해외 주재 중 사망한 직원의 가족들이 제기한 퇴직금 청구 사건

사망한 근로자 F의 가족들(배우자 A, 자녀 B, C, D)이 F이 근무했던 회사인 주식회사 E를 상대로 미지급된 퇴직금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F은 2011년 10월부터 2021년 3월 사망 시까지 E사에 재직했으나, 2013년 퇴직금 중간정산을 받은 후 태국 현지법인에서 일하며 E사와 현지법인 양쪽에서 급여를 받았습니다. 회사는 중간정산 이후 근로관계가 단절되고 최종 퇴직금은 위로금 성격이라고 주장했으나, 가족들은 계속근로기간과 해외에서 받은 급여를 포함한 평균임금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재산정하여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가족들의 주장을 일부 받아들여 회사에 추가 퇴직금 지급을 명령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사망한 근로자 F의 배우자인 원고 A
• 사망한 근로자 F의 미성년 자녀들인 원고 B, C, D (법정대리인 모 A)
• F이 근무했던 회사인 피고 주식회사 E

분쟁 상황

사망한 근로자 F은 2011년부터 주식회사 E에서 근무하다가 2021년 사망했습니다. F은 2013년에 중간정산 명목으로 퇴직금을 받았고 그 후 태국 현지법인에서 일하며 피고 회사로부터 일부 급여를, 태국 현지법인으로부터 대부분의 급여를 수령했습니다. F 사망 후, 피고 회사는 F의 입사일을 2014년으로 산정하고 국내에서 지급된 급여만을 기준으로 퇴직금을 지급했습니다. 이에 F의 가족들은 F의 근로관계가 2011년부터 사망 시까지 계속되었으며, 태국 현지법인에서 받은 급여도 퇴직금 산정의 기초인 평균임금에 포함되어야 한다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피고 회사는 F이 중간정산으로 인해 근로관계가 단절되었고 태국 현지법인은 별개의 회사이며, 현지법인 급여는 실비변상적 성격이라고 반박하며 퇴직금 추가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핵심 쟁점

주요 쟁점은 사망한 근로자 F이 2013년 퇴직금 중간정산 이후에도 피고 회사와의 근로관계를 계속 유지했다고 볼 수 있는지 여부였습니다. 또한 F이 태국 현지법인에서 근무하며 받았던 급여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에 포함되어야 하는지와 계속근로기간을 어떻게 산정해야 하는지 역시 중요한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망인 F이 2011년 10월 6일 입사한 이래 사망한 2021년 3월 25일까지 피고 회사에 계속 근로를 제공했으며, 다만 2012년 12월 9일 중간정산이 이루어졌으므로 그 다음 날인 2012년 12월 10일부터 사망일까지의 기간을 계속근로기간으로 인정했습니다. 평균임금은 피고 회사와 태국 현지법인에서 지급받은 급여를 합산하여 계산해야 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피고는 원고 A에게 19,569,520원, 원고 B, C, D에게 각 13,046,347원 및 위 각 금액에 대하여 2021년 4월 9일부터 2024년 4월 23일까지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들의 나머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 회사가 사망한 근로자 F의 계속근로기간을 부당하게 단절하여 퇴직금을 적게 산정하고, 해외 현지법인으로부터 지급받은 급여를 평균임금에서 제외한 것은 잘못이라고 보아, 피고 회사에 중간정산 이후의 기간에 대한 추가 퇴직금 및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이로써 사망한 근로자의 가족들은 정당한 퇴직금을 지급받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계속근로기간의 인정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 관련):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8조 제1항은 계속근로기간 1년에 대하여 30일분 이상의 평균임금을 퇴직금으로 지급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망인이 고용보험, 건강보험 등 4대 보험상 피고 회사의 근로자 자격을 유지했던 점, 새로운 근로계약 체결이나 전적 명령에 따른 사직 증거가 없는 점, 피고 스스로 망인을 '주재원'으로 표기했던 점 등을 종합하여 형식적인 중간정산이나 해외 현지법인 근무에도 불구하고 피고 회사와의 실질적인 계속근로관계를 인정했습니다. 이는 근로관계의 실질을 중시하여 형식적인 요소만으로 근로기간 단절을 인정하지 않는다는 취지입니다.2. 평균임금의 산정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 관련): 근로기준법 제2조 제1항 제6호에 따르면 평균임금은 사유 발생일 이전 3개월 동안 지급된 임금 총액을 그 기간의 총 일수로 나눈 금액을 말하며, 이때 임금은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모든 금품을 의미합니다. 피고 회사는 태국 현지법인에서 지급된 급여를 실비변상으로 보아 평균임금 산정에서 제외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그러나 법원은 태국 현지법인으로부터 받은 급여가 망인의 실제 노무 제공에 대한 대가였고, 국내에서 지급된 급여는 4대 보험 혜택을 위한 방편으로 보일 뿐 실질적인 임금은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해외에서 현지 통화로 지급된 급여도 실질적인 근로의 대가라면 퇴직금 산정을 위한 평균임금에 포함될 수 있다는 법리를 적용했습니다.3. 퇴직금 중간정산의 효과: 퇴직금 중간정산이 법적으로 유효하게 이루어진 경우, 해당 중간정산 대상 기간에 대한 계속근로기간은 단절되고, 그 이후부터 새로운 계속근로기간이 기산됩니다. 본 사건에서도 망인이 2012년 12월 9일 중간정산을 통해 퇴직금을 수령했으므로, 법원은 그 다음 날인 2012년 12월 10일부터 사망일까지의 기간을 퇴직금 산정의 계속근로기간으로 인정했습니다.4. 지연손해금의 적용: 근로기준법에 따라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를 위반하여 퇴직금 지급을 지연할 경우 미지급 퇴직금에 대하여 지연 이자가 발생합니다. 법원은 이행 의무의 존부나 범위에 대해 다투는 것이 타당하다고 인정되는 판결 선고일까지는 상법상 이율인 연 6%를,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근로기준법상 이율인 연 20%를 적용하여 퇴직금 지급 의무 위반에 대한 강한 제재를 부과했습니다.

참고 사항

1. 해외 파견 근무 시에는 고용 주체와 급여 지급 주체가 명확하게 누구인지 서면으로 확인해 두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파견 형태나 현지 법인과의 관계를 분명히 해두어야 나중에 근로관계 인정 여부나 퇴직금 산정에서 불이익을 받지 않습니다.2. 퇴직금 중간정산 후에도 실제 근무 형태, 업무 내용, 4대 보험 가입 유지 여부 등에 따라 계속근로기간이 단절되지 않고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단순히 중간정산을 했다는 사실만으로 근로관계가 완전히 끊어졌다고 볼 수는 없습니다.3. 퇴직금 산정 시 평균임금에는 통상적으로 지급되는 모든 임금이 포함될 수 있으며, 명목상 실비변상이라고 주장하더라도 실제 근로의 대가로 지급된 것이라면 임금으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특히 해외에서 현지 통화로 지급받는 급여도 실질적인 근로의 대가라면 평균임금 계산에 포함됩니다.4. 회사가 제시하는 내부 회계 자료나 증거들이 근로자의 실제 근로관계 단절을 증명하기에 충분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근로자의 실제 업무 내용, 지휘·감독 관계, 복리후생 혜택 등 종합적인 사정을 고려하여 판단됩니다.5. 사망한 근로자의 퇴직금은 상속인들에게 상속 지분에 따라 지급됩니다. 배우자는 자녀들보다 50% 더 많은 상속 지분(배우자 1.5, 자녀 각 1의 비율)을 가집니다.6. 퇴직금은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지급되어야 하며, 이를 지연할 경우 지연 이자가 발생합니다. 이자율은 판결 선고일까지 연 6%, 그 이후로는 연 20%로 매우 높을 수 있으니 퇴직금 지급 지연은 피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