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압류/처분/집행
피고는 원고들이 소유한 부동산을 매수하여 주상복합아파트 건설 사업을 진행하려 했습니다. 매매 계약 시 부동산 명도가 지연될 경우 매매대금의 10%인 명도이행보관금(1억 5천만 원)을 유보하기로 약정했습니다. 잔금 지급기일까지 완전한 명도가 이루어지지 않자 피고는 보관금을 유보하고 나머지 잔금을 지급했습니다. 이후 원고들이 세입자 퇴거를 위한 소송 및 조정 절차를 진행하는 동안 피고는 원고들과의 합의 없이 유보된 보관금을 세입자 명도 절차에 임의로 사용했습니다. 원고들은 피고에게 보관금의 지급을 청구하였고 피고는 보관금을 명도에 사용했으므로 지급 의무가 없으며, 원고들이 매매대금을 부당하게 증액하여 불공정 법률행위 또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므로 상계해야 한다고 주장했습니다. 법원은 피고가 원고들과의 합의 없이 보관금을 사용했으므로 원고들에게 보관금을 지급해야 하고 매매대금 증액이 불공정 법률행위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피고 C 주식회사는 울산 동구 일대에 주상복합아파트 신축 사업을 위해 원고들 소유의 토지 및 건물을 매수했습니다. 매매 계약 시 부동산 명도가 지연될 경우를 대비하여 매매대금의 10%인 1억 5천만 원을 명도이행보관금으로 유보하기로 약정했습니다. 그러나 잔금 지급기일까지 세입자들이 완전히 퇴거하지 않아 명도가 지연되었고 원고들은 세입자들을 상대로 건물 인도 소송 및 조정을 진행했습니다. 피고는 원고들과의 합의 없이 유보된 보관금을 사용하여 세입자 명도 절차를 진행한 후, 원고들이 보관금의 지급을 요구하자 이를 거절하며 소송이 발생했습니다.
피고가 원고들과 약정한 명도이행보관금을 원고들의 동의 없이 임의로 사용한 것이 정당한지 여부와 원고들이 매매대금 증액을 요구한 것이 불공정 법률행위 또는 불법행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피고는 원고들에게 1억 5천만 원 및 이에 대하여 2023년 1월 3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법원은 피고가 원고들과의 합의 없이 임의로 명도이행보관금을 세입자 명도 절차에 사용했으므로 보관금 지급 의무가 면제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피고가 매매대금 증액이 불공정 법률행위 또는 불법행위라고 주장하며 상계하려 한 주장에 대해서는 피고의 잔금 지급 의무 불이행으로 인해 매매대금이 증액된 것으로 보여 원고들이 피고의 궁박한 사정을 이용했다고 보기 어렵다며 이를 기각했습니다. 따라서 피고는 원고들에게 1억 5천만 원의 보관금과 이에 대한 지연이자를 지급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중요한 법리는 크게 두 가지로 볼 수 있습니다. 첫째는 약정금 지급 의무와 관련된 계약의 해석 원칙입니다. 법원은 매매 계약 및 약정서에 따라 명도이행보관금의 지급 조건과 사용 권한을 해석했습니다. 매수인이 명도 지연 시 보관금을 명도를 위해 사용할 수 있다는 특약이 있더라도, 매도인의 동의 없이 임의로 보관금을 사용하는 것은 약정 위반으로 해석될 수 있습니다. 특히, 다른 계약에서 명도 완료 기간과 매수인의 직접 사용 권한을 명시했음에도 이 사건 계약에서는 해당 문구가 생략된 점을 중요하게 보아 매수인의 임의 사용을 인정하지 않았습니다. 둘째는 민법 제104조에 따른 불공정 법률행위 판단 기준입니다. 민법 제104조는 '당사자의 궁박, 경솔 또는 무경험으로 인하여 현저하게 공정을 잃은 법률행위는 무효로 한다'고 정하고 있습니다. 피고는 매매대금 증액이 피고의 궁박한 상황을 이용한 불공정 법률행위라고 주장했지만 법원은 매매대금 증액이 피고가 최초 계약에서 정한 잔금 지급 의무를 제대로 이행하지 않은 잘못으로 인해 발생한 것으로 보아 원고들이 피고의 궁박한 사정을 이용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불공정 법률행위가 성립하기 위해서는 단순히 한쪽 당사자가 경제적으로 어려운 상황에 있었다는 것만으로는 부족하고, 상대방이 그러한 사정을 적극적으로 이용하여 현저하게 불공정한 계약을 체결했음이 입증되어야 함을 보여줍니다.
부동산 매매 계약 시 명도 지연에 대비한 특약을 할 때는 명도 완료 시점과 보관금 사용 주체 및 방법에 대해 구체적으로 명시해야 합니다. 특히 매도인과 매수인 중 어느 쪽이 명도 지연 시 보관금을 사용할 수 있는지, 사용한다면 어떤 절차와 동의를 거쳐야 하는지 명확히 해두는 것이 분쟁을 예방할 수 있습니다. 특약 내용에 따라 명도 완료일을 잔금 지급일로부터 일정 기간 이내로 특정하는 것이 중요하며 만약 명도 주체가 매도인으로 정해져 있다면 매수인이 매도인의 동의 없이 임의로 보관금을 사용하여 명도를 진행할 경우 매도인에게 보관금을 지급할 의무가 생길 수 있습니다. 또한 계약 내용 변경으로 매매대금이 증액되는 경우 그 원인이 매수인의 귀책사유로 인한 것이라면 매도인의 증액 요구가 불공정 법률행위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