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조무사 학원의 부실 훈련 운영에 따른 인정취소 판결

E학원이 국민 평생 직업능력 개발법에 따라 운영하던 간호조무사 자격증 취득 과정 중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부실하게 운영한 사실이 고용노동청의 지도·점검으로 드러나 학원 운영자 A에 대해 인정취소 및 6개월 해당직종 위탁·인정제한 처분이 내려진 사건입니다.

A는 이 처분이 절차적 위법, 처분 사유 부존재,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 재량권 일탈·남용에 해당한다며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A의 주장을 모두 기각하고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고양시에서 E학원을 운영하며 'F 간호조무사 자격증 취득과정'의 창의적 체험활동 훈련교사를 맡았던 인물입니다.
• 피고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고양지청장: 원고가 운영하는 E학원에 대해 인정취소 및 위탁·인정제한 처분을 내린 행정기관의 장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A가 운영하는 E학원은 2016년부터 고용노동부로부터 간호조무사 자격증 취득 과정을 인정받아 운영해왔습니다. 특히 2019년부터 2023년까지 'F 특화과정' 중 'F 간호조무사 자격증 취득과정'을 운영하며 연간 136시간 편성된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담당했습니다.

2023년 4월 20일, 중부지방고용노동청 고양지청 담당 조사원들은 한국기술교육대학원 직업능력심사평가원 담당자 등과 합동으로 E학원에 대한 1차 지도·점검을 실시했습니다. 점검 결과, 원고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에 훈련을 실시하지 않고 다수의 훈련생을 교실에서 자습시키거나, 노동인권교육에 교재를 활용하지 않는 등 연간 136시간의 창의적 체험활동을 미운영 및 부실 운영한 사실이 확인되었습니다. 특히 훈련생 설문조사에서 대부분의 훈련생이 자습을 경험했다고 응답했으며, 훈련 자료 및 평가 자료도 제대로 제출되지 못했습니다.

이에 피고는 2023년 5월 2일 원고에게 인정취소와 1년 해당직종 위탁·인정제한 처분 사전통지를 했습니다. 이후 5월 16일 실시된 2차 점검에서는 원고가 훈련시간에 지각하고 상담실에서 개인 상담을 실시하는 등 위반사항을 시정하지 않거나 추가 위반행위를 한 사실이 적발되어 5월 18일 시정명령 및 주의 요구 조치가 내려졌습니다.

결국 피고는 2023년 5월 25일 청문을 거쳐, 5월 31일 원고에게 '창의적 체험활동의 미운영 및 부실 운영'을 사유로 인정취소와 6개월 해당직종 위탁·인정제한 처분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는 이 처분이 위법하다며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핵심 쟁점

E학원 운영자에 대한 직업능력개발훈련 인정 취소 및 위탁·인정 제한 처분이 행정조사 절차의 위법성, 처분 사유의 존재 여부, 이중 처분 금지(일사부재리 원칙) 위반 여부, 그리고 행정청의 재량권 일탈 또는 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A의 청구를 모두 기각하고 피고가 내린 인정취소와 6개월 해당직종 위탁·인정제한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합니다.

결론

법원은 원고의 주장을 다음과 같이 모두 배척하며 처분이 적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첫째, 절차적 위법 주장에 대해 1차 점검 시 피고 조사원이 공문을 제시하고 신분증을 패용하였으며 증거인멸 우려 등 특수한 사정이 있어 사전 통지 예외 사유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2차 점검은 이 사건 처분이 아닌 시정명령의 근거가 되었으므로 이 사건 처분과는 무관하다고 판단했습니다.

둘째, 처분 사유 부존재 주장에 대해 훈련생 설문조사 결과, 훈련 자료 및 평가 자료 미제출, 원고의 확인서 등을 종합하여 원고가 창의적 체험활동 시간을 부실하게 운영하여 훈련 목적에 위배되었음이 명백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셋째, 일사부재리 원칙 위반 주장에 대해 이 사건 처분은 1차 점검 결과에 따른 인정취소 및 위탁·인정제한 처분이고, 시정명령은 2차 점검 결과에 따른 별개의 위반 행위에 대한 조치이므로 이중 처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넷째,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에 대해 직업능력개발훈련의 공익적 목적과 특히 고등학교 3학년 학생 훈련생 보호의 중요성을 강조하며, 피고가 이미 처분 기준에 따라 1/2 감경까지 적용한 점 등을 고려할 때 이 사건 처분이 현저히 과도하여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국민 평생 직업능력 개발법 (평생직업능력법)​

• 제19조 (직업능력개발훈련의 인정취소 등)​: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인정받은 내용과 다르게 운영하거나 중요 사항을 위반하여 훈련 목적에 위배되는 경우 훈련 인정을 취소하거나 훈련 위탁 및 인정을 제한할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 원고의 창의적 체험활동 미운영 및 부실 운영이 훈련 내용, 훈련 방법 등 중요 사항을 위반하여 훈련 목적에 위배되었다고 판단된 근거가 됩니다.
• 제35조의2 (훈련교사 등에 대한 조치)​: 훈련교사 등이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위법하게 운영하거나 부실하게 실시한 경우 고용노동부장관이 주의 요구 등의 조치를 할 수 있음을 규정합니다. 원고에게 내려진 주의 요구 조치의 근거가 됩니다.
• 제58조 (지도ㆍ감독)​: 고용노동부장관 등이 직업능력개발훈련 장소에 출입하여 서류를 조사하거나 관계인에게 질문하는 등 지도·감독할 수 있음을 명시합니다. 다만, 긴급하거나 미리 알릴 경우 목적 달성이 어려운 경우를 제외하고는 미리 조사 일시, 내용 등을 알려야 하며, 조사 결과는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본 사건에서 1차 점검의 사전 통지 및 서면 통지 절차 준수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행정조사기본법

• 제4조 (행정조사의 원칙)​: 행정조사는 조사 목적을 달성하는 데 필요한 최소한의 범위 안에서 실시해야 하며 조사권을 남용해서는 안 된다는 원칙을 명시합니다. 원고는 피고의 1차 점검이 조사권 남용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 제11조 (조사 대상자의 권리 의무에 대한 고지)​: 조사 개시 시 조사 목적, 기간, 내용, 조사원 신분, 권리 등에 대해 조사 대상자에게 알려야 함을 규정합니다. 원고는 조사원이 증표를 내보이지 않았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를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 제15조 제1항 (재조사의 제한)​: 동일한 사안에 대해 동일한 조사 대상자를 재조사해서는 안 됨을 규정합니다. 원고는 2차 점검이 중복조사에 해당한다고 주장했으나 법원은 이 사건 처분과 시정명령 등이 별개라고 판단하여 적용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 제17조 제1항 (현장조사 등의 통지)​: 현장조사 7일 전까지 서면으로 통지해야 하지만 증거 인멸 등으로 조사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는 경우 등 예외 사유가 있을 때는 즉시 통지하거나 구두 통지할 수 있음을 명시합니다. 본 사건에서 1차 점검의 사전 통지 예외 적용 여부가 주된 쟁점이었습니다.

법리

• 일사부재리 원칙: 동일한 사실관계에 대해 이미 유효하게 내려진 확정적 판단에 대해 다시 판단할 수 없다는 법리입니다. 원고는 이 사건 처분과 시정명령이 동일한 사유에 대한 이중 처분이라 주장했으나 법원은 각 처분 사유와 목적이 다르므로 해당 원칙이 적용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 재량권 일탈·남용: 행정청의 재량 행위가 그 법률상 허용된 범위를 넘어섰거나 재량권 행사의 목적에 위배되는 등 합리성을 결여하여 위법하게 되는 경우를 말합니다. 법원은 처분 사유, 공익과 사익의 비교형량, 제재 기준 등을 종합하여 재량권 일탈·남용 여부를 판단하며 본 사건에서 법원은 직업훈련의 공익적 중요성 등을 들어 재량권 일탈·남용이 아니라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직업능력개발훈련을 운영하는 기관은 다음과 같은 사항에 유의해야 합니다.

1. 훈련 내용 및 방법의 철저한 준수: 인가받은 훈련 과정의 내용과 교수학습 방법을 철저히 준수해야 합니다. 특히 '창의적 체험활동'과 같이 자율성이 부여된 활동이라 하더라도 구체적인 교육 계획, 활동 자료, 평가 방법 등을 사전에 수립하고 실행해야 합니다.
2. 훈련생 자습 방치 금지: 훈련 시간에 훈련생들에게 자습을 지시하거나 방치하는 행위는 훈련의 미운영 또는 부실 운영으로 간주될 수 있습니다. 모든 훈련 시간은 승인된 목표와 방법에 따라 적극적으로 진행되어야 합니다.
3. 훈련 자료 및 증빙 서류 철저 관리: 모든 훈련 관련 학습 자료, 교재, 활동지, 평가 자료, 출결 관리, 상담 일지 등은 상시 비치하고 최신화해야 합니다. 이는 지도·감독 시 중요한 증거 자료가 됩니다.
4. 행정조사 절차 이해 및 협조: 행정기관의 지도·점검 시에는 조사 목적, 기간, 조사원 신분 등을 확인하되, 절차적 하자가 있다고 판단되더라도 성실히 협조하고 필요한 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다만, 증거 인멸의 우려가 있는 경우에는 사전 통지 없이 점검이 이루어질 수 있다는 점을 인지해야 합니다.
5. 시정명령에 대한 즉각적 이행: 행정기관으로부터 시정명령이나 주의 요구 등의 조치를 받으면 즉시 위반 사항을 시정하고 그 이행 결과를 증빙할 수 있는 자료를 제출해야 합니다. 경미한 위반이라도 시정하지 않으면 더 큰 제재 처분으로 이어질 수 있습니다.
6. 재량권 감경 사유 소명: 만약 제재 처분을 받게 될 경우, 위반 행위의 동기, 결과, 시정 노력, 기관의 사회적 기여도 등을 적극적으로 소명하여 처분 감경을 요청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