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주식회사 A는 폐기물 재활용 시설을 운영하기 위해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농업생산기반시설(도로 및 구거)의 사용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 허가에는 '집단민원 발생 시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조건이 포함되어 있었습니다. 시설 설치에 반대하는 일부 주민들의 민원이 발생하자 한국농어촌공사는 A사에 민원 해결을 요청했고 A사가 이를 이행하지 못하자 허가를 취소했습니다. 이에 A사는 취소 처분이 부당하다며 소송을 제기했고, 법원은 '단순히 민원이 발생했다는 이유만으로는 허가를 취소할 수 없으며 해당 민원이 객관적 근거를 갖춘 합리적이고 타당한 민원이어야 한다'고 판단하여 한국농어촌공사의 취소 처분을 위법하다고 보고 이를 취소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2022년 9월 7일 한국농어촌공사로부터 원주시 소재 농업생산기반시설(도로와 구거)에 대해 폐기물 재활용 시설의 진출입로 목적으로 10년간 사용 허가를 받았습니다. 이 허가에는 '승인된 토지에 민원이 발생할 경우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조건이 있었습니다. 그러나 같은 해 9월 16일, E 지역 일부 주민들로 구성된 비상대책위원회는 미세먼지, 악취, 소음, 수질 오염 등을 이유로 폐기물 시설 설치를 반대하는 집단 민원(총 394명)을 제기했습니다. 이에 한국농어촌공사는 9월 21일과 10월 4일 두 차례에 걸쳐 주식회사 A에게 민원 해소를 위한 조치 및 결과를 제출할 것을 요청했습니다. 주식회사 A가 지역 주민 동의서 징구 등 민원 해소를 위한 조치를 취하지 못하자, 한국농어촌공사는 2022년 10월 19일 집단민원 발생에 따른 조치 불가를 이유로 주식회사 A에 대한 사용 허가를 취소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취소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법원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한국농어촌공사가 주식회사 A에게 내린 농업생산기반시설 사용 허가 취소 처분이 적법한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특히, 허가 조건 중 '승인된 토지에 민원이 발생할 경우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는 조항의 해석과 해당 민원이 객관적 근거를 갖춘 합리적인 민원으로 볼 수 있는지, 그리고 취소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은 아닌지가 주요하게 다루어졌습니다.
법원은 한국농어촌공사가 주식회사 A에 대해 내린 농업생산기반시설 사용 허가 취소 처분을 취소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한국농어촌공사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한국농어촌공사의 허가 취소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첫째, 이 사건 허가 조건인 '민원 발생'은 단순히 민원이 발생한 모든 경우를 의미하는 것이 아니라, 주민들의 민원이 객관적으로 인정되는 사실에 근거하여 합리적이고 타당한 경우만을 의미한다고 해석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둘째, 어떠한 민원이라도 발생할 경우 허가를 취소할 수 있다고 해석하면 사실상 이행이 불가능한 조건이 되고, 민원의 정당성을 판단하고 해결할 책임이 있는 행정관청이 허가받은 당사자에게 모든 책임을 떠넘기는 결과가 되어 불합리하다고 지적했습니다. 셋째, 이 사건 민원은 폐기물 시설로 인한 환경 오염, 사고 위험성, 농산물 판매 어려움 등을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러한 주장이 객관적 근거가 없고 막연한 추측에 불과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폐기물 시설은 분진이나 폐수가 발생할 가능성이 낮고, 운반 차량 통행이 많지 않으며, 우수 배출 계획 등을 고려할 때 주변 농경지에 대한 환경적 피해나 사고 위험성이 기존보다 커진다고 볼 증거가 없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법원은 이 사건 민원을 이유로 허가를 취소할 수 없다고 판단하여 주식회사 A의 청구를 받아들였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행정법상 '수익적 행정처분의 취소' 및 '부관의 적법성'과 관련된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1. 수익적 행정처분 취소의 제한 (대법원 1997. 10. 14. 선고 96누14944 판결 참조)
2. 부관(조건)의 적법성 원칙 (대법원 1997. 3. 14. 선고 96누16698 판결 등 참조)
3. 농어촌정비법 제23조 제2항 (농업생산기반시설 목적 외 사용 시 주민 의견 청취)
행정 기관으로부터 어떤 허가를 받을 때, 허가 조건에 '민원 발생 시 허가 취소'와 같은 조항이 있다면 그 내용이 구체적으로 무엇을 의미하는지 정확히 확인해야 합니다. 단순히 민원이 제기되었다는 사실만으로 허가가 취소될 수는 없으며, 민원의 내용이 객관적인 근거를 가지고 합리적이고 타당해야만 허가 취소 사유가 될 수 있다는 점을 기억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또한, 사업자가 민원 해결의 책임을 전적으로 떠맡는 것은 불합리하다는 법원의 입장을 고려할 때, 예상되는 민원 유형과 그 해결 방안에 대해 미리 행정기관과 충분히 협의하고 관련 법규정을 검토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사업을 추진하는 과정에서 지역 주민들의 의견을 수렴하고 소통하려는 노력을 꾸준히 하여 불필요한 오해나 갈등을 최소화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