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촌계 조합원들의 수협 당연탈퇴 무효 확인 판결

수산업협동조합(이하 수협) 조합원들이 1년 중 60일 이상 어업을 경영하거나 종사하지 않았다는 이유로 조합에서 당연 탈퇴 처리된 사건입니다. 원고들은 조합의 당연탈퇴 결정이 절차적으로 부당하고 실질적으로도 자신들이 조합원 자격을 유지하고 있다고 주장하며 조합원 지위 확인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탈퇴 결정에 절차적 하자는 없다고 보았으나, 원고들이 어업 경영 또는 종사 요건을 충족했거나 장래에 어업에 종사할 것이 객관적으로 명백하다고 판단하여, 조합의 당연탈퇴 결정이 무효라고 판결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들: P어촌계의 계원이자 피고 수협의 조합원인 A, B, C, D, E, F 씨 등 총 6명으로, 조합원 자격 상실 결정에 반발하여 소송을 제기한 사람들입니다.
• 피고: G조합으로 수산업협동조합법에 따라 창원, 부산, 김해 일원을 업무구역으로 하는 지역 수협이며, 원고들에 대해 조합원 당연탈퇴를 결정한 주체입니다.

분쟁 상황

피고 G조합은 원고들을 포함한 여러 조합원들이 1년 중 60일 이상 어업을 경영하거나 어업에 종사하지 않아 수협법상 조합원 자격 요건을 상실했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G조합 이사회는 2022년 3월 28일 원고들을 조합원에서 당연탈퇴 처리하는 의결을 하고 그 사실을 원고들에게 통보했습니다. 원고들이 소속된 P어촌계 또한 2022년 4월 6일 G조합의 결정에 따라 원고들이 어촌계에서도 당연탈퇴되었다고 통보했습니다. 이에 원고들은 자신들이 여전히 피고 조합의 조합원 자격을 가지고 있다며 법원에 조합원 지위 확인을 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이 사건 분쟁이 발생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수협이 원고들을 조합원에서 당연탈퇴시킨 결정에 절차적인 문제가 있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원고들이 수협법 및 피고 조합의 정관이 정한 조합원 자격 요건인 '1년 중 60일 이상 어업 경영 또는 종사'를 충족하는지, 혹은 '장래에 어업에 종사할 것이 사회통념상 또는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들이 피고 조합의 조합원임을 확인하며, 소송 비용은 피고인 G조합이 부담하라고 판결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원고들의 주장을 받아들였습니다.

1. 절차적 하자 없음: 이사회 소집이나 의결 주체의 자격, 수협법 감독규정의 실태조사 의무, 어촌계 총회 의결 여부, 조합원의 의견진술 기회 미제공 등 원고들이 주장한 절차적 하자들은 인정되지 않았습니다. 특히 '당연탈퇴'는 '제명'과 달리 의견진술 기회 제공이 정관상 필수 요건이 아님을 지적했습니다.
2. 실체적 하자 인정: 원고들이 조합원 자격 요건을 상실했다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 원고들은 피고 조합 구역 내에 주소지를 두었고, P어촌계 계원으로서 약 20~30년간 활동해왔습니다.
   • P어촌계가 보유한 어업권 행사 계약에 따라 발생한 수익을 원고들을 포함한 계원들이 분배받은 사실은 어업 경영 활동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2021년 2월부터 6월까지의 들망어업 수익금 310만 원이 원고들에게 분배되었습니다.
   • 어촌계 계원으로서 어촌계가 총유로 소유한 어업권을 관리하는 권한을 행사하는 것도 어업 관련 활동에 해당합니다.
   • 원고 C는 2021년 2월 27일부터 5월 29일까지 들망어업 조업에 직접 참여하여 410만 원을 월급 및 상여금으로 받았고, 'AE'호 어선을 소유하며 2019년 1월 1일부터 2023년 12월 31일까지 연안통발어업 허가를 받아 어업을 영위했습니다. 원고 E도 들망어업에 기여하여 상여금 100만 원을 받았고, 'AH'호 어선을 소유하며 연안통발어업 등을 하고 2022년 6월 4일부터 2023년 4월 20일까지 피고를 통해 수산물을 판매한 기록이 있습니다.
   • 어장 퇴적물 수거 처리, 어장 청소 등 어업에 필수적으로 수반되는 작업에 참여하는 것도 어업에 종사하는 행위로 보았습니다.
   • 원고들이 과거 오랜 기간 어업 활동 경력이 있고, 향후 어업 활동 및 부수 작업에 적극 참여할 의사를 밝히고 있는 점 등을 고려할 때, 비록 당연탈퇴 의결 당시 60일 이상 어업 경영 또는 종사 요건을 직접적으로 충족하지 못했더라도 '장래에 어업을 경영하거나 종사할 것이 사회통념상 또는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은 경우'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장래 어업에 종사할 것이 명백하지 않다'는 점은 피고 조합이 증명해야 할 책임이 있는데, 피고 조합이 이를 충분히 증명하지 못했다고 보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수산업협동조합법: 수협 조합원의 자격은 조합의 구역에 주소, 거소 또는 사업장이 있는 어업인이어야 하며(제20조 제1항), 어업인의 범위는 대통령령으로 정합니다(제20조 제3항). 조합원이 자격이 없게 된 경우 당연히 탈퇴하게 되며(제31조 제2항 제1호), 자격상실 결정은 이사회의 의결에 의합니다(제31조 제3항).
2. 수산업협동조합법 시행령: 조합원 자격 요건인 어업인의 범위는 '1년 중 60일 이상 조합의 정관에서 정하는 어업을 경영하거나 이에 종사하는 사람'을 말한다고 규정합니다(제14조).
3. 수산업법: '어업인'은 어업자 및 어업종사자를 말하며(제2조 제12호), '어업자'는 어업을 경영하는 자, '어업종사자'는 어업자를 위하여 수산동식물을 포획·채취하는 일에 종사하는 자 등을 의미합니다(제2조 제13호, 제14호). 또한 어촌계 계원들이 어촌계가 취득한 어업권을 총유로 소유하고, 총유물의 관리는 총회의 결의에 따른다고 명시합니다(제16조 제4항, 민법 제275조, 제276조).
4. 양식산업발전법: 피고 조합의 정관에 따라 어업 경영의 정의에 양식어업권 관련 내용도 포함됩니다(정관 제12조 제3항).
5. 어장관리법: 어업 영위를 위해 어장 퇴적물이나 폐기물 수거 처리, 어장 청소 등의 작업이 필수적으로 요구되므로, 직접 포획·채취 행위가 아니더라도 이에 수반되는 작업을 수행하는 것도 어업에 종사하는 것으로 보아야 합니다(제12조 제1항, 제2항, 제13조 제1항, 제2항).
6. 대법원 판례의 법리 (2005다18385)​: 조합원이 비록 1년 중 60일 이상 어업을 경영하거나 이에 종사하지 못했다고 하더라도, '장래에 향하여 어업을 경영하거나 이에 종사할 것이 사회통념상 또는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는 조합원 자격이 유지되며, '장래에 어업에 종사할 것이 명백하지 못하다'는 점은 이를 주장하는 조합 측이 증명해야 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조합원 자격 유지의 중요성: 수산업협동조합 조합원 자격은 '1년 중 60일 이상 어업을 경영하거나 어업에 종사하는 것' 외에 '장래에 어업을 경영하거나 이에 종사할 것이 사회통념상 또는 객관적으로 명백한 경우'에도 유지될 수 있다는 점을 알아두세요. 단지 현재의 활동만으로 판단되는 것은 아닙니다.
2. '어업 경영·종사'의 폭넓은 인정: 단순히 수산동식물을 잡거나 채취하는 행위뿐만 아니라 어업권 행사 계약에 따른 수익 분배, 어촌계 어업권의 관리 권한 행사, 어장 청소 등 어업에 수반되는 준비 및 관리 활동, 어업 관련 시설 소유 및 수산물 판매 등도 '어업 경영' 또는 '어업 종사'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다양한 형태로 어업 활동에 참여하고 있다는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3. 증거 자료 확보: 어업 활동을 증명할 수 있는 모든 기록, 예를 들어 조업 일지, 수산물 판매 기록, 어촌계 분배금 내역, 어선 및 어업 허가증, 어장 관리 참여 사진이나 증언, 관련 소득 증빙 자료 등을 꼼꼼히 보관하고 확보하는 것이 유리합니다.
4. 조합의 입증 책임: 조합원이 자격을 상실했다고 주장하며 당연탈퇴를 결정하는 경우, 조합 측이 조합원이 자격 요건을 충족하지 못하며 심지어 '장래에도 어업에 종사할 가능성이 객관적으로 명백하지 않다'는 것을 입증해야 합니다. 이 점을 인지하고 자신의 주장을 펼쳐야 합니다.
5. 절차적 정당성 판단 기준: '당연탈퇴'와 '제명'은 다릅니다. 당연탈퇴는 조합원 자격 상실 시 자동으로 이루어지는 절차이므로, 제명 절차에서 요구되는 소명 기회 제공 등 엄격한 절차적 요건이 적용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따라서 절차적 하자를 주장할 때는 해당 조합의 정관과 수협법의 관련 규정을 면밀히 검토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