청구했으나, 공단은 이 사고가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A는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영업용 화물차 운전 중 사망한 망인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와, 이에 따라 망인의 사망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는 망인의 사망이 산업재해로 인정되지 않는다는 근로복지공단의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한 것입니다.

결론

재판부는 망인이 참가인 회사 또는 E의 지휘·감독 아래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망인은 본인 소유의 차량으로 운송 업무를 수행하며 비용을 직접 부담했고 운송 물량에 따라 변동되는 운송비를 받았으며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거나 다른 업체의 운송 업무를 하는 것도 가능했습니다. 따라서 운송 업무에 따른 이윤과 손실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는 독립적인 사업자였으므로, 이 사건 사고는 업무상 재해에 해당하지 않아 유족급여 및 장의비 부지급 처분은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서는 사망한 망인이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 따른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에 해당하는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1.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근로자의 정의: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5조 제2호 본문은 '근로기준법에 따른 근로자'를 보험급여를 받을 수 있는 근로자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특수형태근로종사자에 대한 특례(제125조) 등을 제외하고는, 근로자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먼저 판단해야 함을 의미합니다.

2.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판단 기준: 재판부는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인지 여부는 계약의 형식보다는 근로 제공 관계의 실질을 중요하게 보며, 근로자가 사업 또는 사업장에 '임금을 목적으로 종속적인 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에 따라 판단해야 한다고 밝혔습니다. 이를 판단하기 위한 여러 조건들은 다음과 같습니다:

   • 사용자의 지휘·감독: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을 적용받으며, 사용자가 업무 수행 과정에서 상당한 지휘·감독을 했는지 여부입니다. 이 사건에서 망인에게는 따로 출퇴근 시간이나 장소가 정해져 있지 않았고, 배차 이후 운송 과정에 대한 구체적인 지시는 없었으며, 주차나 안전조끼 착용 등은 운송계약 이행을 위한 불가피한 측면으로 보았습니다.
   • 근무 시간 및 장소 구속: 사용자가 근무 시간과 장소를 지정하고 근로 제공자가 이에 구속을 받았는지 여부입니다. 망인에게는 이러한 구속이 없었습니다.
   • 독립적인 사업 영위 여부: 근로 제공자가 비품, 원자재, 작업 도구 등을 스스로 소유하거나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는 등 독립하여 자신의 계산으로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여부입니다. 망인은 화물 자동차를 직접 소유하고 운송 업무 비용을 직접 부담했으며, 운송 물량에 따라 운송비를 받았고, 다른 업체의 화물 운송 업무를 하는 것도 금지되지 않아 독립적인 사업자로 판단되었습니다.
   • 이윤 창출 및 손실 위험: 근로 제공을 통한 이윤의 창출과 손실의 초래 등 위험을 스스로 안고 있는지 여부입니다. 망인은 운송 업무에 따른 이윤과 손실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하는 것으로 보였습니다.
   • 보수의 성격: 보수가 근로 자체의 대상적 성격(임금)인지, 아니면 사업 수입의 성격인지 여부입니다. 망인은 월별 실제 운송 물량을 정산하여 운송비를 지급받았으며, 평균 월 500~600만 원 상당의 운송비를 받았습니다.
   • 고정급 및 원천징수 여부: 기본급이나 고정급이 정해졌는지, 근로소득세를 원천징수했는지 여부입니다. 다만, 이러한 사정은 사용자가 임의로 정할 여지가 크므로 이것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된다는 단서도 있습니다.
   • 전속성 및 사회보장제도 가입: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사용자에 대한 전속성의 유무 및 정도, 사회보장제도에 근로자로 인정받는지 등도 고려됩니다.

재판부는 이러한 법리에 따라 망인의 운송 업무 형태를 종합적으로 검토한 결과, 망인은 참가인 회사나 E에 종속되어 임금을 목적으로 근로를 제공한 근로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이 사건 사고를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로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개인 사업자 또는 특수고용형태 종사자가 사고를 당했을 때 산업재해로 인정받으려면 자신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를 입증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근로자성을 판단하는 주요 기준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업무 지휘·감독: 사용자가 업무 내용을 정하고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으며 상당한 지휘·감독을 하는지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운송 업무의 특성상 필요한 최소한의 지시나 안전 관련 요청은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직접적인 근거가 되기 어렵습니다.
2. 근무 시간 및 장소 구속: 출퇴근 시간이 정해져 있고 근무 장소가 지정되어 사용자의 구속을 받는지 여부가 중요합니다. 스스로 자유롭게 근무 시간과 장소를 정할 수 있다면 근로자로 보기 어렵습니다.
3. 독립적인 사업 영위 여부: 비품, 원자재, 작업 도구 등을 스스로 소유하고 비용을 직접 부담하며, 제3자를 고용하여 업무를 대행하거나 다른 업체의 업무를 수행할 수 있는지 등을 고려해야 합니다. 이윤 창출과 손실의 위험을 스스로 부담한다면 독립 사업자로 판단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4. 보수의 성격: 보수가 근로 자체에 대한 대가인 월급이나 고정급 형태인지, 아니면 실제 운송 물량이나 실적에 따라 변동되는 운송료 형태인지가 중요합니다. 고정급이 없고 성과에 따라 보수가 달라진다면 독립적인 사업 수입으로 볼 수 있습니다.
5. 전속성 및 계속성: 특정 회사에 대한 전속성의 정도와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도 판단 요소입니다. 다만 특정 회사에 주로 업무를 제공했더라도, 그것이 영업을 스스로 찾지 않는 대가로 수수료를 지급하고 안정적인 거래 관계를 유지하기 위한 선택이었다면 근로자성을 인정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이러한 요소들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자신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한다는 증거를 최대한 많이 확보하고 제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