업무상 과로로 인한 뇌졸중 및 치매 산재 인정 사건

1967년생 근로자가 51세에 헤르페스 바이러스성 수막뇌염에 이어서 뇌경색증과 치매가 발병하자 근로복지공단에 요양급여를 신청하였습니다. 그러나 공단은 뇌경색증과 치매가 주된 질병인 수막뇌염에 따른 증상에 불과하므로 별개의 독립적인 업무상 질병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요양 불승인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근로자는 불승인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근로자의 손을 들어주어 뇌경색증과 치매를 독립적인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근로자 A: 51세에 헤르페스 바이러스성 수막뇌염 발병 후 뇌경색증 및 치매를 진단받아 근로복지공단으로부터 요양 불승인 처분을 받은 당사자
• 근로복지공단: 근로자 A의 뇌경색증 및 치매를 별개의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하지 않고 요양 불승인 처분을 내린 기관

분쟁 상황

51세 근로자 A는 헤르페스 바이러스성 수막뇌염에 걸린 후 뇌경색증과 치매까지 발병했습니다. 근로복지공단은 이 뇌경색증과 치매를 수막뇌염의 증상으로 판단하여 요양 불승인 처분을 내렸고 근로자는 이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근로자는 발병 직전 과도한 업무로 인해 신체적, 정신적 부담이 컸다고 주장하며 이로 인해 뇌경색증과 치매가 유발되거나 악화되었다고 보았습니다.

핵심 쟁점

헤르페스 바이러스성 수막뇌염 발병 후 발생한 뇌경색증과 치매가 기존 질병의 증상에 불과한지 아니면 업무와의 상당한 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독립적인 업무상 질병으로 보아 요양급여를 승인해야 하는지 여부가 이 사건의 핵심 쟁점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근로복지공단의 항소를 기각하고 원고인 근로자의 뇌경색증과 치매를 독립적인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해야 한다는 제1심 판결을 유지했습니다. 법원은 뇌경색증과 치매가 한국표준질병·사인분류상 바이러스 수막뇌염과는 별개의 질병으로 분류되며, 발병 전 근로자의 업무량, 시간, 강도, 책임 및 업무 환경 변화 등을 고려할 때 육체적·정신적 부담이 뇌수막뇌염과 겹쳐 뇌경색증 및 치매를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고 보았습니다.

결론

이 판결은 업무상 재해 인정 시 질병 간의 인과관계 판단에 있어 의학적·자연과학적 명확성을 넘어선 상당인과관계의 추정 가능성을 재확인하고, 기존 질병의 진행 과정에서 발생한 새로운 질병이라 하더라도 업무와의 관련성이 인정되면 별개의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받을 수 있다는 점을 분명히 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의 업무상 재해 인정 기준과 관련된 법리를 다룹니다.

• 산업재해보상보험법상 업무상 재해의 인과관계: 근로자의 업무수행 중 그 업무에 기인하여 발생한 질병을 의미하며 업무와 질병 사이에 인과관계가 있어야 합니다. 이 인과관계는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업무상의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을 유발 또는 악화시켰다면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보아야 합니다. 또한 평소에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했던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이 원인이 되어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경우에도 인과관계가 인정됩니다. (대법원 2006. 3. 9. 선고 2005두13841 판결 등 참조)
• 업무상 질병 인정 기준 (구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시행령 [별표 3])​: '뇌경색'은 뇌혈관 질병 중 하나로 업무상 질병으로 명시되어 있습니다. 또한 명시되지 않은 뇌혈관 질병이나 심장 질병의 경우에도 유발 또는 악화가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면 업무상 질병으로 봅니다. 이 외의 질병이라도 근로자의 질병과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경우에는 업무상 질병으로 인정합니다.
• 요양급여의 범위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0조 제2항, 제4항)​: 요양급여는 원칙적으로 요양 승인을 받은 해당 질병에 한하여 지급됩니다. 이는 주된 질병 외에 발생한 새로운 질병을 별도로 인정받아야 할 법적 필요성을 보여줍니다.
• 새로운 질병의 발생 시 요양급여 신청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49조 제2호)​: 업무상 재해로 요양 중인 근로자가 해당 질병이 원인이 되어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여 요양이 필요한 경우 요양급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본 판례에서는 뇌수막뇌염의 진행 과정에서 발병한 뇌경색증이나 치매가 업무와의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는 별도의 질병으로 판단되어 추가 요양급여 신청이 가능함을 시사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업무상 과로나 스트레스가 질병의 주된 발생 원인과 직접적인 관련이 없더라도 기존 질병을 유발하거나 악화시켰다면 업무와 질병 간의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업무와 질병 사이의 인과관계는 반드시 의학적·자연과학적으로 명백히 입증되어야 하는 것은 아니며 여러 사정을 고려하여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추정되는 경우에도 인정될 수 있습니다.
• 평소 정상적인 근무가 가능했던 기초 질병이나 기존 질병이 직무의 과중 등으로 인해 자연적인 진행 속도 이상으로 급격하게 악화된 경우에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 질병 분류표상 별개의 질병으로 분류되는 경우, 주된 질병의 단순한 증상으로만 보기는 어려울 수 있습니다.
• 이미 업무상 재해로 요양 중인 질병이 원인이 되어 새로운 질병이 발생하여 요양이 필요한 경우, 추가적인 요양급여를 신청할 수 있습니다.
• 후유증 치료가 주 질병의 요양에 필요한 범위를 넘어설 경우, 법적 안정성을 확보하기 위해 별도의 질병으로 인정받는 것이 유리할 수 있습니다.
• 인과관계는 보통평균인이 아닌 해당 근로자의 건강과 신체 조건을 기준으로 판단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