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겨울이면 울릉도 가는 배가 멈출 때가 있어요. '뉴씨다오펄호'라는 여객선이 정기 검사를 받느라 2주나 멈춰서면서 주민들은 말 그대로 길이 끊긴 셈이죠. 그런데 이게 단순히 배 한 척 쉬는 문제가 아니라 주민들의 기본적인 이동권과 생활권 이슈가 된다는 점에서 무시 못할 일입니다.
경북도가 긴급하게 투입한 '썬라이즈호'는 쌍동형 쾌속선으로 442명까지 탈 수 있고 운항 시간도 3시간 40분 정도 걸리는데 기존 선박보다 시간이 3시간이나 단축돼서 주민들에게는 분명 큰 도움이 됩니다. 하지만 이 '임시 방편'이 의미하는 현실은 더 시니컬하죠. 겨울철마다 운송이 불안하다니 생활에 지장 없는 곳이 어딜까요?
여객선사가 비용 부담을 나누고 경북도와 해경까지 나서면서 겨우 위기를 넘겼지만 근본적인 문제 해결은 아직 멀었습니다. 선사 입장에선 겨울철 비수기가 경영 악화로 직결되니 선박 운항을 줄이는 게 당연한 선택일 수밖에요. 하지만 그 결과는 결국 주민에게 돌아옵니다.
여기에 지역 경제도 타격을 받으니 선사, 지방정부, 중앙부처 간에 책임 분담과 현실적인 지원책이 필수적입니다. 경북도가 중앙부처에 동절기 보조항로 지정과 운항 결손금 지원을 공식 건의한 것은 최소한의 생존책으로 볼 수 있겠죠.
최영숙 환동해지역본부장은 "주민 이동권은 보장돼야 할 기본권"이라고 말합니다. 아주 당연한 말인데 냉정히 따져볼 때 이동권이 기본권으로 인정받아도 상시적이고 안정적인 운송 서비스를 제공하려면 결국 돈이 필요하다는 현실이 문제입니다.
내년 1월부터는 여객선 운임 일부를 지원하는 정책도 시작된다니 겨울철 울릉도 가는 길이 조금은 덜 막힐 것 같은데요. 문제는 이런 정책이 일시적인 패치에 그치지 않고 지속 가능한 체계로 자리 잡아야 한다는 점입니다.
울릉도 주민과 관광객 모두가 안전하고 편리하게 뱃길로 오갈 수 있는 그 날까지, 이번처럼 '임시 대책'이 아닌 근본 해결책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