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술개발 사업 실패에 따른 정부 지원금 환수 및 사업 참여 제한 사건

오징어 원유 생산 법인인 A 주식회사가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사업에 참여하였다가 사업 실패 및 불성실 수행으로 판정되어 3년간 사업 참여 제한과 48,180,452원의 정부 출연금 환수 처분을 받았습니다. A 주식회사는 이 처분에 대해 절차상 하자 및 재량권 일탈·남용을 주장하며 무효 확인 또는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이의신청 기각 결정에 대한 무효 확인 청구를 부적법하다고 각하하고, 원처분(참여제한 및 환수)에 대한 청구는 이유 없다며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국내 오징어 가공 부산물로 오징어 원유를 생산하여 사료 공장에 납품하는 법인)
• 피고: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사업을 관리하고 제재조치를 결정하는 기관)

분쟁 상황

A 주식회사는 2014년 8월 중소기업기술정보진흥원장과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사업(과제명 D 사업) 협약을 체결하고 정부출연금을 지원받아 기술개발을 수행했습니다. 2016년 4월, 피고는 이 사건 과제를 최종 '실패'로 평가하고, A 주식회사의 이의신청도 2016년 7월 '기각'했습니다. 이어서 2016년 8월, 피고는 A 주식회사에게 성실성입증보고서 제출을 통보했으나, A 주식회사는 기한 내 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피고는 이 사건 과제를 '불성실(실패)'로 최종 판정했습니다. 2018년 5월 8일, 피고는 A 주식회사에게 '연구개발과정을 불성실하게 수행하여 결과가 극히 불량한 경우'에 해당한다는 이유로 3년간 중소기업기술개발 지원사업 참여를 제한하고, 정부출연금 48,180,452원을 환수하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A 주식회사는 이에 불복하여 이의신청을 제기했으나, 2018년 7월 5일 피고는 이의신청을 다시 기각했습니다. A 주식회사는 이에 대해 행정소송을 제기하여 참여제한 및 환수처분의 무효 확인 또는 취소를 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피고의 이의신청 기각 결정이 행정소송의 대상이 되는 독립적인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2. 피고의 원고에 대한 참여제한 및 환수처분(원처분)에 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여부
3. 피고의 원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여 위법하거나 그 하자가 중대하고 명백하여 무효에 해당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이 사건 소 중 예비적 청구 부분 및 2018. 7. 5.자 참여제한처분과 환수처분의 무효확인을 구하는 주위적 청구 부분을 각하한다.
2. 원고의 나머지 주위적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먼저 A 주식회사의 이의신청 기각 결정에 대한 무효 확인 청구는 독자적인 항고소송의 대상이 아니므로 부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의신청 절차는 행정청이 스스로 처분을 재심사하는 절차일 뿐, 기존 처분에 새로운 권리·의무 변동을 초래하는 행정작용으로 볼 수 없다는 취지입니다. 다음으로 원처분의 절차상 하자에 대해서는, 중소기업기술개발 종합관리시스템을 통한 전자알림 및 이메일 통보가 2016. 8. 24. A 주식회사에 도달했다고 보아, A 주식회사가 성실성입증보고서 제출 기회를 박탈당했다는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마지막으로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해서는, A 주식회사가 언급한 감면 규정은 이 사건 협약 체결 이후 개정된 법률 조항으로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A 주식회사가 성실성입증보고서를 제출하지 않아 피고가 불성실 실패로 판단한 것은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으며, 설령 하자가 있더라도 처분을 무효로 할 만큼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민원사무처리에 관한 법률 제18조 제1항: 행정청의 처분에 대한 이의신청은 처분청이 스스로 신청 사항을 다시 심사하여 잘못이 있는 경우 시정하도록 하는 절차에 불과합니다. 따라서 이의신청을 받아들이지 않는 취지의 기각 결정이나 통지는 종전 처분을 유지함을 전제로 한 것이므로, 국민의 권리·의무에 새로운 변동을 가져오는 공권력의 행사나 이에 준하는 행정작용으로 볼 수 없어 독자적인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고 대법원은 판시합니다.
2. 전자문서 및 전자거래 기본법 제2조 제1호, 제6조 제2항 제1호: 정보처리시스템에 의해 전자적 형태로 작성, 송신·수신 또는 저장된 정보는 '전자문서'에 해당하며, 수신자가 전자문서를 수신할 정보처리시스템을 지정한 경우, 해당 시스템에 입력된 때 수신된 것으로 간주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원고가 중소기업기술개발 종합관리시스템을 전자문서 수신 시스템으로 지정하였으므로, 피고가 시스템에 통보를 입력한 시점에 원고에게 통보가 도달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3. 중소기업 기술혁신 촉진법 제31조 제1항 단서, 제32조 제1항 단서 및 동법 시행령 제20조 제3항, [별표 2] 1. 적용기준 라.: 이 법령은 연구개발의 성실 수행이 인정되는 경우 참여제한 기간을 단축하거나 환수금액을 감면할 수 있는 규정을 담고 있습니다. 그러나 본 판례에서 해당 규정은 2017년 법 개정으로 신설된 것이며, 개정 부칙에 따라 법 시행 후 최초로 협약을 체결하는 사업부터 적용되도록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따라서 2014년 협약이 체결된 이 사건에는 소급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아 원고의 주장을 배척했습니다.
4. 행정처분 재량권 일탈·남용 및 무효 사유 판단 기준: 행정청의 고도의 전문적·기술적 판단은 중대한 오류가 있거나 객관적으로 불합리하지 않는 한 존중되어야 하며, 재량권 일탈·남용은 비례의 원칙 위반이나 사회통념상 현저한 타당성 상실 등이 있을 때 인정됩니다. 또한, 행정처분이 당연 무효가 되기 위해서는 하자가 법규의 중요한 부분을 위반한 '중대하고 객관적으로 명백한' 것이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의 처분에 재량권 일탈·남용의 하자가 있다고 보지 않았으며, 설령 하자가 있더라도 무효 사유에 이를 정도의 중대하고 명백한 하자는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1. 행정기관 통보 확인 의무: 행정기관이 종합관리시스템 전자알림이나 이메일 등으로 통보한 경우, 해당 정보처리시스템에 입력된 시점에 수신된 것으로 간주되므로, 중요한 기한이 있는 서류 제출 요청에 대해 불이익을 받지 않도록 시스템 및 이메일 알림을 주기적으로 확인해야 합니다.
2. 법령 개정 적용 시점 확인: 기술개발 지원사업 관련 법령의 참여제한 및 환수금 감면 규정은 법 개정 시점 이후 최초로 협약을 체결하는 사업부터 적용되는 경우가 많습니다. 본인이 참여한 사업의 협약 체결 시점을 기준으로 적용되는 법령 조항의 부칙을 반드시 확인하여 어떤 규정이 적용되는지 명확히 파악해야 합니다.
3. 이의신청 기각 결정의 소송 대상 여부: 행정청에 대한 이의신청은 원처분 기관이 스스로 재심사하는 절차이므로, 이의신청 기각 결정 자체는 별도의 항고소송 대상이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원처분에 대한 불복은 행정심판이나 행정소송을 통해 이루어져야 하며, 이의신청 기각 통보일이 아닌 원처분 통보일로부터 제소 기간이 기산됨을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