임금피크제 적용 직원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청구 소송

원고 A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재직하며 임금피크제를 적용받던 중, 임금피크제 관련 노사합의와 운영 규정의 일부 무효를 주장하며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총 7,803,740원을 청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에 앞서 원고는 피고를 상대로 2016년 1월부터 2018년 6월까지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을 청구하는 선행 소송을 제기하여 패소한 바 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일부 청구가 선행 소송의 기판력(확정된 판결의 효력)에 저촉된다고 보았고, 임금의 소급 삭감 주장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다만, 피크임금 산정 시 누락된 시간외근무수당을 포함하여 피크임금을 재산정해야 한다고 판단하여, 피고는 원고에게 232,680원 및 이에 대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하라고 판결했습니다. 원고의 소멸시효가 완성된 일부 청구는 기각되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국민건강보험공단에 재직했던 근로자로서,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지급을 요구하는 당사자입니다.
•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 원고 A의 사용자로, 임금피크제 관련 노사합의를 바탕으로 임금을 지급해왔으며, 원고로부터 임금 및 퇴직금 청구를 받은 당사자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는 국민건강보험공단에서 근무하며 임금피크제를 적용받았습니다. 원고는 임금피크제 관련 노사 합의 및 운영 규정 중 일부가 무효이므로, 이에 따라 자신의 임금과 퇴직금이 제대로 산정되지 않았다고 주장하며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의 지급을 요구했습니다. 특히 원고는 임금 산정의 기준이 되는 '피크임금'에 시간외근무수당 등이 제대로 반영되지 않았고, 임금피크제 적용으로 인해 부당하게 임금이 삭감되었다고 보았습니다. 이와 별개로 원고는 과거 같은 피고를 상대로 다른 기간에 대한 임금 및 퇴직금 청구 소송을 제기했으나 패소한 경험이 있었고, 이 사건 소송은 그 선행 소송의 기판력 저촉 여부도 중요한 쟁점이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은 크게 다음 5가지 쟁점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구했습니다.

1. 원고의 이 사건 단독 소송 제기가 소권(소송을 제기할 권리)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
2. 선행 소송의 확정 판결이 이 사건 청구에 미치는 기판력 저촉 여부
3. 임금피크제 적용에 따른 임금의 소급 삭감 주장이 타당한지 여부
4. '피크임금' 산정에 누락된 부분이 있다면 이를 재산정해야 하는지 여부
5. 원고의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청구권이 소멸시효 완성으로 인해 소멸되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 국민건강보험공단은 원고 A에게 232,680원을 지급해야 합니다.
2. 이 금액에 대해 2019년 1월 15일부터 2022년 8월 26일까지는 연 5%, 그 다음 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는 연 20%의 각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도 지급해야 합니다.
3. 원고의 나머지 청구(총 청구액 7,803,740원 중 232,680원을 제외한 부분)는 기각되었습니다.
4. 소송비용 중 90%는 원고가, 나머지 10%는 피고가 각각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5. 위 제1항의 판결은 가집행할 수 있습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가 주장한 미지급 임금 및 퇴직금 총액의 대부분을 기각하고, 임금피크제에 따른 '피크임금' 재산정으로 인한 소액의 추가 임금 및 퇴직금인 232,680원에 대해서만 원고 승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이는 기존 소송의 기판력, 임금 소멸시효 완성 등의 이유로 원고의 청구 범위가 크게 제한된 결과입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소송물 개념 및 기판력 (민사소송법 제216조)​ 대법원은 동일한 지급기일에 지급되는 다양한 명목의 임금(기본급, 성과금, 각종 수당 등)은 근로관계에 기한 근로의 대가라는 점에서 법적 근거와 성질이 동일하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는 한 그 전체가 '하나의 소송물'로 취급되어야 한다고 보고 있습니다 (대법원 2004. 3. 26. 선고 2002다45178 판결 참조). 이는 특정 기간의 임금 청구에 대해 판결이 확정되면, 이후 동일 기간에 대해 임금 산정 방식이나 근거 규정 주장만 달리하여 다시 소송을 제기하는 것은 확정 판결의 기판력에 저촉되어 허용되지 않는다는 법리입니다. 즉, 임금을 구성하는 세부 항목이나 산정 방법 주장은 소송물 자체를 바꾸는 것이 아니라 소송물을 이유 있게 하는 공격 방편에 불과합니다.
2. 소권 남용 (민법 제2조 제2항)​ 소권 남용은 권리 행사가 권리의 사회적 한계를 넘어서는 경우에 해당하는데, 법원은 원고가 소송 형태(공동소송, 단독소송)를 선택할 자유가 있으므로, 선행 사건을 공동소송으로 제기한 후 별개인 이 사건을 단독소송으로 제기한 것만으로는 소권 남용으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이 사건 청구액과 선행 사건의 소송목적의 값을 고려할 때 소액사건심판법 적용을 위한 분할 청구라고 보기도 어렵다고 했습니다.
3. 임금채권의 소멸시효 (근로기준법 제49조 [구 근로기준법 제48조])​ 근로기준법에 따르면 임금채권은 3년간 행사하지 않으면 시효로 소멸합니다. 중간정산퇴직금 청구권은 중간정산이 이루어진 시점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됩니다. 내용증명우편을 통해 채무 이행을 촉구하는 것은 소멸시효 중단 사유 중 하나인 '최고(催告)'에 해당하나, 최고는 6개월 이내에 재판상 청구 등의 조치를 취해야만 시효 중단의 효력이 유지됩니다. 이 사건에서는 2017년 7월 12일 이전에 지급기한이 도래한 임금 및 중간정산퇴직금에 대해 3년이 경과하여 소멸시효가 완성된 것으로 판단되었습니다.
4. 임금피크제와 임금 재산정 근로가 아직 제공되기 전인 장래분 임금에 대해 노사 합의로 임금 지급률을 인하한 것은 구체적인 지급 청구권이 발생한 과거 임금을 소급하여 삭감한 것으로 평가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그러나 '피크임금'은 인하된 임금을 정하기 위한 도구적 개념이며, 시간외근무수당과 같이 피크임금 산정에 포함되어야 할 항목이 누락되었다면, 이를 포함하여 피크임금을 재산정하는 것이 타당하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1. 동일한 임금채권에 대한 소송은 신중하게 접근해야 합니다. 임금은 세부 항목이 다양해도 대부분 근로의 대가라는 점에서 법적 성질이 동일하여 전체가 '하나의 소송물'로 취급될 수 있습니다. 따라서 한번 패소 판결이 확정되면, 나중에 임금 산정 방식이나 주장의 근거(예: 임금피크제 규정의 무효 사유)만 달리하여 동일 기간의 임금을 다시 청구하는 것은 '기판력'에 의해 제한될 수 있습니다. 이는 이미 법원에서 판단이 내려진 사안에 대해 다시 다툴 수 없다는 원칙입니다.
2. 임금피크제 적용 시 '피크임금' 산정의 정확성을 확인해야 합니다. 임금피크제를 적용할 때 기준이 되는 '피크임금'은 단순히 고정된 금액이 아니라, 시간외근무수당 등 실제 근로의 대가로 지급되는 모든 항목을 포함하여 정확하게 산정되어야 합니다. 만약 통상임금 소송 등으로 인해 특정 수당이 통상임금으로 인정되었다면, 그 수당 역시 피크임금 산정에 포함되어 재산정될 수 있습니다.
3. 임금채권의 소멸시효에 유의해야 합니다. 미지급 임금은 발생일로부터 3년, 중간정산퇴직금은 중간정산 시점부터 소멸시효가 진행됩니다. 내용증명 발송 등으로 채무 이행을 촉구하는 것은 시효 중단의 효과가 있지만, 이때로부터 6개월 이내에 소송을 제기해야만 시효 중단의 효력이 계속 유지됩니다. 시효가 완성되면 아무리 정당한 채권이라도 법적으로 주장하기 어려워지므로, 권리 행사를 늦추지 않는 것이 중요합니다.
4. 장래 임금에 대한 노사 합의는 유효할 수 있습니다. 아직 근로가 제공되기 전이고 임금이 확정되지 않은 장래 기간의 임금에 대해 노사 합의로 지급률을 조정하는 것은 과거 임금을 소급하여 삭감하는 것으로 보기 어렵습니다. 이는 노동관계법상 단체협약 등에 따른 임금 조정의 유효성을 인정한 것으로 볼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