사내협력업체 근로자들이 대기업 직고용을 인정받고 임금 차액을 받은 사건

대기업 A 주식회사의 공장에서 사내협력사업체 소속으로 일하던 많은 근로자들이 실제로는 A 주식회사의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았으므로, 자신들이 A 주식회사의 직접 고용 근로자임을 확인해달라고 주장하며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또한, A 주식회사의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한 임금 기준에 따라 미지급된 임금 차액과 퇴직금 차액을 요구했습니다.

법원은 사내협력사업체와의 계약이 명목상 '도급'이었지만, 실제 근무 환경과 지휘·감독 체계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근로자 파견 관계'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법률 시행 시점에 따라 달라지는 파견법 조항을 적용하여 많은 원고들에 대해 A 주식회사에 직접 고용 관계가 '간주'되거나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했음을 인정했습니다.

결과적으로 법원은 상당수의 원고들이 A 주식회사의 근로자 지위에 있음을 확인하고, A 주식회사에 고용 의사표시를 할 것을 명령했습니다. 더 나아가, A 주식회사는 이들 원고들에게 A 주식회사의 생산기술직(기능직) 근로자와 사내협력사업체로부터 받은 임금의 차액 상당액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다만, 이미 A 주식회사에 입사했거나 정년에 도달한 일부 원고들의 청구는 각하되거나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피고 A 주식회사의 공장에서 냉연강판 생산 관련 지원 업무를 수행한 사내협력사업체 소속 근로자들. 실제로는 A 주식회사의 지휘·감독을 받으며 일했다고 주장하며 직접 고용과 임금 차액을 요구했습니다.
• 피고: A 주식회사. 냉연강판 및 자동차용 강판 등을 생산, 판매하는 대기업으로, 사내협력사업체와 용역도급계약을 맺고 업무를 외주화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분쟁 상황

피고 A 주식회사는 냉연강판 생산 등의 사업을 운영하며, 핵심 공정을 제외한 지원 업무에 대해 여러 사내협력사업체와 용역도급계약을 맺고 업무를 외주화했습니다. 원고들은 이 사내협력사업체에 소속된 근로자들로서 A 주식회사의 공장에서 실제 업무를 수행했습니다. 원고들은 자신들이 비록 사내협력사업체 소속이었지만, 실질적으로는 A 주식회사의 직접적인 지휘·감독을 받으며 A 주식회사의 사업에 편입되어 일했으므로, A 주식회사와 자신들 사이에 근로자 파견 관계가 존재했다고 주장했습니다. 이에 따라 파견법에 의거하여 A 주식회사의 직접 근로자로 인정되어야 하며, A 주식회사의 정규직 근로자와 동등한 임금 및 퇴직금 기준에 따라 미지급된 임금 차액과 퇴직금 차액을 지급받아야 한다고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반면 A 주식회사는 사내협력사업체와의 계약은 정당한 도급계약이며, 자신들은 사내협력사업체의 근로자들을 직접 지휘·감독하지 않았으므로 근로자 파견 관계가 성립하지 않는다고 맞섰습니다.

핵심 쟁점

1. 사내협력사업체 소속 근로자들이 실제로는 '파견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2. 피고(사용사업주)와 원고들(파견근로자) 사이에 직접 고용 관계가 '간주'되거나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하는지 여부.
3. 직접 고용 관계가 인정될 경우, 피고의 정규직 근로자와 동일한 기준으로 산정된 임금과의 차액, 그리고 퇴직금 차액을 지급해야 하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일부 원고의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 각하:

   • 이미 피고에 입사한 원고 D의 청구는 확인의 이익이 없어 각하되었습니다.
   • 정년에 도달한 원고 B, C, E의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도 정년 도과로 지위 회복이 불가능하여 각하되었습니다.

2. 근로자 지위 확인 및 고용 의사표시 의무 인정:

   • 법원은 피고와 사내협력사업체 간의 용역도급계약이 실질적으로 '근로자 파견 계약'에 해당한다고 판단했습니다.
   • 1998년 7월 1일 시행된 제정파견법 적용 대상 원고들(2005년 6월 30일 이전 파견근로 개시)에 대해서는 파견근로 개시일로부터 2년이 지난 시점부터 '직접 고용이 간주'된다고 확인했습니다.
   • 2007년 7월 1일부터 2012년 8월 1일 사이에 파견근로를 개시한 원고들에 대해서는 구 파견법에 따라 파견기간 2년이 만료된 다음 날부터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한다고 보아, 피고에게 고용 의사표시를 하라고 명령했습니다.
   • 2012년 8월 2일 이후 파견근로를 개시한 원고들에 대해서는 개정 파견법에 따라 피고에게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한다고 보아 고용 의사표시를 하라고 명령했습니다.
   • 정년이 도과했거나 이미 피고에 의해 직접 고용된 일부 원고들에 대한 고용 의사표시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3. 임금 차액 및 지연손해금 지급 명령:

   • 피고는 직접 고용 관계가 성립한 날 또는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한 날 이후부터 원고들이 피고의 생산기술직 근로자(기능직 근로자)로서 받을 수 있었던 임금(기준임금)과 사내협력사업체로부터 받은 임금의 차액 상당의 미지급 임금 또는 손해배상금을 지급할 의무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피고는 원고들에게 별지6-1 '인용금액표'에 기재된 임금 차액 및 각 해당 금액에 대하여 2019년 10월 1일부터 2022년 7월 21일까지는 연 6%의,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12%의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명령했습니다.
   • 퇴직금 차액 청구는 대부분 기각되었으며, 특히 원고 F의 경우 인정되는 임금 및 퇴직금 차액에서 기존 통상임금 소송 인용금액 등을 공제하면 남는 것이 없어 기각되었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대기업이 사내협력사업체와의 용역도급계약을 통해 사실상 파견근로를 운영해 온 경우, 해당 근로자들에게 직접 고용의 책임과 정규직에 준하는 임금 차액을 지급해야 한다는 점을 명확히 했습니다. 이는 불법 파견에 대한 사용자의 책임을 강화하고, 파견근로자의 고용 안정과 근로조건 보호에 기여하는 중요한 판례로 평가됩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파견근로자보호 등에 관한 법률(파견법)​:
   • 근로자파견의 정의: 파견사업주가 근로자를 고용한 후 그 고용관계를 유지하면서 사용사업주의 지휘·명령을 받아 사용사업주를 위한 근로에 종사하게 하는 것을 말합니다. 본 사건에서는 사내협력사업체와 맺은 '용역도급계약'의 명칭에도 불구하고, 실질적인 근로관계가 사용사업주인 A 주식회사의 직접적인 지휘·명령 아래 이루어졌다고 보아 근로자파견으로 판단되었습니다.
   • 직접고용간주 규정 (제정 파견법 제6조 제3항)​: 1998년 7월 1일 시행된 제정 파견법에 따르면, 사용사업주가 2년을 초과하여 계속적으로 파견근로자를 사용하는 경우, 2년의 기간이 만료된 날의 다음 날부터 파견근로자를 고용한 것으로 간주합니다. 이 규정은 파견근로자가 일정 기간 이상 사용사업주의 사업장에서 근무하면 자동으로 사용사업주의 정규직 근로자가 되는 효과를 발생시킵니다. 본 사건에서는 2005년 6월 30일 이전에 파견근로를 개시한 원고들에게 이 규정이 적용되었습니다.
   • 직접고용의무 규정 (구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1항)​: 2006년 12월 21일 개정된 구 파견법과 2012년 2월 1일 개정된 개정 파견법은 직접고용간주 규정을 대체하여 사용사업주에게 일정한 경우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할 의무를 부과했습니다. 즉, 파견 기간 제한을 위반하거나 불법 파견이 발생한 경우 사용사업주는 해당 파견근로자를 직접 고용해야 합니다. 이 의무가 발생하면 근로자는 사용사업주를 상대로 고용 의사표시를 갈음하는 판결을 구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2007년 7월 1일 이후에 파견근로를 개시한 원고들에게 이 규정이 적용되었습니다.
   • 근로조건의 동일성 원칙 (제정 파견법 제21조, 구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 제1호, 개정 파견법 제6조의2 제3항 제1호)​: 사용사업주에게 직접 고용되거나 직접 고용 의무가 발생한 파견근로자의 근로조건은 사용사업주의 근로자 중 해당 파견근로자와 동종 또는 유사업무를 수행하는 근로자에게 적용되는 취업규칙 등에서 정하는 근로조건과 동일하게 적용되어야 합니다. 이는 차별적 처우를 금지하고 공평의 원칙에 따라 근로조건을 보장하려는 취지입니다.
2. 근로자파견 판단 기준: 법원은 계약의 명칭이나 형식에 구애받지 않고, 다음과 같은 실질적인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자파견 여부를 판단합니다.
   • 업무수행에 대한 지휘·명령: 사용사업주가 해당 근로자에게 업무수행 자체에 관하여 구속력 있는 지시를 하는지 여부.
   • 사업의 실질적 편입: 해당 근로자가 사용사업주 소속 근로자와 하나의 작업집단으로 구성되어 공동 작업을 하는 등 사용사업주의 사업에 실질적으로 편입되었는지 여부.
   • 원고용주의 독자적 권한 행사 여부: 원고용주(사내협력사업체)가 근로자의 선발, 교육, 훈련, 작업·휴게시간, 휴가, 근무태도 점검 등 인사관리에 관한 결정 권한을 독자적으로 행사하는지 여부.
   • 업무의 전문성·기술성: 계약의 목적이 구체적으로 범위가 한정된 업무의 이행으로 확정되고, 해당 근로자가 맡은 업무가 사용사업주 소속 근로자의 업무와 구별되며, 그러한 업무에 전문성·기술성이 있는지 여부.
   • 원고용주의 독립적 기업조직·설비 보유 여부: 원고용주가 계약의 목적 달성을 위해 필요한 독립적 기업조직이나 설비를 갖추고 있는지 여부.
3. 고용상 연령차별금지 및 고령자고용촉진에 관한 법률 (구 고령자고용법) 제19조: 사업주는 근로자의 정년을 60세 이상으로 정해야 하며(제1항), 60세 미만으로 정한 경우 60세로 정한 것으로 간주됩니다(제2항). 이 사건에서는 일부 원고들이 변론종결 당시 이미 만 60세 정년을 도과하여 근로자 지위 확인 청구의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는 근거가 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1. 실질적 근무 관계 확인: 계약서상 명칭이 '도급'이더라도 실제 근무 형태가 사용사업주의 직접적인 지휘·감독 아래 이루어졌다면 '근로자 파견'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업무 지시의 구체성, 작업 시간 및 장소의 일치 여부, 인력 운용의 독립성, 기술 및 설비의 제공 주체 등을 면밀히 살펴보세요.
2. 사내협력업체 운영의 독립성 판단: 협력업체가 고유한 기술이나 자본 없이 단순히 인력만 제공하는 역할에 그치거나, 이윤 창출 및 손실 위험을 독자적으로 부담하지 않는 경우, 그리고 사용사업주가 협력업체 근로자들의 채용, 징계, 근태 관리 등에 상당한 영향력을 행사했다면 불법 파견의 가능성이 높습니다.
3. 사업주 변경 시 고용 승계 여부: 사내협력업체가 폐업하거나 변경될 때, 근로자들이 별도의 채용 절차 없이 기존 업무를 그대로 승계하여 계속 근무한 경우 이는 실질적인 사용자 변경이 없었음을 뒷받침하는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4. 임금 및 근로조건 비교: 직접 고용이 인정될 경우, 사용사업주의 동일 또는 유사 업무를 수행하는 정규직 근로자와 비교하여 근로조건(임금, 수당, 복리후생 등) 차별이 있었는지 확인하고 그 차액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5. 법률 적용 시점 확인: 파견법은 여러 차례 개정되었으므로, 파견근로를 시작한 시점에 따라 적용되는 법률(제정 파견법, 구 파견법, 개정 파견법)과 그에 따른 '직접 고용 간주' 또는 '직접 고용 의무'의 내용이 달라질 수 있습니다. 자신의 근무 개시 시점을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6. 정년 도과 및 재고용 여부: 이미 정년에 도달했거나 사용사업주에 의해 직접 고용된 경우에는 근로자 지위 확인 또는 고용 의사표시 청구가 각하될 수 있습니다. 다만, 과거의 임금 차액 청구는 별도로 고려될 수 있습니다.
7. 증거 자료 확보: 근무 시작 및 종료일, 실제 업무 내용 및 지시 과정, 근무 시간, 사내협력업체의 변경 내역, 임금 수령 내역, 사용사업주의 직원들과의 업무 혼재 여부 등 관련된 모든 증거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