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회의원 재선거 숙소 및 쌀 제공 관련 공직선거법 위반 사건

이 사건은 제8회 전국동시지방선거와 함께 치러진 국회의원 재선거 과정에서 특정 후보의 당선을 돕기 위해 선거운동원들에게 임시 숙소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일부 선거인에게 쌀과 보리를 제공한 혐의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지방의원인 피고인 B은 선거운동원들에게 숙소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혐의로 벌금 200만원을 선고받았으나 실제로 숙소를 무상 제공한 다른 혐의는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한편 피고인 C와 D은 P 후보의 당선을 도모할 목적으로 선거인들에게 총 3회에 걸쳐 합계 20,000원 상당의 쌀과 보리 5kg을 제공한 혐의로 각각 벌금 150만원과 300만원을 선고받았습니다. 피고인 D은 추가적으로 단독으로 총 4회에 걸쳐 합계 16,000원 상당의 쌀과 보리 4kg을 제공한 혐의도 인정되었습니다. 나머지 피고인들은 숙소 무상 이용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관련 당사자

• P 후보: 2023년 4월 5일 실시된 M시 을 국회의원 재선거에 <정당명> 후보로 출마하여 당선된 인물입니다.
• 피고인 B (N시의원): P 후보의 선거운동에 참여한 <정당명> Q도당 당원이자 N시의원(3선)으로, 선거운동원들에게 임시 숙소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사를 표시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 피고인 C (<정당명> U군위원회 사무국장): P 후보의 선거사무원으로, D과 공모하여 선거인에게 쌀과 보리를 제공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 피고인 D (<정당명> U군위원장): P 후보의 선거를 위한 자원봉사자로, 'AM영농조합'을 운영하며 C와 공모하고 단독으로도 선거인에게 쌀과 보리를 제공한 혐의로 유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 피고인 E, F, G, H, I, J, K, L (선거사무원 및 자원봉사자): P 후보의 선거운동에 참여한 선거사무원 및 자원봉사자들로, B으로부터 숙소를 무상으로 제공받아 이용했다는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 판결을 받았습니다.
• AN, V, R, AO, W, S (선거인): 피고인 C와 D으로부터 쌀과 보리를 제공받은 M시 을 선거구 내의 유권자들입니다.

분쟁 상황

2023년 4월 5일 M시 을 국회의원 재선거가 있었고, <정당명>은 P 후보의 당선을 위해 당력을 총동원하기로 결정했습니다. 이에 따라 <정당명> Q도당은 M시에 선거운동 지원 파견단을 구성하여 선거운동원들이 현지에 상주하며 활동하도록 했습니다.

피고인 B은 이러한 당의 방침에 따라 선거운동원들이 머무를 임시 숙소를 마련하기로 마음먹고, 2023년 1월 31일부터 텔레그램 메시지를 통해 선거운동원 및 자원봉사자들에게 'AI빌 303호'의 주소, 호수, 비밀번호 등의 정보를 전송하며 숙소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다는 의사를 표시했습니다. 이는 임차기간 '2023. 1. 31.경부터 4. 5.경까지', 보증금 '1,000,000원', 총 차임 '1,100,000원', 중개 수수료 '224,400원'이 발생하는 숙소였습니다.

또한, 피고인 C와 D은 P 후보의 당선을 도모할 목적으로 2023년 3월 7일부터 3월 28일까지 M시 을 선거구 내 선거인들에게 피고인 D이 운영하는 'AM영농조합'에서 생산된 1kg 쌀 및 보리(시가 4,000원 상당)를 배포했습니다. 이들은 선거인에게 <정당명> 명함을 건네며 '이번 선거 때 한 표 주세요', 'P 후보 찍어주세요' 등의 발언을 한 것으로 확인되었습니다. 피고인 D은 단독으로도 추가적인 선거인들에게 쌀과 보리(시가 2,000원 상당의 쌀 500g 2봉지 등)를 제공하며 '기호 ○번 P 후보를 도와 달라'고 호소하는 등 선거운동을 했습니다. 피고인들은 쌀과 보리 배포가 단순히 상품 홍보 목적이었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선거운동 목적으로 판단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숙소를 무상으로 제공하겠다는 의사표시를 한 행위가 공직선거법 위반에 해당하는지 여부, 그리고 쌀과 보리를 선거인들에게 배포한 행위가 단순 홍보 목적이 아닌 P 후보의 당선을 도모하려는 선거운동 목적으로 이루어진 것인지 여부입니다. 특히 검찰이 제시한 증거만으로 무상 숙소 제공 및 이용 사실이 합리적 의심의 여지 없이 증명되는지와 '선거운동'의 목적의사를 객관적으로 판단하는 기준이 핵심 쟁점이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인 B에게 벌금 2,000,000원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AI빌 303호' 숙소를 무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이익 제공의 의사를 표시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었기 때문입니다. 다만, 그 외의 숙소 무상 제공 혐의는 무죄로 판단되었습니다. 피고인 C에게는 벌금 1,500,000원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피고인 D과 공모하여 선거인들에게 쌀과 보리를 제공한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가 인정되었기 때문입니다. 피고인 D에게는 벌금 3,000,000원을 선고했습니다. 이는 C와 공모하여 선거인들에게 쌀과 보리를 제공한 혐의와 단독으로 추가적인 선거인들에게 쌀과 보리를 제공한 혐의 모두 인정되었기 때문입니다. 피고인 E, F, G, H, I, J, K, L은 숙소를 무상으로 이용했다는 공직선거법 위반 혐의에 대해 모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피고인 J에 대해서는 판결의 요지를 공시하도록 명했습니다.

결론

피고인 B, C, D은 공직선거법상 선거운동 관련 금품 등 제공 또는 의사표시 금지 규정을 위반한 혐의가 인정되어 벌금형을 선고받았습니다. 특히 선거인에게 쌀과 보리를 배포한 행위는 상품 홍보 목적이라는 피고인들의 주장이 배척되고 선거운동 목적이 인정되어 유죄로 판단되었습니다. 반면, 선거운동원들의 숙소 무상 이용 혐의는 증거 불충분으로 관련 피고인 전원 무죄를 선고받았습니다. 이 사건은 선거의 공정성을 해치는 금품 제공 및 의사표시에 대한 엄격한 법 적용의 중요성을 다시 한번 확인시켜 주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공직선거법 제230조 제1항 제4호(선거운동 관련 이익 제공 등의 의사표시 금지)​:

   • 이 조항은 누구든지 수당, 실비, 기타 자원봉사에 대한 보상 등 명목을 불문하고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금품이나 기타 이익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피고인 B이 텔레그램으로 선거운동원들에게 숙소의 주소, 비밀번호 등을 전송하며 무상 사용 의사를 표시한 행위에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 법원은 대법원 판례(대법원 2003. 3. 28. 선고 2002도7434 판결 등 참조)에 따라 이익 제공의 '의사표시'가 외부적, 객관적으로 나타나 표의자가 마음대로 철회하기 어려운 단계에 이르면 범죄가 성립하는 추상적 위험범으로 보았습니다.

2. 공직선거법 제230조 제1항 제1호(선거인 매수 및 이해 유도 금지)​:

   • 이 조항은 누구든지 투표를 하거나 하지 않게 하거나, 특정 후보가 당선되거나 되지 못하게 할 목적으로 선거인 또는 선거 관계자에게 금전, 물품, 차마, 향응, 그 밖에 재산상의 이익이나 공사의 직을 제공하거나 그 제공의 의사를 표시하거나 약속해서는 안 된다고 규정합니다. 피고인 C와 D이 선거인들에게 쌀과 보리를 제공한 행위에 이 조항이 적용되었습니다.

3. 공직선거법 제135조 제3항(선거운동 관련 금품 등 제한)​:

   • 이 조항은 선거사무장, 선거연락소장, 선거사무원, 회계책임자, 연설원, 참관인, 선장, 입회인, 자원봉사자에게 수당과 실비 이외에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금품 기타 이익을 제공하거나 제공받는 행위를 금지합니다.

4. '선거운동'의 의미에 대한 법리: 대법원 판례(대법원 2016. 8. 26. 선고 2015도11812 전원합의체 판결 등 참조)에 따르면, '선거운동'은 특정 선거에서 특정 후보자의 당선 또는 낙선을 도모한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될 수 있는 행위를 말합니다. 이러한 목적의사는 명시적인 방법뿐만 아니라 당시의 사정에 비추어 선거인의 관점에서 당락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를 쉽게 추단할 수 있는 정도에 이른 경우에도 인정됩니다. 행위의 명목뿐만 아니라 시기, 장소, 방법, 모습을 종합적으로 판단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인 C, D의 쌀 배포 행위가 단순 홍보가 아닌 선거운동 목적이었다고 판단된 근거가 바로 이 법리에 있습니다.

5. 형법 제30조 (공동정범)​:

   • 2인 이상이 공동하여 죄를 범한 때에는 각자를 그 죄의 정범으로 처벌한다는 규정으로, 피고인 C와 D이 공모하여 선거인에게 쌀과 보리를 제공한 혐의에 적용되었습니다.

6. 형사소송법 제325조 (무죄 판결)​:

   •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 무죄를 선고하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피고인들의 숙소 무상 이용 혐의는 검사가 합리적 의심의 여지가 없을 정도로 증명하지 못했기에 이 조항에 따라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음과 같은 점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선거운동 관련성 판단: 물품 제공이나 이익 제공 행위가 단순히 상품 홍보 등 다른 목적을 내세우더라도, 그 행위의 시기, 장소, 방법, 모습을 종합적으로 고려했을 때 선거인의 관점에서 특정 후보의 당선이나 낙선을 도모하려는 목적의사가 객관적으로 인정된다면 공직선거법 위반으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특히 선거운동복 착용, 명함 교부, 지지 호소 등의 직접적인 언행이 동반된다면 선거운동 목적성이 더욱 명확하게 인정됩니다.
2. 금품 등 이익의 범위: 공직선거법은 선거운동과 관련하여 '금품 기타 이익'의 제공 또는 그 제공의 의사표시, 약속 일체를 엄격하게 금지합니다. 이때 '이익'은 현금뿐만 아니라 숙소 무상 제공, 소액의 물품 제공 등 경제적 가치가 있는 모든 형태를 포함하며, 그 가액이 아무리 소액이라도 위법성이 인정될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 총 20,000원 상당의 쌀과 보리 제공도 유죄로 인정되었습니다.
3. 의사표시만으로도 처벌 가능: 실제 이익이 제공되지 않고 단순히 무상 제공하겠다는 '의사표시'만으로도 공직선거법 위반이 성립할 수 있습니다. 이는 선거의 공정성을 해칠 추상적인 위험만으로도 처벌하는 규정이기 때문입니다. 숙소 제공 사례에서 피고인 B은 실제로 숙소가 무상으로 이용되었는지와 별개로, 무상 이용 의사를 표시한 것만으로 유죄를 선고받았습니다.
4. 객관적 증거의 중요성: 형사 재판에서는 검사가 범죄사실을 합리적 의심이 없을 정도로 증명해야 합니다. 숙소 무상 이용 혐의와 같이 명확한 금전 거래 내역이나 실제 거주 사실을 입증할 객관적인 자료가 부족할 경우, 유죄로 인정되기 어렵습니다. 관련 당사자 간의 금전 거래 내역, 사용 기록 등이 중요한 증거가 될 수 있습니다.
5. 다수 당사자 참여 시 책임: 여러 사람이 공모하여 선거법 위반 행위를 저질렀다면, 각자의 가담 정도나 역할에 따라 공동의 책임을 질 수 있습니다. 본 사례에서 피고인 C와 D은 쌀 배포 행위에 대해 공동으로 책임을 지는 공동정범으로 인정되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