불기소 처분된 수사 기록 열람 거부 처분 취소 판결

명예훼손 혐의로 수사를 받던 중 고소 취하로 인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은 원고가 자신의 사건 기록 중 일부 문서에 대한 열람 및 등사를 청구했으나 검찰에서 이를 불허가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불허가 처분을 취소해달라는 행정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여 검찰의 불허가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명예훼손 혐의로 피의자 신분 수사를 받았으나 고소 취하로 인해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은 후 자신의 사건 기록 열람 및 등사를 청구한 사람입니다.
• 피고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장: 원고의 사건 기록 열람 및 등사 청구를 검찰보존사무규칙 및 정보공개법상 비공개 사유를 들어 불허가한 공공기관의 장입니다.
• 소외 B: 원고를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했으나 이후 고소를 취소한 사람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2016년 명예훼손 혐의로 고소당해 춘천지방검찰청 강릉지청에서 수사를 받던 중, 고소인 B가 고소를 취소하여 2017년 3월 21일 공소권 없음 처분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자신의 사건 기록에 포함된 특정 문서들(의견서 등)에 대해 열람·등사를 청구했으나, 피고인 검찰청은 2019년 5월 30일 검찰보존사무규칙 제22조 제1항 제4호를 근거로 이를 불허가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해당 불허가 처분이 위법하다고 주장하며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공소권 없음으로 종결된 수사 사건의 기록에 대해 열람·등사를 청구했을 때, 공공기관이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비공개 사유(수사업무 방해 우려 또는 사생활 침해 우려)에 해당한다고 판단하여 불허가한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가 2019년 5월 30일 원고에 대하여 한 별지 기재 문서에 대한 열람·등사 불허가처분을 취소한다.

결론

재판부는 피고인 검찰이 정보공개법에서 정한 비공개 사유를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고 보았습니다. 즉, 해당 문서가 수사업무를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개인의 사생활을 침해할 우려가 있다는 점을 구체적인 자료로 입증하지 못했으므로, 정보공개 청구를 거부한 처분은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의 해석과 적용이 핵심이었습니다.

1. 정보공개법 제5조 제1항 (정보공개 청구권)​:

   • 이 조항은 모든 국민이 공공기관의 정보를 공개 청구할 권리를 가진다고 규정하여 정보공개의 원칙을 천명합니다.
   • 재판부는 불기소처분일로부터 2년 이상이 경과했다거나 열람·등사의 필요성이 없다는 사정만으로 이 사건 불허가처분을 정당화할 수 없다고 판단했는데, 이는 정보공개 청구권이 시간의 경과나 주관적 필요성에 따라 소멸하는 것이 아님을 명확히 한 것입니다.

2.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 (비공개 대상 정보 - 수사업무 관련)​:

   • 이 조항은 '수사'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그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를 비공개 대상으로 규정합니다.
   • 재판부는 대법원 판례를 인용하여 단순히 의견서, 보고서 등이 수사기록에 포함되어 있다는 이유만으로는 비공개 대상이라고 볼 수 없다고 설명했습니다. 피고인 검찰은 이 사건 의견서에 일반에 공개되어서는 안 될 내용이 포함되어 있다는 사실을 증명할 아무런 자료도 제출하지 못했으므로, 이 비공개 사유는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3.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6호 (비공개 대상 정보 - 사생활 침해 우려)​:

   • 이 조항은 개인의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를 침해할 우려가 있다고 인정되는 정보를 비공개 대상으로 규정합니다.
   • 피고는 소송 중 이 사건 의견서에 참고인들의 이름과 진술 내용이 있어 사생활 침해 우려가 있다고 주장했으나, 이는 당초 불허가 처분 사유('수사방법상의 기밀 누설')와 기본적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없다고 보아 소송에서 추가 사유로 주장하는 것이 허용되지 않았습니다. 설령 동일성이 있다고 보더라도, 피고는 구체적인 증명 자료를 제출하지 못해 비공개 사유로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4. 행정처분 취소소송의 처분사유 추가·변경 제한 법리:

   • 행정소송에서 처분청은 당초 처분 시 내세웠던 사유와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성이 인정되는 범위 내에서만 다른 사유를 추가하거나 변경할 수 있습니다. 이는 처분 사유를 법률적으로 평가하기 이전의 구체적인 사실에 착안하여 사회적 사실관계의 동일성 여부로 판단됩니다.
   • 이 사건에서 피고가 당초 내세운 불허가 사유는 '수사방법상의 기밀 누설 또는 불필요한 분쟁 야기'였으나, 소송 과정에서 '사생활의 비밀 또는 자유 침해'를 추가 주장했습니다. 재판부는 두 사유의 기본적 사실관계가 동일하지 않다고 보아 피고의 추가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참고 사항

만약 수사 기록 등 공공기관의 정보를 열람하거나 복사하려 할 때 거부당한다면 다음 사항들을 참고하세요.

1. 정보공개 청구권은 국민의 기본 권리입니다: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제5조 제1항에 따라 모든 국민은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의 공개를 청구할 권리를 가집니다. 사건이 종결된 후 상당한 시간이 지났거나 개인적인 필요성이 명확하지 않다고 하더라도 기본적으로 이 권리는 유효합니다.
2. 비공개 사유는 엄격히 적용됩니다: 공공기관이 정보 공개를 거부하려면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에서 정한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함을 명확하게 증명해야 합니다. 단순히 '수사 관련 문서'이거나 '내부 의견서'라는 이유만으로는 거부할 수 없습니다. 해당 정보가 공개될 경우 수사업무를 현저히 곤란하게 하거나 개인의 사생활을 심각하게 침해한다는 구체적인 사유와 증명이 필요합니다.
3. 구체적인 증명 자료 요구: 공공기관이 모호하게 비공개 사유를 주장한다면, 해당 주장을 뒷받침하는 구체적인 자료나 설명을 요구해야 합니다. 단순히 참고인의 이름이나 진술 내용이 있다는 주장만으로는 비공개 사유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4. 처분 사유의 일관성: 공공기관이 처음에 내세운 거부 사유와 나중에 소송 과정에서 추가하거나 변경하는 사유 사이에 기본적인 사실관계의 동일성이 없으면, 추가된 사유는 인정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