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무인 마트에서 술에 취한 상태로 물품 일부를 결제하지 않고 가져간 혐의로 기소유예 처분을 받은 A씨가 자신에게 절도의 고의가 없었음을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제기한 사건입니다. 헌법재판소는 검찰이 A씨에게 절도의 고의가 있었다는 점을 충분히 입증하지 못했고 수사 과정에 미진한 부분이 있었다고 판단하여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청구인 A는 2024. 8. 7. 새벽 부산의 한 무인 마켓에서 총 4,500원 상당의 아이스크림과 음료를 결제하지 않고 가져간 혐의(절도)로 2024. 8. 27. 기소유예 처분을 받았습니다. 청구인은 당시 회식을 마치고 술에 취한 상태였으며 결제 과정에서 일부 품목이 누락된 사실을 몰랐을 뿐 고의로 절취한 것이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그는 자신의 신분이 쉽게 노출될 수 있는 회사 작업복을 입고 있었고 CCTV가 설치된 것을 인지할 수 있었으며 일부 품목은 정상적으로 결제하기도 했습니다. 이에 청구인은 피청구인이 사실관계와 법리 검토를 충분히 하지 않은 채 자의적으로 처분하여 자신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고 주장하며 헌법소원을 청구했습니다. 사건 당시 청구인은 계좌에 약 540만 원의 잔액이 있었고 선박 관련 회사에 재직 중이었습니다. 경찰은 기소 의견으로 사건을 검찰에 송치했으나 검사는 추가 수사 없이 기소유예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청구인 A에게 절도죄에서 요구하는 '절취의 고의'가 있었는지 여부와 이에 대한 검사의 수사 및 증거 판단이 적절했는지 입니다. 특히 술에 취한 상태에서의 행동이 절도 고의로 볼 수 있는지가 중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헌법재판소는 2025. 6. 27. 피청구인이 2024. 8. 27. 청구인 A에 대하여 한 기소유예 처분이 청구인의 평등권과 행복추구권을 침해했다고 보아 이를 취소한다고 결정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청구인 A가 술에 취한 상태였고 평소 정상적으로 결제했으며 쉽게 발각될 수 있는 상황에서 절도를 할 동기가 없었다는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절취의 고의가 있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검사의 수사 미진 또는 증거 판단의 잘못으로 청구인의 기본권이 침해되었다고 보아 기소유예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이 사건은 형법상 절도죄의 '고의' 유무와 관련이 깊습니다. 형법 제329조는 타인의 재물을 절취한 자를 처벌하도록 규정하고 있는데 여기서 '절취'는 타인의 재물을 불법으로 영득하려는 고의, 즉 불법영득의사를 가지고 가져가는 것을 의미합니다. 만약 술에 취하는 등 판단 능력이 저하된 상태에서 실수로 물품 결제를 누락한 경우라면 절도죄가 성립하기 위한 고의가 없다고 볼 여지가 있습니다. '기소유예 처분'은 검사가 범죄 혐의가 인정되지만 피의자의 연령, 성행, 지능과 환경, 피해자에 대한 관계 범행 동기, 수단과 결과, 범행 후의 정황 등을 참작하여 재판에 넘기지 않고 공소를 제기하지 않는 처분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러한 처분 역시 검사의 자의적인 판단으로 인해 헌법상 보장된 국민의 평등권(헌법 제11조)이나 행복추구권(헌법 제10조) 등 기본권을 침해할 수 있습니다. 이 경우 헌법재판소법 제68조 제1항에 따라 헌법소원을 제기하여 기소유예 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 헌법재판소는 형사사건에서 유죄를 인정하기 위해서는 합리적인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되어야 한다는 '무죄추정의 원칙'과 '증거재판주의'를 바탕으로 검사의 사실인정과 법리적 판단이 적절했는지 심사합니다.
무인점포 이용 시에는 결제 내역을 반드시 꼼꼼히 확인하여 의도치 않은 결제 누락으로 오해를 사는 일이 없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특히 술을 마신 상태에서는 판단력이 저하될 수 있으므로 물품 구매 시 더욱 신중을 기하거나 동반자의 도움을 받는 것이 좋습니다. 억울하게 절도 혐의를 받게 되었을 경우 사건 당시 자신의 상태, 현장 상황, 평소 행실 등을 입증할 수 있는 객관적인 증거를 (예: 카드 결제 내역, CCTV 영상, 목격자 진술, 당시 사진 등) 적극적으로 확보하고 제시해야 합니다. 자신에게 절도의 고의가 없었음을 상세히 소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형사 처분 전력이나 경제적 사정 등 개인적인 배경 또한 절도 동기 유무를 판단하는 데 고려될 수 있으므로 관련 자료를 준비하는 것도 도움이 됩니다. 검사의 기소유예 처분이 자신의 기본권을 침해한다고 판단되면 헌법재판소에 헌법소원을 청구하여 그 처분의 취소를 구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