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자사주, 즉 회사가 자기 주식을 매입해 보유하는 행위는 흔히 주가 방어용 보호막으로 쓰이곤 해요. 보통 주식 수가 늘어나면 주당 이익이 희석돼 주가가 약간 눌릴 법한데도 기막히게도 자사주는 수십조 원어치나 회사들이 보유하고 있다고 하죠. 문제는 소각하지 않고 그냥 쌓아두기만 하는 게 과연 주주들을 위한 길인지 의문이 드는 상황이에요.
최근 금융권 최고책임자가 "자사주 의무 소각 제도 필요성에 공감한다"고 공식적으로 밝혔다고 하니 법률 친화자가 된 느낌 아닌가요? 이르면 상법이 개정되어 의무적으로 자사주를 소각하도록 할 가능성도 열려 있는 상황입니다.
자사주를 소각하면 주식 수가 줄어들어요. 당연히 주당이익(EPS)이 올라가고 이익이 더 빛나 보이는 효과도 있죠. 실제로 삼성전자가 한 번에 3조 원대 자사주 소각을 발표했을 때 단 하루 만에 주가가 1% 이상 뛰는 걸 목격했습니다. 다른 대기업들도 자사주 소각 발표 후 주가가 탄탄하게 반등하는 현상을 보여주고 있어요.
우리나라 주식시장 주가순자산비율(PBR)이 1.1배 정도, 미국 S&P500은 무려 4.7배, 중국도 1.6배인데 증시가 이렇게 과소평가받는 원인 중 하나가 바로 이 자사주 문제와 연관 있다고 합니다. 기업들이 주식을 쌓아둔 채 유상증자를 반복해 주식 수가 늘어나는 구조가 투자자들의 신뢰에 악영향을 준다는 거죠.
자사주 의무 소각 제도 도입은 단순히 주가 부양을 위한 '일회성 이벤트'가 아닙니다. 시장 신뢰 회복과 기업 지배구조 투명성 확보를 목적으로 하고 있어요. 주주에게 실질적인 환원을 하고 싶다면, 기업들이 더 이상 자사주를 경영권 방패막이로 쓰지 않도록 제도적 장치를 마련하는 일은 필수입니다.
앞으로 만약 상법 개정으로 자사주 소각이 의무가 된다면, 투자자 여러분도 지금보다 훨씬 명확한 기준과 신뢰 속에서 주식 투자할 기회가 늘어나게 될 거예요. 이 작은 변화 하나가 증시 전반에 어떤 파장을 불러올지 관심 갖고 지켜볼 만한 이유입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