택시기사의 퇴직금과 연차수당 지급 여부 다툼 판결

원고 A는 피고 유한회사 B 소속 택시기사로 약 22년간 근무하다 퇴직 후 미지급된 퇴직금과 연차휴가수당을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원고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며,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이 없고, 연차휴가수당은 포괄임금제로 이미 지급되었다고 주장하며 맞섰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근로자성을 인정하고, 최저임금법에 따라 퇴직금을 산정했으며, 근로기준법에 미달하는 단체협약의 연차휴가 조항은 무효로 보아 미지급 연차휴가수당을 계산하여 피고에게 총 16,769,852원 및 지연손해금의 지급을 명령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1992년 9월 8일부터 2014년 11월 28일까지 피고 회사 소속 택시 기사로 근무한 사람으로, 퇴직금 및 연차휴가수당을 청구했습니다.
• 피고 유한회사 B: 택시 자동차 운송사업을 목적으로 하는 법인으로 원고의 사용자입니다. 원고의 근로자성을 부정하고 퇴직금 및 연차수당 지급 의무가 없다고 주장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피고 유한회사 B에서 1992년 9월 8일부터 2014년 11월 28일까지 약 22년간 택시 기사로 근무했습니다. 원고가 퇴직하자 피고는 원고가 일정한 주식을 매입하고 차량의 주주로서 경영관리만 피고 회사에 맡긴 운수 종사자이므로 근로기준법상 근로자가 아니라고 주장했습니다. 이와 함께 원고와 피고 간에는 월 급여 없이 도급제로 운영되었으므로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임금이 존재하지 않으며, 연차휴가수당도 포괄임금제 구두 약정으로 이미 지급된 것으로 보아야 한다고 주장하며 퇴직금과 연차휴가수당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퇴직금과 미지급 연차휴가수당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하여 양측이 첨예하게 대립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원고 A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택시기사의 근무 형태 특성상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이 존재하는지, 존재한다면 어떻게 산정해야 하는지입니다. 셋째, 원고가 사용하지 않은 연차휴가에 대한 수당이 발생하며, 피고의 포괄임금제 주장 및 단체협약 조항이 유효한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제1심판결 중 일부를 취소하고 피고는 원고에게 16,769,852원 및 이에 대하여 2017년 11월 24일부터 2018년 6월 22일까지 연 6%, 그 다음 날부터 갚는 날까지 연 15%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또한 피고의 나머지 항소는 기각되었으며, 소송 총비용 중 5%는 원고가, 나머지는 피고가 각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 A를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로 인정하여 퇴직금 16,141,102원과 연차휴가수당 627,750원, 총 16,769,852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피고로부터 지급받을 수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의 근로자성 부정 주장과 임금협정서상 기본급의 통정허위표시 주장은 최저임금법에 따라 배척되었고, 포괄임금제 주장 및 법정 기준에 미달하는 단체협약의 연차휴가 조항도 받아들여지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과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성 판단 기준: 근로기준법상의 근로자인지는 계약 형식보다 실질적으로 임금을 목적으로 사용종속관계에서 사용자에게 근로를 제공했는지 여부로 판단합니다. 이때 사용자의 업무 지휘·감독 여부, 근무 시간·장소의 구속 여부, 스스로 비품·원자재를 소유하여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여부, 보수의 성격(기본급·고정급 유무),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사회보장제도 가입 여부 등의 경제적·사회적 조건이 종합적으로 고려됩니다. 특히 사용자가 임의로 정할 수 있는 사정만으로 근로자성을 쉽게 부정해서는 안 됩니다.
• 최저임금법 (2007. 12. 27. 법률 제8818호로 개정)​: 일반택시 운전업무에 종사하는 근로자의 최저임금에 산입되는 임금의 범위를 생산고에 따른 임금을 제외한 대통령령으로 정하는 임금으로 규정합니다. 이는 택시회사가 택시기사에게 최저임금액 이상의 고정급을 지급해야 함을 의미하며, 만약 고정급이 최저임금액에 미달한다면 해당 임금 합의는 무효가 되고 그 고정급은 최저임금액으로 증액됩니다. 이렇게 증액된 최저임금액은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는 평균임금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 근로기준법 제60조 제1항 및 제4항 (연차 유급휴가)​: 사용자는 1년간 80퍼센트 이상 출근한 근로자에게 15일의 유급휴가를 주어야 하며, 3년 이상 계속하여 근로한 근로자에게는 이 15일에 최초 1년을 초과하는 계속 근로 연수 매 2년에 대하여 1일을 가산한 유급휴가를 주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원고는 21년 이상 근속하여 25일의 연차휴가가 발생했습니다.
• 근로기준법 제15조 제1항 및 제2항 (이 법 위반의 근로계약)​: 근로기준법에서 정하는 기준에 미치지 못하는 근로조건을 정한 근로계약은 그 부분에 한정하여 무효로 하며, 무효로 된 부분은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기준에 따릅니다. 이 법리에 따라 단체협약상 법정 기준에 미달하는 연차휴가 일수 조항은 무효가 되고, 법정 기준에 따른 연차수당이 산정되었습니다.
• 통정허위표시 (민법 제108조)​: 상대방과 통정하여 한 허위의 의사표시는 무효입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임금협정서상 기본급 지급 내용이 원고와 피고 사이의 사납금 약정으로 인해 통정허위표시에 해당하여 무효라고 보았습니다. 다만 이는 최저임금법 적용과는 별개로 해당 기본급이 퇴직금 산정의 기초가 되지 못한다는 의미로 해석되었습니다.
• 민사소송법 제420조 (항소심 판결 이유)​: 항소심에서 제1심판결의 이유를 그대로 인용할 수 있도록 하는 규정으로, 이 사건에서는 포괄임금제 주장에 대한 판단에 적용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택시 운전과 같이 사납금을 내고 개인 수입을 얻는 형태의 근무라고 할지라도, 사용자의 지휘·감독을 받고 근무시간과 장소가 정해져 있으며 계속적이고 고정적으로 근로를 제공했다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가능성이 높습니다.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제 업무 수행의 종속성 여부가 중요하게 판단됩니다.
• 회사로부터 지급받는 고정급이 최저임금액에 미달하는 경우, 해당 임금 합의는 무효가 되고 고정급은 최저임금액으로 증액됩니다. 이 증액된 최저임금액을 기준으로 퇴직금이 산정될 수 있으므로, 실제 받은 임금이 적거나 없다고 해서 퇴직금을 전혀 받을 수 없는 것은 아닙니다.
• 단체협약이나 근로계약의 내용이 근로기준법에서 정한 연차휴가 기준에 미치지 못한다면, 그 법정 기준에 따라 연차휴가수당을 요구할 수 있습니다. 예를 들어, 근속 기간에 따라 법정 연차휴가 일수가 증가하므로 이를 확인하여 미사용 휴가에 대한 수당을 청구할 수 있습니다.
• 근로자로서의 권리를 주장하기 위해서는 자신의 근로자성을 입증할 수 있는 자료, 예를 들어 근무기록, 출퇴근 기록, 사내 규정 적용 내역, 4대 보험 가입 여부, 급여명세서 등을 미리 확보하고 보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특히 퇴직금이나 연차휴가수당 산정의 기초가 되는 근무일수 및 근무시간 관련 자료는 정확하게 정리해 두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