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학과 폐과로 인해 직권면직된 대학교수 A가 학교법인 B를 상대로 직권면직 처분의 무효 확인과 밀린 급여 지급을 청구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학교법인 B의 직권면직 처분이 재량권을 남용하고 평등원칙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판단하고 교수 A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C대학교는 정부 재정 지원 제한 가능성 등을 이유로 2014년부터 학과 구조조정을 진행했습니다. 원고 A가 소속되어 있던 H과는 2018년 최하위 학과로 분류되어 모집이 중지되었고 2019년 2월 27일 폐과 처분(2022년 2월 28일 최종 폐과)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 A는 2020년 6월 30일과 2022년 2월 8일 두 차례에 걸쳐 '소속학과 변경심의위원회'에서 직권면직 대상자로 심의되었습니다. 다른 직권면직 대상 교원 11명은 급여 20% 감축 및 자기계발 계획 이행을 조건으로 소속 변경 대상자로 재심사되어 직권면직을 피했으나 원고 A는 그러한 제안서를 제출하지 않았습니다. 학교법인 B는 2022년 2월 24일 원고 A에게 직권면직 처분을 통보했습니다. 원고 A는 이 직권면직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 및 남용하고 평등원칙에 위배되어 무효라고 주장하며 법원에 직권면직 무효 확인 및 그동안 받지 못한 급여에 대한 손해배상을 청구했습니다.
학과 폐과에 따른 대학교원의 직권면직 처분이 학교법인의 재량권 범위 내에서 합리적이고 객관적으로 이루어졌는지 아니면 재량권을 일탈 및 남용하여 무효인지가 주요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직권면직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 평가 기준의 객관성과 다른 교원들과의 평등 원칙 준수 여부 그리고 원고를 다른 학과로 재배치할 가능성이 있었는지 등이 문제 되었습니다.
법원은 피고 학교법인 B가 2022년 2월 24일 원고 A에게 내린 직권면직 처분이 무효임을 확인했습니다. 또한 피고는 원고에게 108,737,400원과 2023년 5월 31일까지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고 2023년 6월 1일부터 원고가 복직할 때까지 매월 발생하는 급여와 이에 대한 연 5%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도록 명령했습니다. 소송비용은 피고가 모두 부담하며 급여 지급 부분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이 판결은 대학교의 학과 폐지 등 구조조정 과정에서 교원을 직권면직할 때 학교법인이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에 따라 공정하게 절차를 진행해야 함을 분명히 했습니다. 교원의 신분 보장이 중요하다는 점을 강조하며 학교가 재량권을 자의적으로 행사하거나 평등 원칙을 위배하여 면직 처분을 내릴 경우 이는 무효가 될 수 있음을 시사합니다. 이는 향후 유사한 구조조정 과정에서 학교법인의 책임과 교원의 권리 보호에 중요한 선례가 될 것으로 보입니다.
이 사건 판결은 교원의 신분 보장과 직권면직의 합리적인 기준에 대한 중요한 법리를 다루고 있습니다.
교원의 신분 보장 (헌법 제31조 제6항, 사립학교법 제56조 제1항 본문, 교육공무원법 제43조 제2항, 교원지위향상을 위한 특별법 제6조 제1항): 이 법령들은 교원이 법률이 정하는 사유 없이 본인의 의사에 반하여 휴직 면직 등 불리한 처분을 받지 않도록 교원의 신분을 두텁게 보호합니다. 이는 교원의 직무상 독립성을 보장하고 교육의 자주성 전문성 정치적 중립성을 지키기 위한 중요한 원칙입니다.
직권면직 사유 및 기준의 합리성 (사립학교법 제56조 제1항 단서, 교육공무원법 제53조 제3항 및 제57조 제3항, 국가공무원법 제70조 제1항 제3호 및 제3항, 지방공무원법 제62조 제1항 제3호 및 제3항): 사립학교법은 학급 학과의 개폐로 폐직이나 과원이 되었을 때를 사립학교 교원의 직권면직 사유로 규정하고 있습니다. 국 공립학교 교원에게 적용되는 국가공무원법과 지방공무원법은 폐직 과원 등을 이유로 직권면직 시 임용형태 업무실적 직무수행능력 징계처분 사실 등을 고려하여 면직 기준을 정해야 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비록 사립학교법에 이러한 세부 기준에 대한 조항이 직접적으로 없지만 대법원은 사립학교에서도 교원의 신분 보장 관점에서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과 근거에 따라 면직 여부를 결정해야 하며 자의적인 면직 처분은 교원 임면에 관한 재량권 일탈 남용으로 무효가 된다고 보았습니다 (대법원 2008다66071 판결 참조).
이러한 법리에 따라 이 사건에서 법원은 학교가 원고를 다른 학과로 재배치할 가능성이 있었음에도 이를 회피했고 직권면직 심의 과정에서 원고에 대한 평가가 객관적인 기준 없이 자의적으로 이루어졌다고 판단하여 직권면직 처분을 무효라고 결정했습니다. 이는 학교의 학과 구조조정 과정에서 교원의 신분 보장을 위한 절차적 정당성과 실질적 합리성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보여주는 판례입니다.
대학교에서 학과 폐지 등 구조조정으로 교원을 직권면직할 때 학교는 다음과 같은 사항에 유의해야 합니다. 첫째 직권면직은 교원의 신분 보장을 두텁게 하는 헌법 및 관련 법령의 취지에 따라 합리적이고 객관적인 기준과 근거에 따라 결정되어야 합니다. 둘째 학교는 직권면직을 회피하기 위해 다른 학과로의 재배치 등 가능한 모든 대안을 적극적으로 검토하고 교원에게 제시해야 합니다. 셋째 직권면직 대상자 선정 과정에서의 교원 평가는 평가 기준의 공정성과 투명성을 확보해야 하며 점수 산정의 변화 등에 대해 명확한 설명을 제공해야 합니다. 넷째 다른 교원들에게는 자기계발 계획 제출 등의 기회를 주면서 특정 교원에게만 그러한 기회를 주지 않아 직권면직하는 것은 평등 원칙에 위배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부당하다고 생각되는 직권면직 처분을 받았다면 법적 절차를 통해 구제를 받을 수 있습니다. 특히 전공 적합성이나 자기계발 계획 이행 여부 등 평가 항목에 대한 학교의 판단이 자의적이지 않았는지 면밀히 살펴볼 필요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