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여러분, 아이스크림을 먹을 때 그 새하얀 색깔 혹시 왜인지 궁금했던 적 있으신가요? 과일 맛이나 초콜릿 맛을 결정짓는 것만큼이나 중요한 건 바로 눈길을 사로잡는 색감입니다. 그 하얀 빛을 만들어내는 주인공은 다름 아닌 ‘이산화티타늄’! 뭔가 무슨 화학약품 같아 보이지만, 실제로 아이스크림, 껌, 케이크 장식, 심지어 화장품과 의약품에도 쓰이는 다재다능한 착색제랍니다.
이산화티타늄은 빛을 흡수하거나 산란시키는 성질 덕분에 자외선을 막는 자외선 차단제에도 사용되고, 약도 코팅해 약효를 보호하는 역할도 해요. 하지만 너무 작은 ‘나노 입자’가 되면 얘기가 조금 달라지는데요. 이 작은 입자가 피부를 통과해 혈액 속으로 스며들어 우리 몸속 DNA를 괴롭힐 수도 있다는 무시무시한 연구 결과들이 속속 나오고 있답니다.
2017년 프랑스 연구에서는 쥐에게 이산화티타늄이 들어간 식수를 먹이고 100일이 지나 양성 전암성 병변 발생률이 무려 40%에 달한다는 충격적인 결과가 보고됐어요. 이 때문에 프랑스와 유럽연합은 식품 속 이산화티타늄 사용을 전면 금지했고, 국제암연구소도 미세한 입자 흡입 시 발암 가능성을 경고하고 있습니다. 하지만 미국, 캐나다 등 다른 나라들은 아직도 특정 범위 내 사용을 허용하고 있어 입증된 해답은 아직 없답니다.
문제는 이산화티타늄이 식품뿐 아니라 국내에서만 약 7600여 개나 되는 의약품에 필수로 사용되고 있다는 점! 약을 코팅해서 모양을 유지하고 안정성을 높이는 데 이만한 대체제가 없다 보니, 전 세계 제약사들이 이와 비슷한 성능을 갖는 대신물질을 찾기 위해 연구에 박차를 가하고 있답니다. 탄산칼슘, 인산칼슘, 전분 등 후보가 있지만 아직 완벽한 검증 단계는 아니에요.
최근 국내 보건 당국도 장기적인 위험성 평가와 함께 대체물질 개발에 대한 필요성을 인정하며 움직이고 있습니다. 우리도 언젠가 투명하고 안전한 하얀색 아이스크림과 약을 만날 날이 머지않았겠죠?
한 입의 달콤함 뒤에 숨겨진 과학과 건강, 그리고 변화의 움직임! 평범한 듯 흔한 착색제 한 가지에도 이렇게 재미있는 이야기가 숨어있답니다. 다음 번 아이스크림이나 약 하나 챙길 때 잠시 이 이야기를 떠올려 보세요!