마스크 제조 설비 하자 주장 및 계약금 반환을 둘러싼 분쟁 판결

원고 A 주식회사가 피고 주식회사 B에게 마스크 제조 설비 2대를 판매하는 계약을 체결했습니다. 피고는 설비 인수 후 하자가 있다며 인수를 거부하고 계약 해제 및 계약금 반환을 요구했으나, 원고는 남은 잔금을 청구했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계약이 도급 계약의 성격을 가진다고 보고, 원고가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어 제작을 완료했으므로 피고의 하자 주장 및 계약 해제 주장은 이유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원고의 잔금 청구는 인용하고, 피고의 계약금 반환 및 손해배상 청구는 모두 기각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주식회사: 마스크 제조 설비를 판매한 회사
• 피고 주식회사 B: 마스크 제조 설비를 구매한 회사

분쟁 상황

원고 A 주식회사는 2020년 8월 25일 피고 주식회사 B와 마스크 제조설비 2대(대금 3억 8,500만 원) 매매 계약을 체결했고, 피고는 계약금으로 3억 3천만 원을 지급했습니다. 원고가 2020년 9월 중순경 설비를 완성하여 인도하려 했으나, 피고는 설비에 하자가 있다며 인수를 거부하고 개선을 요구했습니다. 피고는 2020년 10월 23일, 설비 검수 결과 융착 강도 저하, 귀 끈 융착 불량, 마스크 전면 로고 융착 부분 주름 발생, 생산량 미달(분당 50매 이하), 불량률 30% 이상 등의 하자를 주장하며 10월 29일 최종 검수 후에도 문제가 해결되지 않으면 계약을 해제하고 계약금 반환을 요청하겠다는 공문을 보냈습니다. 이후 2020년 10월 30일, 피고는 최종 검수에서도 문제가 개선되지 않았다며 계약 해지를 통보하고 계약금 3억 원의 반환을 요구했습니다. 이에 원고는 잔금 5,500만 원의 지급을 청구하는 본소를 제기했고, 피고는 계약금 3억 3천만 원 반환 및 이행 지체로 인한 손해배상 4억 9,420만 8천 원을 청구하는 반소를 제기하여 서로 대립하게 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마스크 제조 설비에 피고가 주장하는 하자가 있었는지, 피고의 계약 해제 통보가 적법한지, 원고가 잔금 5,500만 원을 지급받을 권리가 있는지, 피고가 이미 지급한 계약금 3억 3천만 원을 반환받을 권리가 있는지, 피고가 주장하는 이행 지체로 인한 손해배상을 받을 권리가 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1. 피고(반소원고)는 원고(반소피고)에게 55,000,000원 및 이에 대하여 2020년 11월 24일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로 계산한 돈을 지급하라.
2. 피고(반소원고)의 반소 청구를 기각한다.
3. 소송비용은 본소와 반소를 합하여 모두 피고(반소원고)가 부담한다.
4. 제1항은 가집행할 수 있다.

결론

법원은 마스크 제조 설비가 피고가 원하는 특정 디자인에 맞게 여러 차례 변경 요청이 있었고, 원단이나 디자인 변경에 따라 발생하는 문제는 설비 자체의 하자로 보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설비가 계약서에 명시된 주요 성능과 생산 속도를 충족하고 있으며, 사회 통념상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어 제작이 완료되었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피고의 하자 주장과 이를 근거로 한 계약 해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고, 잔금 지급 의무가 있다고 판결했습니다. 이와 함께 피고의 계약금 반환 및 이행 지체에 따른 손해배상 청구도 기각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1. 제작물 공급 계약의 성격 (대법원 1996. 6. 28. 선고 94다42976 판결 등)​: 당사자의 일방이 상대방의 주문에 따라 자기 소유의 재료를 사용하여 물건을 만들어 공급하기로 하고, 이에 대해 상대방이 대가를 지급하기로 약정하는 계약입니다. 이는 제작의 측면에서는 도급 계약의 성질을, 공급의 측면에서는 매매 계약의 성질을 가집니다. 특히, 이 사건처럼 특정 주문자의 요구(새로운 마스크 디자인 금형 제작, 설비 일부 변경 등)를 만족시키기 위한 부대체물을 제작하는 경우에는 도급 계약의 성질이 강하다고 봅니다.
2. 일의 완성 및 대금청구권 발생 요건 (대법원 2006. 10. 13. 선고 2004다21862 판결 등)​: 제작물 공급 계약에서 '일이 완성되었다'고 인정받으려면 단순히 최종 공정이 끝났다는 점만으로는 부족하며, 목적물의 주요 구조 부분이 약정된 대로 시공되어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고 있음이 인정되어야 합니다. 이러한 요건을 충족하면 제작자의 보수 또는 대금청구권이 발생하며, 설령 목적물에 일부 하자가 있어 보수가 필요한 경우라도 이는 '완성된 목적물에 하자가 있는 것'으로 보아 계약 해제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법원은 이 사건 기계가 주요 구조 부분을 계약대로 시공하고 사회 통념상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어 제작 완료되었다고 판단했습니다.
3. 계약 해제 요건: 계약을 해제하려면 약정 해제권(계약서에 명시된 해제 사유)이 발생했거나, 법정 해제권(예: 민법 제544조 이행지체로 인한 해제)이 발생해야 합니다. 이행지체로 인한 법정 해제는 객관적인 이행 지체 사실과 그로 인해 계약의 목적을 달성할 수 없게 된 사실이 입증되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피고가 주장하는 사정만으로는 원고의 계약 위반이나 이행 지체가 발생했다고 보기 어렵고, 그로 인해 계약 목적 달성이 불가능하게 되었다고도 보기 어렵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계약 해제 주장을 받아들이지 않았습니다.
4. 지연손해금: 「소송촉진 등에 관한 특례법」에 따라, 금전 채무의 이행을 구하는 소가 제기된 경우 채무자는 소장 부본 송달 다음날부터 다 갚는 날까지 연 12%의 비율로 계산한 지연손해금을 지급해야 합니다.

참고 사항

1. 계약서의 명확한 작성: 주문 제작 계약에서는 물품의 사양, 디자인, 성능 기준(생산량, 불량률 허용 범위 등)을 구체적인 숫자로 명확하게 계약서에 명시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추상적인 표현은 추후 분쟁의 원인이 될 수 있습니다.
2. 하자 판단 기준: 제작물 공급 계약에서 '하자'는 단순히 최종 공정이 끝났다는 점이 아니라, 계약에 따라 약정된 주요 구조 부분이 시공되었고 사회 통념상 일반적으로 요구되는 성능을 갖추었는지를 기준으로 판단됩니다. 사소한 문제나 구매자 측의 디자인, 원단 변경 등으로 인한 문제는 하자 또는 계약 해제 사유로 인정되기 어려울 수 있습니다.
3. 계약 해제의 적법성: 계약을 해제하려면 계약서에 명시된 약정 해제 사유가 발생했거나, 상대방의 이행 지체 등으로 계약 목적 달성이 불가능해졌다는 법정 해제 사유가 명확히 입증되어야 합니다. 일방적인 해제 통보만으로는 효력이 발생하지 않을 수 있습니다.
4. 문제 발생 시 원인 규명: 설비에서 문제가 발생했을 때, 이것이 설비 자체의 결함인지, 원단의 문제인지, 디자인의 문제인지, 혹은 운용상의 미세 조정이 필요한 부분인지 등 원인을 객관적으로 파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감정 등을 통해 원인을 명확히 밝히는 것이 소송에서 유리할 수 있습니다.
5. 추가 요청 사항의 문서화: 계약 체결 후 디자인 변경, 추가 기능 요청 등 원래 계약에 없던 사항은 반드시 서면으로 합의하고 비용 및 납기 변경 사항도 명확히 하는 것이 좋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