버스 운전기사들이 회사에 받지 못한 수당과 퇴직금 지급을 요구한 사건

버스 운전기사들이 회사를 상대로 자신들에게 지급되어야 할 임금과 퇴직금을 추가로 지급하라고 소송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운전기사들은 근속수당, 승무수당, 연초수당, 식대, 상여금 등 특정 수당들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 수당들이 통상임금에 포함되면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주휴수당 등 각종 수당과 퇴직금의 금액이 늘어나게 됩니다. 법원은 여러 번의 재판과 대법원의 파기환송을 거쳐 해당 수당들 중 상당 부분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으며, 회사의 포괄임금제 주장과 신의칙 위반 주장(추가 지급 시 회사가 어려워진다는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고 운전기사들에게 미지급된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A, B, C, D, E, F, G): 주식회사 H 소속 버스 운전직 근로자들로, 이 사건 노조의 조합원이며 퇴직한 운전기사들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H): 버스 운송 사업을 운영하는 회사로, 원고들의 사용자입니다.

분쟁 상황

이 분쟁은 버스 운전직 근로자들이 자신들이 받아온 근속수당, 승무수당, 연초수당, 식대, 상여금 등의 여러 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주장하면서 시작되었습니다. 근로자들은 이 수당들이 통상임금에 포함되어야 마땅하며, 이를 기준으로 재산정된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주휴수당 및 퇴직금과의 차액을 회사로부터 지급받아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반면 회사는 해당 수당들이 통상임금이 아니거나, 이미 포괄임금제 형태로 임금이 지급되었으므로 추가 지급 의무가 없다고 맞섰습니다. 또한, 추가 임금 지급이 회사 경영에 심각한 부담을 줄 것이므로 이러한 요구는 신의성실의 원칙에 어긋난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처럼 노사 양측의 통상임금 및 임금 산정 방식에 대한 견해 차이가 법적 분쟁으로 이어진 사례입니다.

핵심 쟁점

버스 운전기사들에게 지급된 근속수당, 승무수당, 연초수당, 식대, 상여금 등이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만약 통상임금에 해당한다면, 이를 기초로 재산정된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주휴수당 및 퇴직금의 차액을 회사가 추가로 지급해야 하는지가 문제되었습니다. 또한, 회사가 주장하는 포괄임금제 약정의 유효성과 추가 임금 지급 요구가 회사의 경영 악화를 초래하여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되는지 여부도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마지막으로, 시간급 통상임금 산정 시 총 근로시간 수를 계산할 때 가산수당을 위한 '가산율'을 포함해야 하는지도 논의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통상임금 해당 여부: 2009년 4월부터 2011년 1월까지의 승무수당, 연초수당, 근속수당, 식대, 상여금은 모두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 수당들은 운전직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제공하면 추가 조건 없이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될 것이 사전에 확정된 임금으로 보았습니다.
2. 시간급 통상임금 산정: 시간급 통상임금을 산정할 때 총 근로시간 수에는 가산수당 산정을 위한 가산율을 고려하지 않고, 근로자가 실제로 근로하기로 약정한 시간 수 자체를 합산하여야 한다는 대법원 파기환송 판결의 법리를 적용했습니다.
3. 포괄임금제 주장 기각: 회사가 주장한 포괄임금제 약정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임금협정상 기본급과 각종 수당이 구분되어 있고, 구체적인 금액 산정 기준이 명시되어 있었기 때문입니다.
4. 신의성실의 원칙 위배 주장 기각: 회사가 추가 임금 지급으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주장은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회사의 부채와 정부 보조금 수령 사실이 인정되었으나, 당기순이익 발생 및 운전직 근로자 수 등을 종합 고려할 때 중대한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한다고 인정하기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5. 지급 의무: 피고(회사)는 원고(운전기사)들에게 미지급된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주휴수당 및 퇴직금의 합계액과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지연손해금은 각 기산일로부터 2020년 8월 20일까지는 연 6%,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이율을 적용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버스회사는 운전기사들에게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미지급 연장근로수당, 야간근로수당, 주휴수당 및 퇴직금 차액과 그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의 정의와 그 적용 범위, 그리고 그에 따른 각종 법정수당 및 퇴직금 산정의 문제를 다루고 있습니다.

• 통상임금의 법리 (근로기준법 시행령 제6조 제2항)​: 법원은 어떤 임금이 통상임금에 속하는지 여부를 그 임금이 "소정근로의 대가로 근로자에게 정기적, 일률적, 고정적으로 지급되는 금품"인지를 기준으로 객관적인 성질에 따라 판단합니다. 이 사건에서 승무수당, 연초수당, 근속수당, 식대, 상여금 등은 실제 근무일수에 따라 지급액이 달라지더라도, 운전직 근로자가 소정근로를 제공하기만 하면 추가적인 조건 없이 일정한 금액을 정기적으로 지급받을 것이 사전에 확정되어 있으므로 정기성, 일률성, 고정성을 모두 갖춘 통상임금으로 인정되었습니다. 특히, 식대의 경우 단체협약에 복리후생비로 규정되어 있었더라도, 실제 출근한 근로자에게 매일 식권이 지급되고 사용되지 않은 식권이 현금으로 환급되었다면 소정근로의 대가로서 통상임금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하지만, 노사 합의로 통상임금에 속하는 임금을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더라도 그 합의는 근로기준법의 최저 기준에 미달하므로 효력이 없습니다.
• 가산수당의 최저기준 및 산정 (근로기준법 제55조)​: 근로기준법은 연장근로, 야간근로, 휴일근로에 대하여 통상임금의 50% 이상을 가산하여 지급하도록 최저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승무수당 등을 포함하지 않은 약정 기본시급 및 일당액을 기준으로 수당을 지급했으므로, 이는 법정 최저기준에 미달하여 무효로 간주되었고, 재산정된 통상임금을 기준으로 미지급 차액을 지급할 의무가 발생했습니다.
• 시간급 통상임금 산정 시 총 근로시간 수 계산: 대법원 환송판결(2015다73067)의 법리에 따라, 시간급 통상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총 근로시간 수를 계산할 때는 가산수당 산정을 위한 가산율(예: 1.5배, 2배)을 고려할 필요 없이, 근로자가 실제로 근로하기로 약정한 시간 수 자체를 합산해야 합니다. 이 원칙은 일급 형태의 고정수당 산정에도 동일하게 적용되며, 주휴수당에 가산율을 정한 경우에도 주휴일에 근무한 것으로 의제되는 시간 수를 산정할 때 가산율을 고려하지 않습니다.
• 미지급 임금에 대한 지연이자 (근로기준법 제37조 제1항, 제36조, 시행령 제17조, 제18조)​: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임금 및 퇴직금을 14일 이내에 지급하지 않으면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그러나 이 사건처럼 지급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대해 법원에서 다투는 것이 적절하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는, 해당 사유가 존속하는 기간(이 사건에서는 환송 후 판결 선고 시까지) 동안은 상법상 연 6%의 이율을 적용합니다. 이 경우 '다투는 것이 적절한지'는 법원의 구체적인 사실 인정과 평가에 따르며, 통상임금 산정의 복잡성이나 기존 법원의 판단이 엇갈렸던 점 등이 고려되었습니다.
• 포괄임금제 약정의 효력: 포괄임금제는 원칙적으로 근로기준법의 강행규정을 회피할 수 없습니다.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에 포괄임금제 문구가 있더라도, 실질적으로 기본급과 법정수당을 구분하여 지급하고 각 수당의 산정 기준이 명확하다면 포괄임금제 약정으로 인정하기 어렵습니다.
• 신의성실의 원칙 적용의 제한: 통상임금 재산정에 따른 추가 임금 지급 요구가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을 초래할 수 있다는 이유만으로 '신의성실의 원칙'에 위배된다고 인정되기는 매우 어렵습니다. 이는 객관적으로 회사의 존립을 위협할 정도의 중대한 경영상의 어려움이 초래되고, 그로 인해 근로자들에게 손실을 전가하는 것이 불가피하며, 그러한 손실이 사회 통념상 용인될 수 있는 수준이어야 하는 등 엄격한 요건을 충족해야 합니다.

참고 사항

• 통상임금 판단 기준 확인: 근로자가 받는 모든 수당이 통상임금에 해당하는 것은 아닙니다. 어떤 수당이 '정기적'으로(일정한 간격으로 계속 지급), '일률적'으로(모든 근로자 또는 일정한 조건 충족자에게), '고정적'으로(추가적인 조건 없이 당연히 지급 확정) 지급되는지 그 성질을 객관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 노사 합의의 한계: 근로기준법상 통상임금에 속하는 임금을 노사 합의로 통상임금에서 제외하기로 하더라도, 그 합의는 효력이 없습니다. 법적 기준에 미달하는 합의는 무효가 될 수 있으므로, 임금 관련 합의 시 법적 기준을 충분히 확인해야 합니다.
• 포괄임금제 유의: 근로계약이나 단체협약에 '포괄임금제'라는 문구가 있더라도, 실제 임금 지급 방식이 기본급과 각종 수당을 명확히 구분하여 지급하고 있다면 법원에서 포괄임금제로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포괄임금제의 성립 여부는 실질적인 임금 지급 내용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
• 가산율 계산 주의: 연장근로수당 등의 시간급 통상임금을 계산할 때, 총 근로시간 수를 산정할 때는 가산수당을 위한 가산율(예: 1.5배, 2배)을 곱하지 않고, 실제 근로하기로 약정한 시간 수 자체를 합산해야 합니다.
• 회사의 경영상 어려움 주장: 회사가 추가 임금 지급으로 인해 경영상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고 주장하더라도, 이는 신의성실의 원칙 위배로 인정될 만한 중대한 사유가 객관적으로 증명되어야 합니다. 단순히 경영이 어려워질 것이라는 주장만으로는 추가 임금 지급 의무가 면제되지 않습니다.
• 정확한 임금 계산의 중요성: 임금 협상 시에는 각 수당의 통상임금 포함 여부를 명확히 하고, 이를 기초로 각종 법정수당이 정확하게 계산되는지 확인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