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하 직원에게 폭언하고 논문 대필을 강요한 상급 군무원의 해임 처분 사건

3급 군무원 A는 B연구소 C과장으로 재직하면서 부하 직원들에게 상습적인 폭언과 인격 모독, 비정상적인 업무 지시를 내렸습니다. 특히 F 사무관에게 자신의 석사 논문 작성을 위한 자료 수집과 대필을 강요하고, 기밀 문서를 외부로 반출하도록 지시했습니다. 또한, 자신의 비위 사실에 대한 조사가 시작되자 여러 하급자들에게 자신의 폭언이 없었다는 허위 사실확인서를 작성하도록 강요했습니다. 이에 육군군수사령관은 A를 해임하는 징계 처분을 내렸고, A는 이 처분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1심 법원은 A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해임 처분 취소 판결을 내렸으나, 항소심 법원은 징계 사유가 모두 인정되고 해임 처분이 재량권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며 1심 판결을 취소하고 A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A의 행위가 군 조직의 기강과 규율을 심각하게 훼손했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육군군수사령부 소속 3급 군무원으로, B연구소 C과장으로 근무하며 부하 직원들에게 폭언과 강요 등 비위행위를 저지른 당사자입니다.
• 피고 육군군수사령부 사령관: 원고 A에 대해 해임 징계 처분을 내린 기관의 장입니다.
• 피해자 F, D, N, L, G 등 원고의 하급 군무원들: 원고 A의 폭언, 논문 대필 강요, 자료 외부 반출 강요, 허위 사실확인서 작성 강요 등의 비위행위 대상이 된 부서원들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1999년 9월 1일 군무원으로 임용되어 2017년 1월 1일 3급 군무원으로 승진했습니다. 그는 2012년 10월 17일부터 2016년 9월 8일까지 B연구소 C과장으로 근무했습니다. 이 기간 동안 원고는 2015년 3월부터 2016년 9월까지 1년 넘게 다수의 하급 부서원들에게 다음과 같은 비위행위를 저질렀습니다.

1. 논문 대필 강요 및 폭언: 부하 직원 F에게 자신의 석사 학위 논문 작성을 도와달라며 “야이, 씨발 네가 그렇게 바빠, 네가 1년 동안 하는 게 뭔데, 달랑 회로카드 몇 장 설계하면서, 내 같으면 홀딱 벗고 도와주겠다”와 같은 심한 폭언을 했으며, 논문 작성에 필요한 자료, 양식, 예제 등을 구해오게 하고, 원고가 작성한 논문의 초안을 검토 및 작성하도록 종용했습니다. 또한, F가 작성한 보고서와 자료를 보안 CD에 저장하여 학교 기숙사 편의점 앞에서 전달하게 하는 등 의무 없는 일을 강요했습니다.

2. 부서원들에 대한 상습적 폭언 및 모욕: “초등학교 애를 네 자리 앉혀 놔도 너보다 못할 것 같냐?”, “대가리 똥만 차서 뵈는게 없냐?”, “졸업장 찢어 버려라”, “너희 엄마가 너 같은 놈 낳을라고 미역국 먹었더나... 개똥같은 소리하고 자빠졌네... 지랄을 해라.... 그딴 식으로 할거면 사표 써라. 개소리하고 자빠졌네”와 같은 심한 욕설과 인격 모독적 발언을 수많은 부서원 앞에서 반복적으로 했습니다. 이로 인해 부서 분위기는 “초상집 분위기”였고, 많은 직원이 스트레스성 수면 장애, 원형 탈모, 알코올 의존증, 자해 충동, 정신과적 치료 등의 고통을 겪었습니다.

3. 허위 사실확인서 작성 강요: 해임 처분을 앞두고 육군군수사령부의 조사가 시작되자, 원고는 자신의 욕설, 폭언 등 인권 침해 사실이 없었다는 내용의 사실확인서를 부하 직원들(G, D, N, L, H, I, J, E 등)에게 강요하여 작성하게 했습니다. 하급자들은 계급적 위력 때문에 거부하기 어려웠다고 진술했습니다.

이러한 비위 사실이 드러나면서 육군군수사령관은 2018년 1월 31일 원고를 해임하는 징계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항고했으나 기각되었고, 결국 징계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군무원 A의 부하 직원들에 대한 폭언, 논문 대필 강요, 기밀 자료 외부 반출 지시, 허위 사실확인서 작성 강요 등 징계 사유가 사실로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2. 군무원 A의 해임 처분이 피고의 징계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으로 보아 위법한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항소심 법원은 제1심판결을 취소하고, 원고 A의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 총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결론

항소심 법원은 원고 A의 징계 사유가 모두 사실로 인정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F에게 논문 작성을 도와달라며 폭언하고 논문 검토 및 대필을 강요한 사실, 회로시험기 관련 문서를 CD에 복사하여 외부 반출을 강요한 사실, 그리고 조사에 대비하여 하급자들에게 자신에게 유리한 사실확인서 작성을 강요한 사실이 피해자들의 구체적인 진술 및 관련 증거들을 통해 충분히 인정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법원은 해임 처분이 재량권 일탈 및 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원고가 주장하는 유리한 사정(징계 사유 인정 및 반성, 업무 실적 제고 동기, 오랜 복무 기간, 가족의 어려운 사정 등)을 참작하더라도, 원고의 비위 행위가 1년이 넘는 기간 동안 다수의 피해자를 대상으로 반복적으로 이루어졌고, 그 내용 또한 언어폭력, 인격 모독, 강요 행위 등으로 매우 중대하다고 보았습니다. 이는 조직의 기강과 규율을 심각하게 훼손하며, 군 조직에 대한 국민적 신뢰를 실추시키는 행위로 판단했습니다. 군무원 징계규정 상 이러한 비위는 '파면~해임'에 해당하는 중징계 사유에 해당하며, 원고의 상급자 지위, 상습성, 다수 피해자 등의 가중 요소도 고려되었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해임 처분이 징계권자의 재량권 범위 내에서 이루어진 적법한 처분이라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군무원인사법 제37조 (징계사유)​ 군무원은 다음 각호의 어느 하나에 해당하는 경우 징계사유가 됩니다.

   • 군무원인사법 및 그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경우
   •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한 경우
   • 직무 관련 유무와 상관없이 그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
   • 그 밖에 군율을 위반한 경우

2. 군무원인사법 제39조 제1항 (징계의 종류)​ 군무원에 대한 징계의 종류는 파면, 해임, 강등, 정직, 감봉 및 견책으로 구분됩니다.

3. 국가공무원법 제63조 (품위 유지의 의무)​ 공무원은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그 품위가 손상되는 행위를 하여서는 아니 됩니다.

   • 법리: 여기서 '품위'는 공직의 체면, 위신, 신용을 유지하고, 국민의 수임을 받은 봉사자로서의 직책을 다함에 손색이 없는 몸가짐을 뜻합니다.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공직사회에 대한 국민의 신뢰를 실추시킬 우려가 있는 행위를 하지 않아야 할 의무를 의미합니다.

4. 육군규정 180 징계규정 제4조 제1항 및 [별표 2] 징계양정기준

   • 징계사유를 '군인 또는 군무원으로서 직무상의 의무를 위반하거나 직무를 게을리 한 경우, 직무의 내외를 불문하고 품위를 손상하는 행위를 한 경우, 그 밖에 군인사법·군무원인사법에 따른 명령을 위반한 경우'로 규정합니다.
   • 언어폭력이란 '폭언, 욕설, 기타 개인의 인격을 모독하는 비인간적인 말 등으로 상대방의 자존심을 무너뜨리고 마음의 상처와 정신적 충격을 주어 정상적인 병영 생활을 저해하는 행위'라고 정의합니다.
   • 징계양정기준에 따르면, 직권남용 타인 권리침해로 인한 성실의무 위반은 고의가 있는 경우 '파면해임'에 해당하며, 폭행·모욕 등으로 인한 품위유지의무 위반도 비행의 정도가 중하고 고의가 있는 경우 '파면해임'에 해당합니다. 언어폭력으로 인한 품위유지의무 위반은 기본적으로 '정직감봉'이나, 가해자가 지휘·감독자 지위에 있는 경우, 상습적인 행위, 피해자가 다수, 폭행 등을 수반할 경우 등의 가중요소가 있을 때 '파면강등'으로 가중될 수 있습니다.

5. 징계권자의 재량권에 관한 법리 공무원에 대한 징계처분은 징계권자의 재량에 맡겨져 있으며, 징계권자가 재량권을 행사하여 한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 한하여 위법하다고 볼 수 있습니다. 징계 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었는지 여부는 직무의 특성,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의 행정 목적, 징계양정의 기준 등 여러 요소를 종합하여 판단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사항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직장 내 괴롭힘 및 갑질의 심각성 인식: 상급자의 지위를 이용한 폭언, 인격 모독, 강요 등은 직장 내 괴롭힘이자 갑질 행위로 엄격하게 금지됩니다. 아무리 업무 성과를 위한 동기였다고 하더라도 불법적이거나 비윤리적인 수단은 정당화될 수 없으며, 중대한 징계 사유가 됩니다.
2. 명확한 증거 확보의 중요성: 폭언이나 강요 등의 피해를 입었을 경우, 피해 사실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메시지, 이메일, 녹취록, 진술서, 목격자 증언 등)를 최대한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이 사건에서도 피해자들의 구체적인 진술서가 징계 사유를 인정하는 데 결정적인 역할을 했습니다.
3. 조직 내 정식 절차 이용: 직장 내 괴롭힘이나 부당한 지시를 경험했다면, 해당 기관의 공식적인 민원 창구, 고충 처리 부서, 감사 부서 등 내부 절차를 통해 문제를 제기해야 합니다. 군 조직의 경우 징계규정 등 내부 규정을 따르게 됩니다.
4. 품위유지 의무의 이해: 공무원이나 군무원은 직무 내외를 불문하고 국민의 봉사자로서 품위를 유지해야 할 의무가 있습니다. 이는 단순한 직무 수행을 넘어 개인의 언행과 태도 전반에 걸쳐 요구되는 책임이며, 이를 위반할 경우 중징계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5. 재량권 인정의 한계: 징계권자에게 재량권이 부여되더라도, 그 범위는 사회 통념상 합리적인 수준이어야 합니다. 비위 행위의 내용, 정도, 기간, 반복성, 피해의 심각성, 피해자 수, 그리고 조직에 미치는 영향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중징계가 불가피하다고 판단될 경우, 개인적인 사정만으로는 징계 처분을 취소하기 어렵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