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증권
원고와 피고는 형제 관계이자 C 주식회사의 주주들로서, 피고가 원고에게 보유 주식 6,000주를 양도하는 약정을 체결했습니다. 이 약정은 'M 보관장 이전 또는 아버지 유고시' 주식을 양도하기로 하는 조건을 포함했습니다. M 보관장이 이전되자 원고는 피고에게 주식 양도를 요구했으나 피고는 양도 시기가 아직 도래하지 않았거나, 사정 변경 또는 동기의 착오로 계약을 해제 또는 취소한다고 주장하며 주식 양도를 거부했습니다. 법원은 양도 약정의 조건이 '또는'으로 명시되어 M 보관장 이전만으로도 조건이 성취되었다고 판단하고, 피고의 해제 및 취소 주장을 모두 받아들이지 않아 원고의 청구를 인용했습니다.
원고 A는 C 주식회사의 대표이사로서, 원고의 처와 아버지 H의 갈등으로 인해 자신의 경영권에 위기감을 느꼈습니다. 이에 원고는 C의 주식을 50% 이상 확보하여 경영권을 안정화하고자 했습니다. 이미 형제들(원고, 피고, I) 사이에는 부모님 유고 시 C 지분을 원고에게 몰아주기로 하는 협의가 있었으나, 원고는 H 생전에 미리 주식을 확보할 필요성을 느꼈습니다. 2019년 12월 11일, 원고와 피고는 피고가 원고에게 C 주식 6,000주를 양도하는 내용의 주식소유권이전약정서와 증여계약서를 작성하고 이를 공증받았습니다. 약정서에는 'M 보관장 이전 또는 아버지 유고시 본 주식은 이유 없이 바로 양도한다'고 명시되어 있었습니다. 이후 C 주식회사가 건설폐기물 임시 보관장소였던 N 토지의 사용 기간 종료 통보를 받고 2021년 3월 Q 토지를 매수하여 같은 해 11월 임시 보관장 이전을 완료하자, 원고는 피고에게 약정에 따른 주식 양도를 요구했습니다. 그러나 피고는 약정의 주식 양도 시기가 'M 보관장 이전 및 아버지 유고시' 둘 다 충족되어야 한다고 주장하거나, 양도 약정을 H에게 비밀로 하기로 했으나 H이 이를 알게 되어 분란이 발생하는 등 사정 변경이 생겨 계약을 해제했다고 주장했습니다. 또한 원고가 이전에 G으로부터 주식 4,000주를 취득한 사실을 피고에게 숨겼으므로 이는 동기의 착오에 해당하여 계약을 취소해야 한다고도 주장했습니다.
이 사건의 핵심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주식 양도 약정서에 명시된 'M 보관장 이전 또는 아버지 유고시'라는 양도 시기 조건이 성취되었는지 여부입니다. 특히, '또는'과 같은 날 작성된 증여계약서의 '및' 표현 중 어떤 문언이 우선하는지가 중요했습니다. 둘째, 피고가 주장한 사정 변경(아버지 H에게 약정 사실이 알려진 것)이 계약을 해제할 정도의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셋째, 원고가 이전에 다른 주주로부터 주식을 취득한 사실을 피고에게 알리지 않은 것이 동기의 착오에 해당하여 계약을 취소할 수 있는 사유가 되는지 여부입니다. 넷째, 피고가 주장하는 다른 증여 계약 등으로 인해 해당 주식을 더 이상 보유하고 있지 않은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여 피고에게 다음과 같은 명령을 내렸습니다. 피고는 원고에게 이 사건 약정에 명시된 C 주식회사 주식 6,000주를 양도한다는 의사를 표시하고, C 주식회사에 해당 주식을 원고에게 양도했다는 취지를 통지해야 합니다. 또한, 소송 비용은 피고가 전적으로 부담하도록 결정했습니다.
재판부는 원고와 피고가 작성한 주식 양도 약정서에 'M 보관장 이전 또는 아버지 유고시'라는 문구가 명확히 기재되어 있음을 강조하며, M 보관장의 이전이 완료되었으므로 주식 양도 시기가 도래했다고 판단했습니다. 동시에 피고가 주장한 사정 변경으로 인한 계약 해제나 동기의 착오로 인한 계약 취소 주장은 모두 이유 없다고 보아 배척했습니다. 그 결과 피고는 원고에게 약정한 주식 6,000주를 양도하고 회사에 그 사실을 통지할 의무가 있음을 확인하며 원고의 손을 들어주었습니다. 이 판결로 원고는 C 주식회사에 대한 경영권 강화의 중요한 발판을 마련하게 되었습니다.
이 사건 판결에는 다음과 같은 법령 및 법리가 적용되었습니다.
유사한 상황에 참고할 만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첫째, 계약서 작성 시 조건이나 의무 이행 시기에 대한 문구를 명확하고 일관성 있게 작성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특히 '또는'과 '및'과 같은 접속사의 사용은 법률적인 해석에 큰 차이를 가져올 수 있으므로 신중해야 합니다. 둘째, 가족 간의 계약이라 하더라도 계약의 구속력은 동일하게 적용됩니다. 구두 약정보다는 문서화하고, 중요한 내용에 대해서는 공증을 받는 것이 분쟁 발생 시 유리할 수 있습니다. 셋째, 계약 체결에 영향을 미치는 중요한 사실은 상대방에게 충분히 알려야 합니다. 비록 이 사건에서는 동기의 착오로 인정되지 않았지만, 정보의 불균형은 향후 계약 해제나 취소 주장의 빌미가 될 수 있습니다. 넷째, 사정 변경으로 인한 계약 해제는 매우 제한적으로 인정되는 법리입니다. 계약 체결 당시 예측할 수 없었던 중대한 상황 변화가 발생하여 계약 유지가 불가능하다고 인정될 정도여야 하므로, 단순히 가족 불화나 개인적인 사정은 해제 사유로 인정받기 어렵습니다. 다섯째, 주식 양도와 같이 권리 변동을 수반하는 계약은 관련 회사에 대한 통지나 명의개서 절차가 수반되어야 완전한 효력을 가집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