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과 퇴직금을 미지급한 사용자 처벌 사건

피고인 A는 자신의 회사에서 경리로 근무한 직원 D에게 오랜 기간 임금과 퇴직금 총 9천만원 이상을 지급하지 않아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 혐의로 기소되었습니다. 1심에서는 징역 6월을 선고받았으나, 항소심에서 피고인이 일부 미지급금을 변제하려는 노력을 보인 점 등을 고려하여 징역 6월에 집행유예 2년, 사회봉사 80시간으로 형량이 조정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자신의 회사 직원에게 임금과 퇴직금을 미지급한 사용자.
• 근로자 D: 피고인의 회사에서 경리로 근무하며 임금과 퇴직금을 받지 못한 피해 근로자.

분쟁 상황

피고인 A는 자신의 회사에서 경리 직원으로 일했던 D에게 2020년 8월부터 2021년 8월까지, 그리고 2022년 6월부터 2023년 4월까지의 임금 56,395,160원과 퇴직금 37,756,840원, 총 94,152,000원을 지급하지 않았습니다. 이에 D은 대전지방고용노동청 청주지청에 조사를 요청하였고, 피고인은 초기 조사와 1심 공판에서 자신의 혐의를 모두 인정했습니다. 그러나 항소심에 이르러 피고인은 D이 4대 보험료를 공제하지 않고 임의로 급여를 이체해 갔으므로 실제 미지급액은 21,896,388원에 불과하며, 1심에서 선고된 징역 6월의 형량이 너무 무겁다며 항소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피고인이 근로자 D에게 미지급한 임금 및 퇴직금의 정확한 액수가 얼마인지. 둘째, 피고인의 주장처럼 근로자가 4대 보험금 등을 공제하지 않고 임의로 급여를 이체해 간 것이 임금 미지급의 정당한 사유가 될 수 있는지. 셋째, 1심에서 선고된 징역 6월의 형량이 과도하게 무거운지 여부 (양형 부당).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의 항소 중 사실오인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고, 양형부당 주장은 일부 받아들여 형량을 조정했습니다.

1. 사실오인 주장에 대한 판단:
   • 피고인이 원심에서 임금 미지급 공소사실을 모두 자백한 점, 고용노동청 조사에서도 혐의를 인정한 점 등을 미루어 피고인의 자백은 신빙성이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 근로자 D에게 미지급된 급여가 56,395,160원임을 인정했습니다.
   • 피고인의 'D이 4대 보험금 등을 공제하지 않고 급여를 이체해 갔다'는 주장에 대해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 원천징수 의무는 소득 지급 시 성립하며, 지급 전에 미리 징수·공제할 수 없습니다.
     • 4대 보험료 상당액 역시 근로의 대가로서 임금 범위에 포함되며, 사용자가 원천징수 의무자로서 근로자를 대신해 납부하는 것일 뿐 임금 자체가 줄어드는 것은 아닙니다.
     • 피고인이 D의 4대 보험료를 제대로 납부했는지 확인되지 않았습니다.
     • D이 4대 보험료를 공제하지 않은 금액을 이체할 때 피고인이 아무런 이의를 제기하지 않았던 점 등을 근거로 피고인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2. 양형부당 주장에 대한 판단:
   • 피고인이 D에게 미지급한 임금과 퇴직금은 총 94,152,000원에 달하는 거액이며, D이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고 엄벌을 탄원하는 점을 들어 피고인의 죄책이 가볍지 않다고 보았습니다.
   • 다만, 피고인이 이 사건 이전 형사처벌 전력이 없는 점, 항소심 과정에서 D에게 합계 5,760,000원을 지급하는 등 일부 변제 노력을 한 점 등을 참작하여 원심의 형량이 다소 무겁다고 판단했습니다.
3. 최종 판결:
   •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징역 6월에 처하되, 이 판결 확정일부터 2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하며 80시간의 사회봉사를 명했습니다.

결론

이 사건 판결은 사용자가 근로자에게 정당한 임금과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행위가 중대한 범죄임을 다시 한번 확인하고 있습니다. 특히, 4대 보험료 공제 등과 관련한 사용자의 일방적인 주장은 법원에서 받아들여지지 않음을 명확히 하였습니다. 또한, 피고인이 초범이고 미지급금 일부를 변제하려는 노력을 한 경우, 집행유예 및 사회봉사 명령으로 형량이 조정될 수 있음을 보여주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하여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근로기준법 제36조 (금품 청산)​: 사용자는 근로자가 사망하거나 퇴직한 경우에는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때부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모든 금품을 지급해야 합니다. 특별한 사정이 있어 당사자 사이의 합의가 있다면 지급 기일을 연장할 수 있지만, 그렇지 않은 경우에는 법 위반이 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근로자 D의 임금과 퇴직금을 제때 지급하지 않아 이 조항을 위반했습니다.
2.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제36조를 위반하여 금품 청산을 하지 않은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피고인은 이 조항에 따라 형사처벌을 받았습니다.
3.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9조 (퇴직금의 지급)​: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그 지급 사유가 발생한 날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 조항 역시 근로기준법 제36조와 마찬가지로 퇴직금 지급 의무를 명시하며, 위반 시 제재가 따릅니다.
4.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제44조 제1호: 제9조를 위반하여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은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해집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은 퇴직금 미지급으로 이 조항에 따라 처벌받았습니다.
5. 형법 제40조 (상상적 경합)​: 1개의 행위가 여러 개의 죄에 해당하는 경우 가장 중한 죄에 정한 형으로 처벌하는 법리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임금 미지급과 퇴직금 미지급이 하나의 행위로 여러 법률을 위반했기에 상상적 경합이 적용되어 하나의 형이 선고되었습니다.
6. 형법 제62조 제1항 (집행유예)​: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형을 선고할 경우, 정상을 참작할 만한 사유가 있는 때에는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의 초범인 점과 일부 변제 노력이 고려되어 징역형의 집행이 유예되었습니다.
7. 형법 제62조의2 (사회봉사명령)​: 집행유예를 선고하는 경우 보호관찰이나 사회봉사, 수강을 명할 수 있습니다. 피고인에게는 80시간의 사회봉사가 명해졌습니다.
8. 원천징수 의무 및 4대 보험료: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임금을 지급할 때 법령에 따라 소득세나 4대 보험료 등을 원천징수하여 납부할 의무가 있습니다. 그러나 이는 사용자가 근로자를 대신하여 납부하는 절차일 뿐, 4대 보험료 상당액 자체는 근로의 대가로서 근로자의 임금에 포함됩니다. 따라서 사용자가 이를 임의로 공제하거나 나중에 미지급 임금과 상계 처리할 수 없습니다. 원천징수는 소득 지급 시기에 이루어져야 하며, 지급 시기 이전에 미리 공제할 수는 없습니다.

참고 사항

1. 사용자가 근로자의 임금이나 퇴직금을 지급하지 않는 것은 근로기준법 및 근로자퇴직급여 보장법 위반으로 형사 처벌의 대상이 될 수 있는 중대한 범죄입니다.
2. 임금 미지급 상황이 발생하면 고용노동청에 신고하여 도움을 받을 수 있으며, 이때 근로계약서, 임금 지급 내역, 출퇴근 기록 등 관련 증거를 철저히 준비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4대 보험료는 법령에 따라 사용자가 원천징수 의무자로서 근로자를 대신하여 납부하는 것이며, 그 금액 역시 근로자의 임금에 포함됩니다. 사용자가 임의로 공제하거나 나중에 미지급 임금과 상계 처리할 수 없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4.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사용자는 퇴직일로부터 14일 이내에 퇴직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이를 지키지 않으면 법 위반이 됩니다.
5. 사용자 측에서는 미지급된 임금 및 퇴직금이 있다면 신속하게 지급하고, 피해자와 합의하려는 노력을 보여주는 것이 형사처벌 시 양형에 유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
6. 법정에서의 자백은 매우 신중하게 이루어져야 하며, 번복 시 그 신빙성을 인정받기 어렵고 재판에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