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음주운전으로 인한 외국인 출국명령 취소 사건
중국 국적의 결혼이민 체류 외국인인 원고는 음주운전 및 상해 혐의로 벌금 1,000만 원이 확정된 후, 출입국.외국인청장으로부터 출국명령 처분을 받았습니다. 원고는 이 처분이 절차적으로 문제가 있고, 원고에게 너무 가혹하여 재량권을 남용한 것이라고 주장하며 취소를 구했으나, 법원은 절차적 하자가 없으며 공익이 원고의 불이익보다 가볍지 않다고 판단하여 원고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중국 국적의 결혼이민(F-6) 체류 외국인으로, 음주운전 및 상해죄로 벌금형을 선고받아 출국명령 처분을 받은 사람입니다.
- 피고인 (천출입국.외국인청장): 원고에게 출국명령 처분을 내린 출입국 관리 기관의 장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중국 국적의 결혼이민(F-6) 체류 자격을 가진 외국인으로, 2021년 1월 야간에 혈중알코올농도 0.167%의 만취 상태로 중앙선을 침범하여 운전하다 교통사고를 일으켰습니다. 이 사고로 피해자는 약 3주간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를 입었으며, 원고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위험운전치상) 혐의 등으로 벌금 1,000만 원을 선고받고 이 판결이 확정되었습니다. 이에 피고인 천출입국.외국인청장은 2021년 6월 원고에게 출입국관리법에 따라 2021년 7월 24일까지 출국할 것을 명령하는 처분을 내렸습니다. 원고는 이 처분이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행정심판을 청구했으나 기각되자, 법원에 출국명령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출국명령 처분에 행정절차법상 사전 통지 및 의견 청취, 처분 이유 제시의 절차적 하자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둘째, 원고의 개인적인 사정(한국 내 가족관계, 범행 동기, 반성 등)을 고려할 때, 출국명령 처분이 공익에 비해 원고에게 지나치게 가혹하여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 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피고의 출국명령 처분이 적법하다고 본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에 대한 출국명령 처분은 절차적, 실체적으로 모두 적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먼저, 절차적 측면에서 법원은 출국명령이 강제퇴거 대상자 중 자진 출국을 선택한 외국인에게 내려지는 처분으로, 출입국관리법상 별도의 조사 및 심사 절차를 통해 원고가 충분히 처분 사유를 알고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가졌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처분 당시 적용 법조와 범행 사실 등 구체적인 이유가 명시된 통고서를 제공받았으므로 행정절차법을 위반한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다음으로, 실체적 측면에서 법원은 출입국관리 행정이 국가의 이익과 안전을 도모하는 중요한 공익적 작용임을 강조하며, 출입국 당국에 넓은 재량권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원고의 혈중알코올농도 0.167% 만취 상태 음주운전, 중앙선 침범, 3주 상해 발생 등 범행의 죄질이 가볍지 않고, 벌금 1,000만 원이 출국 조치 기준인 300만 원보다 훨씬 고액임을 지적했습니다. 비록 원고의 아들이 한국에 체류 중인 인도적 사정을 고려했으나, 재결합 의사가 없고 친권자가 친모로 되어 있는 점 등을 종합할 때 출국명령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출국하더라도 적법한 절차를 통해 다시 입국할 수 있는 점도 고려되었습니다. 따라서 이 사건 처분을 통해 보호되는 국가의 이익과 안전이라는 공익이 원고가 입는 불이익보다 결코 가볍지 않다고 보아 원고의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에 적용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출입국관리법 제11조 제1항 제3호 및 제4호 (입국금지 및 강제퇴거 대상): 이 조항은 전염병 환자, 마약류 중독자 등 국가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는 외국인의 입국을 금지하고, 나아가 이러한 사유로 인해 체류 중인 외국인도 강제퇴거의 대상이 될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원고의 음주운전 및 상해 범행은 이러한 '국가 이익이나 공공의 안전을 해칠 우려가 있는 경우'에 해당한다고 판단되었습니다.
- 출입국관리법 제46조 제1항 (강제퇴거 대상자):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외국인이 출입국관리법을 위반하는 경우 강제퇴거 대상자가 될 수 있음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원고는 특정범죄가중처벌등에관한법률위반으로 유죄 판결을 받았으므로, 이 조항에 따라 강제퇴거 대상자에 해당하게 됩니다.
- 출입국관리법 제68조 제1항 제1호 (출국명령): 강제퇴거 대상 외국인 중 자진하여 출국하려는 사람에게 출입국관리 공무원이 출국을 명할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이 사건에서 피고는 원고가 강제퇴거 대상이지만 자진 출국 의사를 고려하여 이 조항에 근거하여 출국명령 처분을 내렸습니다.
- 행정절차법 제21조 (사전 통지), 제22조 (의견 청취), 제23조 (처분 이유 제시): 이 조항들은 행정기관이 국민의 권익을 제한하는 침익적 처분을 할 때 처분의 당사자에게 미리 통지하고 의견 진술의 기회를 주며, 처분의 근거와 이유를 구체적으로 제시해야 한다는 절차적 의무를 규정합니다. 원고는 피고가 이러한 절차를 지키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출입국관리법상의 별도 조사 및 심사 절차가 행정절차법에 준하는 절차이며, 원고가 처분 사유를 충분히 인지하고 의견을 제시할 기회를 가졌다고 보아 절차적 하자가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 재량권 일탈·남용 및 비례 원칙: 행정청이 법률에 근거하여 재량권을 행사할 때 공익과 사익을 형량(衡樑)하고, 처분이 법의 목적에 비례해야 한다는 원칙입니다. 법원은 출입국 관리 당국의 넓은 재량권을 인정하면서도, 이 사건에서 원고의 범행 내용, 벌금 액수, 국가의 이익과 안전이라는 공익의 중요성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할 때 출국명령이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시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외국인의 법규 준수 의무: 대한민국에 체류하는 모든 외국인은 국적을 불문하고 대한민국의 법률을 준수할 의무가 있습니다. 특히 음주운전과 같은 중대한 범죄는 체류 자격 유지에 심각한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형사 처벌과 체류 자격 연동: 벌금형 이상을 선고받은 경우, 출입국 관리 당국은 이를 근거로 강제퇴거 또는 출국명령 등 체류 관련 제재를 부과할 수 있습니다. 벌금액이 일정 기준(이 사건에서는 300만 원)을 초과하면 더욱 엄격한 심사를 받게 됩니다.
- 절차적 정당성 판단 기준: 행정처분의 절차적 하자가 있는지 여부는 단순히 서류상의 형식뿐만 아니라, 처분 대상자가 실제로 처분 사유와 근거를 충분히 인지하고 의견을 진술할 기회를 가졌는지 여부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됩니다.
- 행정청의 재량권 존중: 출입국 관리 분야는 국가의 주권과 공익에 직결되는 영역이므로, 출입국 당국은 외국인의 입국 및 체류 여부에 대해 넓은 재량권을 가집니다. 법원은 이 재량권 행사가 명백히 공익과 사익의 균형을 잃거나 법의 목적에 위배되지 않는 한 쉽게 개입하지 않습니다.
- 인도적 고려의 한계: 한국에 가족이 있다는 인도적 사유는 물론 참작되지만, 범죄의 중대성과 공익적 필요성이 더 크다고 판단될 경우 출국명령을 막을 수 없습니다. 특히 자녀의 친권이 다른 배우자에게 있거나 재결합 의사가 없는 경우 인도적 고려의 비중이 낮아질 수 있습니다.
- 출국명령과 강제퇴거의 차이: 출국명령은 강제퇴거 대상에 해당하지만 자진 출국 의사를 밝힌 외국인에게 주어지는 처분으로, 강제퇴거보다는 상대적으로 완화된 조치입니다. 이는 일시적인 출국을 의미하며, 향후 적법한 절차를 거쳐 다시 입국할 가능성은 있습니다.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