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새벽배송을 하는 택배 노동자들이 과연 얼마나 힘든지 상상해 본 적 있나요? 제주에서 새벽배송을 하다가 졸음운전으로 목숨을 잃은 30대 택배기사는 주 70시간 가까운 직업병 같은 노동 강도에 시달렸는데요. 하지만 '특수고용노동자'라는 이유로, 법적 보호망 밖에 있었습니다. 이 말인즉슨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지 못하는 간접고용 상태에 놓여있다는 거죠.
조사에 따르면, 고인은 매일 평균 11시간 30분 일했고 주 6일 근무 기준 무려 69시간, 야간 근로 기준으로는 주 83.4시간이나 됐다고 해요. 법적으로 정해진 주 52시간을 훨씬 넘어서는 수치입니다. 하루 두 번씩 택배를 분류하고 직접 싣고 먼 곳까지 배송하는 다회전 배송에, 하루 300여 개의 무거운 택배까지 ‘처리’하는 현실은 어찌 보면 '노동착취'라고 칭해도 과언이 아닙니다.
산업재해로 인정받은 전례가 있는 다른 쿠팡 택배기사들과 비교해도 그의 노동 강도는 치명적 수준이었어요. 하지만 특수고용직의 벽은 너무 높았죠. 8살, 6살 두 아이를 키우는 가장이었음에도 불구하고, 그는 더 쉴 수도 없었고 비참한 죽음으로 내몰렸습니다. 이런 상황에서 쿠팡이 그에게 매긴 ‘만점에 가까운 점수’는 그저 ‘죽음의 숫자’가 되었을 뿐입니다.
이 사건은 단지 한 사람의 비극이 아니라 우리 사회가 특수고용직 노동자들의 노동환경에 대해 근본적인 문제를 안고 있다는 사실을 여실히 보여줍니다. 주 83시간에 달하는 야간 노동은 분명 살인적인 노동인 데 반해 아무런 보호도 받지 못하는 현실이란 말이죠. 새벽배송 시장의 성장 뒤에는 누군가의 숨겨진 희생이 있는 셈입니다.
우리가 알아야 할 것은 이들의 노동 환경 개선 없이는 또 다른 비극이 반복될 수밖에 없다는 점이에요. 밤낮으로 뛰는 배송 기사들의 안전과 권리를 보장할 수 있는 새로운 법적, 제도적 장치가 시급합니다. 이 글을 읽는 여러분도 주변에 알려주세요. 이 문제가 결국 우리 모두의 문제임을 인식하는 것이 변화의 시작일 테니까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