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파트 분양 계약 해제 및 손해배상 청구 사건

원고는 피고가 분양한 아파트의 소유권이전등기를 주장하며, 주위적으로는 대상청구를, 예비적으로는 채무불이행으로 인한 손해배상 청구를 하였습니다. 원고는 피고가 제3자에게 아파트를 양도하여 소유권이전등기 의무 이행이 불가능해졌다고 주장했습니다. 하지만 법원은 원고 측의 매매대금 지급 의무 불이행으로 인해 피고가 적법하게 계약을 해제했으므로, 피고의 소유권이전등기 의무가 소멸했다고 판단하고 원고의 모든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사건 아파트의 매수인의 지위를 승계하였다고 주장한 당사자입니다.
• 피고 주식회사 B: 광주 광산구에 'E' 아파트를 신축하여 분양한 시행사입니다.
• H: 주식회사 G의 대표이사로, 피고와 이 사건 아파트 공급계약을 체결하고, 이후 원고와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승계계약을 체결한 당사자입니다.
• F 주식회사: H이 대표로 있던 G 주식회사에 골재를 공급받았으며, 피고로부터 물품대금을 정산받을 채권자였습니다.
• K: 피고로부터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를 받은 제3자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 주식회사 B는 광주 광산구에 'E' 아파트를 신축하여 분양하는 회사였고, 원고 A는 골재채취업을 영위하는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였습니다. H은 G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 G은 F 주식회사에 골재를 공급했습니다. 피고는 F 주식회사에 대한 물품대금 채무가 있었는데, F의 제안에 따라 H과 이 사건 아파트(I호)에 대한 공급계약을 체결했습니다. H은 2017년 12월 27일 원고와 이 아파트를 2억 5천 5백만 원에 매도하는 '승계계약'을 체결하면서, 특약으로 '부동산 매매금은 모래대금으로 상계처리하기로 하였음, 부동산 매매 시 현금으로 모래대금 정산하기로 하였음'이라고 기재했습니다. 피고는 원고의 요청으로 공급계약서 '양수인'란에 원고의 인적사항을 기재하고 시행사 도장을 날인했습니다. 하지만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가 대물변제된 것이므로 매매대금 납부 의무가 없다고 주장하며 소유권이전등기를 요구했습니다. 반면 피고는 매매대금이 입금되어야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줄 수 있다고 답변했으나, 원고의 입장 변화가 없자 2018년 7월 12일 H과 원고에게 매매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이 사건 공급계약의 해제를 통지했습니다. 원고가 해제 근거를 묻자, 피고는 F에 대한 대물지급 약정이 있었으나 F이 H을 계약자로 지정했고, H과 원고 사이의 매매계약에 따른 매매대금 거래가 없어 계약이 무효라는 취지로 답변했습니다. 결국 피고는 2018년 7월 26일 이 사건 아파트를 제3자 K에게 소유권이전등기해 주었습니다. 이에 원고는 H을 사기 혐의로 고소했으나, 검찰은 H에 대해 '혐의 없음(증거불충분)'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후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이 사건 소송을 제기하여, 아파트 소유권이전등기 의무의 이행불능에 따른 매매대금 2억 5천 5백만 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청구했습니다.

핵심 쟁점

1. 피고와 H(또는 원고) 사이의 아파트 공급계약이 피고의 F 주식회사에 대한 물품대금 채무를 대신 갚는(대물변제) 성격의 계약이었는지, 그리고 그 매매대금 지급 의무가 면제되는지 여부.
2. 원고가 매매대금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아 피고가 계약을 해제한 것이 적법한지 여부.
3. 피고가 원고에게 매매대금 납부 여부와 상관없이 소유권이전등기를 약속했는지 여부.
4. 이러한 쟁점들을 바탕으로 피고에게 소유권이전등기 의무 불이행에 따른 대상청구 또는 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 의무가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주위적 청구(대상청구)와 예비적 청구(채무불이행에 따른 손해배상)를 모두 기각하며, 제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법원의 주요 판단 근거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계약 해제의 적법성: 피고와 H(및 승계인인 원고) 사이의 이 사건 아파트 공급계약은 처분문서인 계약서 상 매수인의 매매대금 지급 의무가 명시되어 있으며, 완납되었다는 내용이 없었습니다. 원고는 아파트가 대물변제된 것이므로 매매대금 납부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원고가 상당 기간 매매대금을 지급하지 않고 이행을 거절했음을 인정했습니다. 따라서 피고가 2018년 7월 12일 매매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계약 해제를 통지한 것은 적법하다고 보았습니다.
2. 대물변제 주장 불인정:
   • 이 사건 공급계약서에는 매매대금 지급 의무만 명시되어 있고, 완불되었다는 내용이나, 피고가 원고에게 매매대금 지급 의무가 없음을 확인해 준 자료가 없었습니다.
   • 동일한 방식으로 체결된 다른 아파트(O호)의 공급계약에서는 실제로 매매대금 2억 5천 7백만 원이 입금되고 피고가 그 돈으로 F 주식회사에 채무를 변제한 사실이 있었습니다.
   • F 주식회사 측 증언에 따르면, 대물변제 시 발생할 취득세 등 부담을 우려하여 매수인이 분양대금을 지급하면 피고가 F에 채무를 변제하기로 합의했다고 진술했습니다.
   • 원고가 주장한 물품대금 채권액(1억 9천 92만 1천 9백 원 ~ 2억 1천만 원)과 아파트 매매대금(2억 5천 5백만 원) 사이에 차이가 있었고, 원고 스스로도 차액 문제에 대해 언급하며 채권 담보 목적임을 시사하는 발언을 했습니다.
   • 대물변제는 등기가 완료되어야 성립하는 요물계약인데, 이 사건에서는 채권채무 종류와 액수에 대한 정산 합의가 이루어지지 않았으며, 대물변제가 성립되기 전에 피고가 매매대금 미지급을 이유로 계약을 해제했으므로 대물변제 예약에 따른 소유권이전등기 의무는 소멸했다고 판단했습니다.
3. 별도 소유권이전등기 약정 불인정: 원고가 제출한 녹취록 등만으로는 피고가 매매대금 납부 여부와 무관하게 소유권이전등기를 해주기로 약정했다는 점을 인정하기에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녹취록은 대화의 일부만 포함되어 맥락을 파악하기 어려웠고, 피고 측 증인은 원고에게 분양대금 납부 의무를 수차례 고지했다고 진술했습니다. 결론적으로, 이 사건 공급계약은 매수인 측의 매매대금 지급 의무 불이행으로 적법하게 해제되었고, 피고의 소유권이전등기 의무는 소멸했으므로, 원고의 모든 청구는 이유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결론

원고가 제기한 아파트 매매대금에 대한 주위적 대상청구 및 예비적 채무불이행 손해배상 청구는 모두 기각되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는 이 사건 아파트에 대한 소유권이전등기나 그에 갈음하는 매매대금 상당의 금원을 받을 수 없게 되었으며, 항소 제기 이후의 소송비용 또한 원고가 부담하게 되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민법 제543조 (해제권)​: 계약 또는 법률의 규정에 의하여 당사자의 일방이나 쌍방이 해제 또는 해지할 권리가 있는 때에는 그 해제 또는 해지는 상대방에 대한 의사표시로 한다고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 측이 매매대금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자 계약 해제를 통지했고, 법원은 이를 적법한 해제권 행사로 보았습니다.
• 민법 제548조 (해제의 효과)​: 계약이 해제되면 각 당사자는 상대방에 대하여 원상회복의 의무를 지며, 제3자의 권리를 해하지 못한다고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 계약이 적법하게 해제되었으므로, 피고의 소유권이전등기 의무는 소멸하게 됩니다.
• 민법 제466조 (대물변제)​: 채무자가 채권자의 승낙을 얻어 본래의 채무이행에 갈음하여 다른 급여를 한 때에는 변제와 같은 효력이 있다고 규정합니다. 법원은 대물변제가 현실적인 급부를 요구하는 요물계약이며, 부동산 소유권 이전의 경우 등기 완료 시에 비로소 성립한다고 보았습니다. 즉, 단순히 대물변제 약정만으로는 기존 채무가 소멸하지 않으며, 등기까지 마쳐져야 그 효력이 발생합니다.
• 처분문서의 증명력: 법원은 처분문서(계약서)의 진정성립이 인정되면, 특별한 반증이 없는 한 그 문서에 기재된 문언대로의 의사표시의 존재와 내용을 인정해야 한다고 판시합니다. 이는 계약서에 명시되지 않은 구두 약정이나 의도를 주장하기 어렵게 만듭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계약서에 매매대금 지급 의무가 명시되어 있고 완납되었다는 기재가 없는 점을 중요한 근거로 삼았습니다.
• 이행지체 및 이행거절: 채무자가 계약 내용에 따라 채무를 이행할 수 있는데도 그 이행을 하지 않는 것을 이행지체라고 합니다. 또한, 채무자가 자신의 채무를 이행하지 않겠다는 의사를 명백히 표시하는 것을 이행거절이라고 합니다. 이행지체나 이행거절이 있으면 상대방은 계약을 해제하고 손해배상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가 매매대금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고 대물변제 주장을 하며 사실상 이행을 거절한 것으로 보아 피고의 해제가 정당하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대상청구권: 채무자의 이행불능으로 인해 채무자가 대상 이득(예: 보험금, 손해배상금 등)을 얻었을 때, 채권자가 채무자에 대하여 그 대상 이득의 반환을 청구하는 권리입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의 소유권이전등기 의무 자체가 소멸했다고 보았으므로, 이행불능을 전제로 하는 대상청구는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 계약서의 중요성: 모든 계약 내용은 명확하게 서면으로 작성하고, 구두 합의에만 의존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대금 지급 방식이나 대물변제와 같은 중요한 사항은 계약서에 상세히 기재되어야 합니다. 본 사건처럼 처분문서인 계약서의 문언이 구두 주장보다 우선한다는 점을 기억해야 합니다.
• 대물변제의 요건: 대물변제는 원래 갚아야 할 채무 대신 다른 재산으로 갚는 계약인데, 부동산 대물변제의 경우 소유권이전등기가 완료되어야만 성립하며 기존 채무가 소멸합니다. 단순히 대물변제를 하기로 약정했다는 것만으로는 채무가 소멸하거나 소유권이 자동으로 이전되는 것이 아니므로, 등기 완료 여부를 반드시 확인해야 합니다.
• 채권-채무 관계의 명확화: 여러 당사자가 얽혀 채권-채무 관계가 복잡한 경우, 각 당사자 간의 채권과 채무의 종류, 금액, 정산 방식 등을 명확히 합의하고 문서화해야 합니다. 채권액과 대물변제로 제공되는 목적물의 가치에 차이가 있다면, 그 차액에 대한 처리 방안도 미리 정해야 합니다.
• 계약 이행의 거절 또는 지체: 계약에서 정한 의무, 특히 매매대금 지급 의무를 이행하지 않거나 이행을 명백히 거절할 경우, 상대방은 계약을 해제할 수 있습니다. 계약이 해제되면 그로 인해 소멸하는 권리와 의무를 명확히 이해하고 대응해야 합니다.
• 제3자 양도의 위험: 부동산 매수인이 소유권이전등기를 마치지 않은 상태에서 매도인이 해당 부동산을 다른 제3자에게 넘겨주면, 매수인은 부동산 소유권을 취득하기 어려워집니다. 등기를 통한 권리 확보가 매우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