주주가 회사 통장거래내역 열람을 신청했다가 기각된 사건

주주 A는 회사 대표이사의 횡령 가능성을 제기하며 회사의 통장거래내역 전체에 대한 열람 및 등사 가처분을 신청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A의 신청이 구체적인 이유와 대상이 특정되지 않은 '모색적 신청'에 해당하고, 가처분을 통한 열람·등사가 필요할 만큼 긴급한 사정이 소명되지 않았다는 이유로 이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채권자 A: 주식회사 B의 주주로, 발행주식 총수의 49%를 보유하고 있습니다. 회사 대표이사의 횡령 의혹을 제기하며 통장거래내역 열람을 청구했습니다.
• 채무자 주식회사 B: 채권자 A가 주주로 있는 회사입니다.
• F: 주식회사 B의 대표이사로, A로부터 횡령 의혹을 받았습니다.
• G: 채무자 주식회사 B로부터 인건비를 지급받은 것으로 확인된 인물입니다.

분쟁 상황

주식회사 B의 주주인 A는 대표이사 F가 첫 오더로 받은 3억 원을 횡령했을 가능성이 있고, G에게 지급된 인건비 52,708,698원 또한 F가 횡령했을 수 있다고 의심했습니다. 이에 A는 주주로서 2023년 1월 1일부터 2024년 12월 31일까지의 회사 통장거래내역 전체에 대한 열람·등사를 가처분 형태로 신청하고, 만약 회사가 이를 이행하지 않을 경우 위반 일마다 1일당 10,000,000원씩을 지급하라는 간접강제도 함께 요청했습니다. 회사는 '첫 오더 3억 원'의 실체 자체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핵심 쟁점

회사의 소수주주가 대표이사의 횡령 의혹을 제기하며 광범위한 통장거래내역의 열람 및 등사를 가처분으로 청구할 경우, 그 신청 이유의 구체성과 대상 서류의 특정성, 그리고 가처분이 필요할 만큼의 보전 필요성이 인정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채권자 A의 주식회사 B 통장거래내역 열람·등사 가처분 신청을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채권자가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채권자 A의 주장이 '첫 오더 3억 원 횡령 가능성'과 같이 구체적인 거래 내용이 특정되지 않아 회계장부의 범위를 판단하기 어렵고, 이는 특정 의혹 해명이 아닌 모든 거래내역을 살펴보려는 '모색적 신청'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G 인건비 횡령 의혹' 부분은 특정 가능하지만, 통장거래내역은 금융기관에 보관되어 있어 훼손 위험이 없으므로, 가처분을 통해 즉시 열람·등사를 명해야 할 정도로 채권자에게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것이라는 '보전의 필요성'이 충분히 소명되지 않았다고 판단하여 신청을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주의 회계장부 열람·등사 청구권과 관련된 상법 및 가처분 법리가 적용됩니다.

상법 제466조 제1항 (주주의 장부열람권): 이 조항에 따르면 발행주식 총수의 100분의 3 이상에 해당하는 주식을 가진 주주는 구체적인 이유를 서면으로 기재하여 회계의 장부와 서류의 열람 또는 등사를 회사에 청구할 수 있습니다. 이는 소수주주가 회사의 경영 투명성을 확보하고 부정을 감시할 수 있도록 하는 중요한 권리입니다.

열람·등사 청구 이유의 구체성: 법원은 주주의 열람·등사 청구에 대해 그 이유가 구체적으로 기재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이는 회사가 열람·등사에 응해야 할 의무의 존부나 대상 서류의 범위를 판단하기 쉽게 하기 위함입니다. 단순히 막연한 의혹만으로는 광범위한 자료를 요구하기 어렵습니다.

열람·등사 대상의 범위: 청구 대상이 되는 '회계장부 및 서류'는 주주가 열람·등사를 청구하는 이유와 실질적으로 관련이 있는 회계장부와 그 근거자료를 의미합니다. 관련 없는 모든 자료를 포괄적으로 요구하는 것은 인정되지 않습니다.

가처분 신청의 보전 필요성: 회계장부 열람·등사 청구는 원칙적으로 본안 소송을 통해 해결하는 사안입니다. 가처분은 본안 소송 없이도 청구 목적을 실질적으로 달성하게 되므로, 가처분을 통해 열람·등사를 명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자료 훼손·폐기 우려가 있다는 사정만으로는 부족하며, 가처분이 아니면 주주에게 회복하기 어려운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것이라는 긴급한 사정이 명확히 소명되어야 합니다.

참고 사항

회사의 회계장부나 서류 열람·등사를 요구할 때는 구체적인 이유와 대상 서류를 명확히 밝혀야 합니다. 단순히 의심만으로는 광범위한 자료 열람을 요구하기 어렵고, 특정 의혹이 있다면 그 의혹과 직접 관련된 자료만을 특정하여 청구하는 것이 효과적입니다. 가처분 형태로 장부 열람을 신청할 때는 일반적인 본안 소송으로는 회복하기 어려운 현저한 손해나 급박한 위험이 발생할 수 있음을 소명해야 합니다. 예를 들어, 해당 자료가 훼손되거나 은닉될 위험이 있다는 구체적인 증거가 필요합니다. 통장거래내역처럼 금융기관에 보관되어 있어 회사가 쉽게 훼손, 폐기할 수 없는 자료는 가처분의 보전 필요성이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