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물리치료사 부당해고와 복직명령의 적법성 다툼 사건
한 병원의 물리치료사가 원장으로부터 부당하게 해고되었다고 주장하며 구제신청을 하였으나, 초심에서는 합의해지로 판단되어 기각되었습니다. 이에 물리치료사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를 부당해고로 인정하여 원직복직과 해고 기간 동안의 임금 상당액 지급을 명령했습니다. 그러나 병원 원장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고 항소심 법원은 물리치료사에 대한 해고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부당해고임을 인정했습니다. 하지만 물리치료사가 처음부터 원직복직 대신 금전보상을 명시적으로 요청했음에도 중앙노동위원회가 원직복직을 명령한 부분은 위법하다고 판단하여 재심판정 중 일부를 취소하도록 판결한 사례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C D의원(병의원)을 운영하는 원장으로 근로자인 물리치료사 B를 해고했다고 주장된 사용자입니다.
-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물리치료사 B의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대해 재심판정을 내린 행정기관입니다.
- 피고보조참가인 B: C D의원에서 물리치료사로 근무하다 원장 A로부터 해고되었다고 주장한 근로자입니다.
분쟁 상황
물리치료사 B는 2019년 7월 8일부터 C D의원에서 물리치료사로 근무했습니다. 2022년 4월 4일부터 4월 6일까지 B는 외래접수 업무를 지원하던 중 물리치료실장 F과 외래접수 업무 지원 일정 조율에 관해 갈등을 겪었습니다. 2022년 4월 7일 원장 A는 B에게 F의 지시를 따르지 않은 것에 대해 시말서 작성을 지시했습니다. 2022년 4월 8일 오전 B는 원장실을 찾아가 시말서 작성 요구에 항의하는 대화 중 '그만두겠다'는 취지로 발언했습니다. 그 직후 B는 F으로부터 사직서 양식을 받았으나 작성하지 않은 채 의원을 나갔습니다. 같은 날 19시 12분경 B는 원장 A에게 '내일 출근하겠습니다'라는 내용의 문자 메시지를 보냈습니다. 그러나 4월 9일 4월 11일 4월 12일 B가 의원에 출근했음에도 원장 A는 계속 시말서 작성을 요구하며 B의 노무 수령을 거부했습니다. B가 시말서 작성을 거부하자 원장 A는 4월 12일 원무과장을 통해 B에게 '4월 8일 자로 근로관계가 종료되었다'고 통보했습니다. 이에 B는 전남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하였고 이때 원직복직 대신 해고 기간 임금 상당액 지급을 신청했습니다. 전남지방노동위원회는 합의해지로 근로계약이 종료되었다는 이유로 B의 구제신청을 기각했습니다. B는 초심 판정에 불복하여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을 신청했고 재심에서도 원직복직에 갈음한 금전보상을 신청하는 취지를 유지했습니다. 중앙노동위원회는 이를 부당해고로 인정하고 초심 판정을 취소하며 B에 대한 원직복직명령 및 해고 기간 임금 상당액 지급 명령을 내렸습니다. 원장 A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이 사건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 물리치료사 B가 '그만두겠다'고 발언한 것이 근로계약의 합의해지로 볼 수 있는 확정적인 사직 의사표시였는지.
- 만약 확정적인 사직 의사표시가 아니었다면 원장 A의 근로관계 종료 통보가 근로기준법을 위반한 부당해고에 해당하는지.
- 근로자 B가 초심 및 재심 과정에서 원직복직 대신 금전보상을 신청했음에도 중앙노동위원회가 원직복직 및 임금상당액 지급 명령을 내린 것이 노동위원회규칙상 적법한지에 대한 판단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제1심판결을 변경하여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 중앙노동위원회가 2022년 11월 25일에 원장 A와 물리치료사 B 사이의 부당해고 구제 재심신청 사건에 관하여 내린 재심판정 중 원직복직명령 및 해고 기간 동안 정상적으로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지급명령 부분을 취소한다.
- 원고 A의 나머지 청구(부당해고 인정을 취소해 달라는 청구)는 기각한다.
- 소송 총비용 중 원고 A와 피고 중앙노동위원회 사이에 발생한 부분의 80%는 원고 A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고 보조참가로 인한 부분의 80%는 원고 A가 나머지는 피고보조참가인 B가 각 부담한다.
결론
법원은 물리치료사 B가 '그만두겠다'고 말한 것은 시말서 작성 요구에 항의하는 과정에서 우발적으로 나온 발언으로 보아 확정적인 사직 의사표시로 해석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B가 당일 저녁 원장에게 다음 날 출근하겠다는 문자 메시지를 보냄으로써 사직 의사표시를 철회했고 원장의 확정적인 승낙 의사표시도 그 전에 있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장 A가 2022년 4월 12일 B에게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한 것은 근로기준법 제27조에 위반하여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하지 않은 부당해고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 중 원직복직명령 및 임금상당액 지급명령 부분에 대해서는 물리치료사 B가 초심 및 재심 과정에서 일관되게 원직복직 대신 금전보상을 신청했음에도 중앙노동위원회가 이를 무시하고 원직복직을 명령한 것은 노동위원회규칙 제89조를 위반한 위법한 처분이라고 판단하여 해당 부분을 취소했습니다. 결론적으로 부당해고임은 인정되었으나 원직복직명령은 취소되고 금전보상 명령 부분은 다시 특정하여 지급할 필요가 있다는 취지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근로기준법 제27조 (해고의 서면 통지):
-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하려면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며 이를 위반하면 해고의 효력이 없다고 규정하고 있습니다.
- 이 사건에서 원장 A는 물리치료사 B에게 2022년 4월 12일 구두로 근로관계 종료를 통보하여 이 조항을 위반한 부당해고로 인정되었습니다.
- 근로기준법 제30조 제3항 (금전보상 명령):
- 노동위원회는 부당해고에 대한 구제명령을 할 때 근로자가 원직복직을 원하지 아니하면 원직복직을 명하는 대신 해고 기간 동안 근로하였다면 받을 수 있었던 임금 상당액 이상의 금품을 근로자에게 지급하도록 명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 이 조항은 근로자의 선택권을 존중하는 취지이며 물리치료사 B가 초심 및 재심에서 금전보상을 신청했음에도 중앙노동위원회가 원직복직을 명한 것이 위법하다고 판단된 근거가 되었습니다.
- 노동위원회규칙 제64조 (금전보상명령 신청):
- 근로자는 부당해고 구제신청 사건에서 원직복직을 원하지 아니하는 경우 금전보상명령을 신청할 수 있으며 그 절차를 규정합니다.
- 물리치료사 B는 초심 및 재심에서 이 규칙에 따라 금전보상을 신청했으나 재심 과정에서 별도의 금전보상명령신청서를 제출하지 않은 것이 쟁점이 되었습니다.
- 노동위원회규칙 제89조 (재심의 범위):
- 당사자의 재심신청은 초심에서 신청한 범위를 넘어서는 아니 되며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 심리와 판정은 당사자가 재심신청한 불복의 범위 안에서 하여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 이 규칙은 중앙노동위원회가 물리치료사 B의 금전보상 신청 의사를 무시하고 원직복직 명령을 내린 것이 위법하다는 판결의 핵심 근거가 되었습니다.
- 합의해지에 관한 법리: 사용자가 근로자로부터 사직서를 제출받고 이를 수리하는 의원면직의 형식을 취하여 근로계약관계를 종료시킨 경우 사직의 의사 없는 근로자로 하여금 어쩔 수 없이 사직서를 작성 제출케 하였다면 실질적으로 사용자의 일방적인 의사에 의한 해고에 해당하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합의해지에 의해 근로계약관계가 종료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물리치료사 B의 '그만두겠다'는 발언이 우발적이었고 사직서도 작성하지 않았으며 이후 출근 의사를 밝혔으므로 합의해지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 사직 의사표시 철회에 관한 법리: 근로자가 사직원을 제출하여 근로계약관계의 해지를 청약하는 경우 그에 대한 사용자의 승낙의사가 형성되어 그 승낙의 의사표시가 근로자에게 도달하기 이전에는 그 의사표시를 철회할 수 있습니다. 다만 근로자의 사직 의사표시 철회가 사용자에게 예측할 수 없는 손해를 주는 등 신의칙에 반한다고 인정되는 특별한 사정이 있는 경우에 한하여 그 철회가 허용되지 않습니다. 이 사건에서 물리치료사 B는 '그만두겠다'는 발언 후 당일 저녁 출근 의사를 밝혀 사직 의사표시를 철회한 것으로 인정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시면 도움이 될 수 있습니다.
- 사직 의사표시의 명확성 확보: '그만두겠다'는 발언은 감정적인 상황에서 우발적으로 나올 수 있으므로 이를 확정적인 사직 의사표시로 오해받지 않도록 신중해야 합니다. 중요한 의사결정 특히 퇴직과 같은 중대한 사항은 구두보다는 서면(사직서 등)으로 명확히 하고 그 내용을 분명하게 전달하는 것이 분쟁을 예방하는 가장 좋은 방법입니다.
- 합의해지와 해고의 구분 이해: 근로관계 종료가 근로자와 사용자의 합의에 의한 것(합의해지)인지 사용자의 일방적인 통보(해고)인지는 법적 효력에 큰 차이가 있습니다. 합의해지는 근로기준법상 해고 제한 규정의 적용을 받지 않으므로 근로자의 사직 의사가 진정하고 확정적이었는지에 대한 명확한 증거가 있어야 합니다.
- 해고 시 서면 통지 의무 준수: 사용자는 근로자를 해고할 때 반드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근로기준법 제27조). 이를 위반하면 해고의 정당성 여부와 관계없이 절차상 위법한 부당해고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 노동위원회 구제신청 내용의 일관성 유지: 부당해고 구제신청 시 근로자는 원직복직을 원하는지 아니면 금전보상을 원하는지 신청 취지를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특히 금전보상을 원한다면 노동위원회규칙에 따라 금전보상명령신청서를 제출하고 금액 산정에 필요한 자료를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초심에서 신청한 취지는 재심에서도 일관되게 유지하는 것이 바람직하며 노동위원회의 보정 요구에 적극적으로 응해야 합니다.
- 직장 내 갈등 발생 시 증거 확보: 직장 내 괴롭힘이나 업무 관련 갈등이 발생했을 때 관련 증거(메시지 녹취 서류 등)를 확보해 두는 것이 좋습니다. 이러한 증거들은 근로관계 종료의 원인이나 사직 의사표시의 진정성을 판단하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할 수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