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최근 대한민국 사회는 존중의 결여 현상이 광범위하게 나타나고 있습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교사와 학생 간 상호 신뢰 저하가 두드러지고 정치권에서는 상호 비방과 공격이 일상화되었습니다. 이는 치열한 경쟁과 ‘싸워야 산다’는 사회 분위기 속에서 존중에 대한 여유가 사라졌기 때문입니다. 사회 구성원 간 인간적 유대가 약화하면서 공동체 결속력이 크게 위험해지고 있음을 알 수 있습니다.
정치는 권력 경쟁과 주도권 싸움으로 점철되고, 진정한 국민 행복에 대한 고민은 희미한 상태입니다. 인격과 내공의 부재는 말싸움만 난무하는 정치 문화를 낳았습니다. 교육 현장에서는 스승과 학생 모두 존중의 마음이 부족해 학생 인성 교육의 실질적 부재가 문제입니다. 교직의 안정성과 연금 혜택이 주된 동기라는 현실은 교육의 본질적 가치 하락으로 이어지고 있습니다.
르네상스 이후 확산된 개인주의는 전통적 공동체 정신을 붕괴시키고 현대 사회에서 가족 내 경쟁으로까지 번졌습니다. 특히 세대 간 이해 부재는 사회 갈등의 중요한 원인입니다. 이웃 간 소통이 단절되고 각 세대가 타인을 경쟁 대상으로 보는 현상은 인간관계의 존중을 크게 약화시키고 말았습니다.
익명성 뒤에 숨은 온라인상의 막말과 비난 문화는 사회 전반의 상처와 불신을 심화시키고 있습니다. 이는 극단적 행동으로 이어져 한국 OECD 국가 중 자살률 1위라는 안타까운 결과를 낳았습니다. 온라인 공간과 현실 세계의 불신은 상호 존중 문화를 더욱 멀어지게 만드는 요인입니다.
동양철학적으로 존중은 자기 내면의 마음가짐에서 비롯됩니다. 외부에서 강요된 존중은 오히려 위선으로 작용할 수 있습니다. 이성계와 무학대사 이야기가 일깨우는 바와 같이 상대를 어떻게 바라보느냐는 전적으로 자신의 인식에 달려있습니다. 인간성 회복 없이는 법률과 규범도 존중을 실현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따라서 욕심을 절제하고 내적인 자기 변화를 통해 진정한 존중 문화를 재건해야 합니다.
‘홍익인간’의 진정한 의미인 ‘도를 넓혀 중생에 도움 주기’에 기반해 인간성을 회복하는 길만이 근본적 해결책입니다. 부처와 같이 나눔과 희생의 정신에서 진정한 행복과 존중이 싹틀 수 있습니다. 자연과 생태계까지 아우르는 포괄적 존중의 철학은 사회 통합과 평화를 견인할 것입니다.
현대 교육은 서양 중심의 교육에서 벗어나 우리 전통 철학과 정신을 바탕으로 한 인간성 회복 교육으로 전환되어야 합니다. ‘TV동굴학교’와 같은 프로그램이 그 실험이며 이것이 향후 우리가 가야 할 방향을 제시합니다. 변화는 결국 ‘나부터’ 시작되어야 하며 이를 통해 사회 전반에 건강한 존중 문화가 확산될 수 있을 것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