최근 현대로템이 방산 사업에만 의존하지 않고 철도 부문에서 대규모 수주에 성공하며 새로운 성장 모멘텀을 만들어가고 있습니다. 특히 올해 상반기에만 3조 원대의 레일 솔루션 수주를 기록했는데, 예전처럼 손해 보는 프로젝트에 무작정 뛰어드는 것이 아니라 철저한 리스크 검토와 투명한 수주 심의 절차를 거치며 체질을 개선한 점이 큰 비결입니다.
프랑스 알스톰, 중국 중처(CRRC)와 같은 철도 차량 업계의 강자들을 제치고 모로코에서 2조 2,027억 원짜리 2층 전동차 공급 계약을 따낸 현대로템의 수주는 눈여겨볼 만합니다. 미·중 무역 갈등도 현대로템에는 깜짝 호재가 되고 있습니다. 미국과 일본 등 주요 철도 교체 수요 지역에서 중국 업체 입찰이 제한되며 현대로템 수주 가능성이 더 좋아졌기 때문입니다.
사실 전 세계적으로 특별한 신시장이랄 것은 없습니다. 다만 오래된 전동차를 바꾸려는 교체 수요와 각종 국제 행사에 맞춰 철도 인프라를 확대하려는 수요가 꽤 많습니다. 2028년 LA 올림픽, 2030년 모로코 월드컵, 그리고 2032년 브리즈번 올림픽 행사에 맞춰 철도 차량을 납품한다니, 경기 전 인프라가 붕괴되지 않게 만반의 준비인 셈입니다.
재무 데이터도 눈에 띄게 좋아지고 있습니다. 지난해에는 영업손실과 매출이 연속 감소했으나, 올해 1분기 매출이 전년 대비 무려 46% 증가했고 2분기 추가 수주 소식까지 더해지며 영업 흑자 전환 가능성까지 전문가들은 점치고 있습니다.
한편, 중국의 철도 그룹이 미국에서 밀려났습니다. 미 국방부 블랙리스트에 올랐다는 이유로 예루살렘 트램 사업마저 중단당했으니, 안보를 이유로 한 국제 무역 분쟁이 경쟁 기업에 어떤 타격을 줄 수 있는지 극명하게 보여준 사례입니다. 이런 이유로 현대로템이 안전판 역할을 톡톡히 할 수 있다고 전문가들은 진단합니다.
KTX-이음 2세대 모델 개발과 국내 코레일에 조기 납품을 통해 보여준 기술력과 국내 부품 국산화율을 90% 이상 유지하는 한층 안정된 공급망이 현대로템 수출 경쟁력의 핵심이자 무색한 전략입니다. 해외 여러 국가에 철도 시스템과 차량을 납품하며 네트워크를 확장하는 중이니 앞으로도 철도 사업에 관심을 가질 만합니다.
자, 여러분! 여기서도 알 수 있듯, 철도처럼 부피가 크고 긴 시간이 투입되는 사업에서도 투명한 수주 심사와 안정적인 공급망 확보, 국제 정치 상황까지 꼼꼼히 따지지 않으면 대박이 아닌 쪽박 날 수 있습니다. 특히 철도처럼 인프라 분야에 발 벗고 나서는 사업은 한 번 놓치면 몇 년, 아니 몇십 년을 셈 치고 말아야 할지도 모릅니다.
그렇다면 앞으로 한국 기업의 해외 인프라 수주는 어떤 방향으로 전개될까요? 적당히 눈감는 그런 얕은 수주 관행은 이제 통하지 않는다는 점! 여러분이 어떤 철학으로 내 사업 경쟁력을 다져야 할지 생각해 보는 시간이 되었으면 합니다. 놓치면 손해입니다!
법조계 출신의 시니컬 시선으로 바라본 인프라 비즈니스의 뒷그림