노동

해외 계열사 근무 경력 퇴직금 청구 관련 판결

원고는 국내 회사(피고)에서 근무하다 해외 계열사로 전출되어 퇴직금을 받고 퇴사했습니다. 이후 해외 계열사에서 장기간 근무하다가 국내 회사(피고)에 재입사하여 다시 퇴사하면서, 해외 계열사 근무 기간에 대한 퇴직금도 국내 회사에 청구했으나, 법원은 기존 근로관계의 단절을 인정하여 이를 기각한 사건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1989년 I 주식회사에 입사하여 근무하다가 1997년 5월 피고 회사로 전출되었습니다. 1997년 7월 피고 회사에서 퇴직금을 수령하고 퇴직한 뒤, 피고 회사의 미국 계열사인 B에서 1997년 7월 15일부터 2015년 12월 31일까지 약 18년간 근무했습니다. 이후 원고는 2016년 1월 1일 피고 회사에 부사장으로 재입사하여 2020년 2월 28일 퇴직했습니다. 원고는 최종 퇴직 시 2016년 재입사 이후 기간에 대한 퇴직금 257,780,580원(퇴직위로금 포함)을 지급받았습니다. 그러나 원고는 B에서 근무했던 약 18년의 기간 동안에도 실질적으로 피고 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았으므로, 피고 회사가 이 기간에 대한 퇴직금 886,470,446원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회사는 B가 독립된 법인이며, 원고가 B로부터 급여를 받았고, B는 한국법이 적용되지 않아 퇴직금 지급 의무가 없다고 반박했습니다.

핵심 쟁점

원고가 피고 회사의 미국 계열사(B)에서 근무한 약 18년간의 기간을 피고 회사에서의 '계속근로기간'으로 인정하여 퇴직금을 청구할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해외 근무 전 국내 회사에서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수령한 행위와 해외 근무 종료 후 국내 회사에 재입사한 상황에서 근로관계의 단절 여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모두 기각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1997년 해외 계열사(B) 근무를 시작하기 전 피고 회사에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수령한 것을 근로관계의 단절로 보았습니다. 또한, 2015년 B 근무를 종료하고 2016년 피고 회사에 재입사한 것 역시 원고의 자발적인 선택에 따른 것이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원고와 피고 회사 사이의 근로관계는 단절되었다고 보아, 해외 계열사 근무 기간은 피고 회사에서의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되지 않으므로 피고 회사에게 해당 기간에 대한 퇴직금을 지급할 의무가 없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이 법은 사용자가 4주간을 평균하여 1주 동안의 소정근로시간이 15시간 이상이고 1년 이상 계속 근로한 퇴직 근로자에게 퇴직급여를 지급하도록 의무화하고 있습니다. 퇴직금 산정의 가장 중요한 기준은 '계속근로기간'입니다.
대법원 판례 (대법원 1996. 7. 9. 선고 96다12535 판결 등): 판례에 따르면, 근로자가 회사의 방침에 따라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수령한 후 해외 근무를 마치고 재입사한 경우, 사직서 제출 및 퇴직금 수령 행위는 이전 근로관계의 단절로 간주합니다. 따라서 재입사 후 퇴직금 산정 시 계속근로기간은 재입사한 때부터 다시 기산해야 합니다. 회사가 내부적으로 장기근속 표창이나 경력 산정 시 해외 근무 기간을 통산했더라도 이러한 법리는 달라지지 않습니다.
근로관계의 단절 기준: 본 판례에서 법원은 원고가 해외 계열사(B) 근무 전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수령한 점, B 근무가 원고의 자발적인 선택에 의한 것으로 보이는 점, B에서 근무하며 미국 시민권을 취득하는 등 주도적으로 근무한 점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관계가 단절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단순히 해외 계열사가 본사로부터 업무보고를 받고 지시를 받았다는 사실만으로는 근로관계의 단절이 부정되지 않았습니다.
독립 법인 여부: 피고 회사는 B가 미국 캘리포니아 주법에 의해 설립된 독자적인 법인이며 독자적인 경영활동을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이 이를 직접적으로 명시하지는 않았으나, 원고의 주장을 배척한 점으로 보아 B를 피고 회사와는 별개의 독립된 법인으로 인정한 것으로 해석됩니다. 다른 독립된 법인에서 근무한 기간은 원칙적으로 이전 회사와의 계속근로기간에 포함되지 않습니다.

참고 사항

회사를 옮기거나 해외 계열사로 이동할 때,

국내 회사에서 해외 계열사로 이동 시, 사직서를 제출하고 퇴직금을 수령하는 절차가 있었다면 이는 이전 회사와의 근로관계가 법적으로 단절되었다는 중요한 근거가 될 수 있습니다. 이는 퇴직금 산정 시 계속근로기간에 영향을 미치므로 해당 절차를 신중하게 확인해야 합니다.
해외 계열사의 법적 성격(지사 또는 독립 법인)을 명확히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독립된 법인이라면 이전 회사와는 별개의 고용 관계가 형성되는 것이 일반적입니다.
해외 근무 시 현지 법률에 따른 퇴직금 또는 이에 상응하는 보상 제도(성과금, 스톡옵션 등)의 유무를 사전에 확인하고, 이를 명확히 문서화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오랜 기간 해외 근무 후 국내 회사에 재입사하는 경우, 계속근로기간 인정 여부에 대한 회사와의 합의 내용을 문서로 명확히 해두는 것이 향후 발생할 수 있는 분쟁을 예방하는 데 도움이 됩니다.
회사가 장기근속 표창이나 내부 경력 산정 시 해외 근무 기간을 통산해주더라도, 이것이 법적인 퇴직금 산정의 계속근로기간 인정과 반드시 직결되는 것은 아님을 유의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