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손해배상 · 의료
뇌종양 병력이 있는 환자가 두통과 어지럼증으로 두 곳의 응급실을 순차적으로 방문했으나, 첫 번째 병원에서는 CT 검사를 거부하고 MRI 검사만 진행하여 이상 소견이 없다는 진단을 받았고, 두 번째 병원에서도 비슷한 상황에서 대뇌부종을 제때 발견하지 못하여 사망에 이른 사건입니다. 법원은 두 병원 의료진의 과실을 인정하여 망인의 유족과 국민연금공단에 손해배상 책임을 일부 인정한 판결입니다.
2018년 뇌종양 진단을 받고 감마나이프 시술을 받았던 망인 I은 2019년 11월 3일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하며 부산 H병원 응급실에 내원했습니다. H병원 의료진이 CT 검사를 권유했지만 망인은 거부하고 MRI 검사만을 원했고, 의료진은 MRI 검사 후 뇌출혈이나 뇌경색 등 이상 소견이 없다고 진단하며 진통제를 처방했습니다. 같은 날 저녁 망인은 주거지인 대구 F병원 응급실로 이동하여 H병원의 MRI 결과와 진단을 전달했습니다. F병원 의료진은 진통제를 처방하고 경과를 관찰했으나, 다음 날 새벽 망인이 갑작스러운 호흡부전 상태를 보이자 뒤늦게 응급 뇌 CT 검사를 실시했고, 대뇌부종 소견이 확인되었으나 망인은 2019년 11월 8일 결국 사망했습니다. 이에 망인의 아들들은 두 병원의 의료과실로 인해 망인이 사망했다고 주장하며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뇌종양 병력이 있는 환자가 응급실에 내원하여 두통과 어지럼증을 호소했을 때, 의료진이 환자의 병력과 증상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필요한 정밀 검사를 권유하고 정확한 진단을 통해 적절한 치료를 제공했는지 여부 및 이러한 의료과실과 환자의 사망 사이에 인과관계가 인정되는지 여부가 핵심 쟁점입니다. 또한, 환자 본인이 특정 검사(CT)를 거부한 사실이 의료진의 책임 범위에 미치는 영향도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병원들이 공동하여 원고 A에게 37,600,010원, 원고 B에게 36,642,818원 및 위 각 돈에 대하여 2019년 11월 8일부터 2024년 6월 13일까지는 연 5%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각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원고승계참가인 국민연금공단에게 1,318,548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피고 재단법인 C는 2022년 12월 7일부터, 피고 학교법인 D은 2022년 12월 6일부터 2024년 6월 13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들 및 원고승계참가인의 피고들에 대한 각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법원은 뇌종양 병력이 있는 환자에게 응급 상황에서 적절한 진단 및 치료를 하지 못한 의료기관의 과실을 일부 인정하여 손해배상 책임을 부과했습니다. 그러나 환자 본인의 CT 검사 거부 등의 사정을 고려하여 병원 측의 책임을 50%로 제한했습니다. 이는 의료진의 주의 의무와 환자 스스로의 판단 및 행위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의료사고의 특성을 반영한 판결입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