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폭행
피고인은 이웃과 다투던 중 이를 목격한 피해자에게 폭행을 가한 혐의로 기소되어 원심에서 벌금 70만 원을 선고받았습니다. 항소심에서는 피해자 및 목격자의 진술이 번복되고 객관적인 상해 증거가 부족하다는 점을 들어, 피고인이 머리를 때려 넘어뜨리고 목을 조른 혐의에 대해서는 무죄로 판단했습니다. 다만, 피고인이 피해자의 목을 밀치고 넘어뜨린 폭행 사실은 인정하여 벌금 30만 원에 집행유예 1년을 선고하며 원심판결을 파기했습니다.
피고인이 자신의 주거지 대문 앞에서 옆집 이웃 주민과 큰 소리로 욕설을 하며 다투는 상황이었습니다. 이때 지나가던 피해자 F가 이를 목격하자, 피고인 A는 피해자에게 '왜 보노, 뭐 때문에 보노'라고 소리치며 화를 내었고, 이 과정에서 피해자를 폭행하게 되었습니다.
피고인이 피해자의 머리를 때려 넘어뜨리고 목을 졸랐다는 공소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었는지 여부와 원심의 양형이 과도했는지 여부가 쟁점이었습니다.
원심판결(벌금 70만 원)을 파기하고, 피고인에게 벌금 30만 원을 선고하되 1년간 형의 집행을 유예했습니다. 피고인이 위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한 기간 노역장에 유치하도록 했습니다.
항소심 법원은 피해자와 목격자의 진술 번복, 그리고 피해자의 상해를 입증할 객관적인 증거(진단서 등)가 없다는 점을 고려하여, 피고인이 '손으로 피해자의 머리를 때려 바닥에 넘어뜨리고 멱살을 잡고 목을 졸라 폭행'했다는 공소사실의 핵심적인 부분에 대해서는 증명이 부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그러나 '손으로 피해자의 목을 밀치고 넘어뜨려 폭행'한 사실은 인정하여, 폭행의 정도를 낮게 보아 형량을 감경하고 집행유예를 선고했습니다.
본 판결은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 원칙에 따라 이루어졌습니다.
형법 제260조 제1항(폭행): '사람의 신체에 대하여 폭행을 가한 자는 2년 이하의 징역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에 처한다.' 이 조항은 폭행죄의 기본 법조문으로, 타인의 신체에 대한 유형력 행사를 금지하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피고인이 피해자의 목을 밀치고 넘어뜨린 행위가 이 조항에서 정한 폭행에 해당한다고 보아 유죄가 선고되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64조 제6항(항소법원의 심판): '항소법원은 항소이유에 포함된 사항에 관하여 원심판결을 조사하여야 한다. 제1항, 제2항, 제4항의 경우에 원심판결이 사실을 오인하거나 법리를 오해한 위법이 있는 때 또는 원심판결의 양형이 부당하다고 인정할 때에는 원심판결을 파기할 수 있다.' 이 조항에 따라 항소심 법원은 피고인의 사실오인 및 법리오해 주장을 받아들여 원심판결을 파기하고 다시 판단했습니다.
형법 제62조 제1항(집행유예):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금고 또는 500만 원 이하의 벌금의 형을 선고할 경우에 제51조의 사항을 참작하여 개전의 정상이 현저한 때에는 그 형의 집행을 유예할 수 있다.' 법원이 피고인에게 벌금형을 선고하면서도 일정 기간 그 집행을 유예하여 피고인에게 개선의 기회를 준 것입니다. 이 사건에서는 벌금 30만 원에 대해 1년간 집행유예가 선고되었습니다.
형법 제70조 제1항(노역장 유치), 제69조 제2항(벌금과 과료):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그 벌금액에 상당하는 기간 동안 노역장에 유치될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본 판결에서도 벌금을 납입하지 않을 경우 10만 원을 1일로 환산하여 노역장에 유치될 수 있음을 명시했습니다.
형사소송법 제325조(무죄판결):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써 무죄를 선고하여야 한다.' 이 조항은 범죄 사실이 입증되지 않을 경우 무죄를 선고해야 한다는 원칙을 담고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머리를 때려 바닥에 넘어뜨리고 멱살을 잡고 목을 조른' 부분에 대해 범죄의 증명이 없다고 보았으나, '목을 밀치고 넘어뜨린' 폭행죄와 일죄 관계에 있어 별도로 무죄를 선고하지 않았습니다.
이러한 법리들을 종합하여 법원은 검찰이 제출한 증거만으로는 공소사실 중 더 중한 폭행 부분에 대해 '합리적인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확신하기에 부족하다'는 형사재판의 대원칙을 적용하여 판단했습니다.
이웃 간 분쟁 상황에서 발생한 폭행 사건의 경우, 첫째, 폭행 직후 피해자의 상해 정도를 입증할 수 있는 진단서, 병원 기록, 사진 등의 객관적인 증거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단순히 통증을 호소하는 것을 넘어 실제 상해가 있었음을 입증하는 것이 공소사실 인정에 결정적인 역할을 합니다. 둘째, 목격자 진술은 사건 해결에 중요한 역할을 하지만, 시간이 지남에 따라 진술이 번복되거나 기억이 불분명해질 수 있습니다. 따라서 최초 수사 단계에서의 일관되고 구체적인 진술이 중요하며, 필요하다면 여러 명의 목격자 진술을 확보하는 것이 좋습니다. 셋째, 폭행의 경위와 정도에 따라 처벌 수위가 달라질 수 있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초기에 주장된 '머리를 때리고 목을 조른' 행위가 증명되지 않아 '목을 밀치고 넘어뜨린' 정도의 폭행으로 인정되어 형량이 감경되었습니다. 넷째, 사소한 다툼이라도 물리적 접촉이 발생하면 폭행죄로 이어질 수 있으므로 감정적으로 대응하기보다는 차분하게 상황을 해결하려는 노력이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