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영난으로 임금, 연차수당 미지급 다툼 중 무죄 판결

회사 대표이사가 경영난으로 퇴직한 근로자에게 퇴직금과 위로금을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전액 지급했으나, 근로자가 후에 임금 및 연차수당 미지급으로 고용노동부에 진정하여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기소된 사건입니다. 법원은 당사자 간의 위로금 합의 경위 등을 종합할 때 대표이사에게 임금 등 지급 의무의 존재에 대해 다툴 만한 합리적인 근거가 있었으므로, 근로기준법 위반죄의 고의가 없다고 보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피고인 A: (주)C의 대표이사로, 상시 약 10명의 근로자를 고용하여 제조업을 운영했던 사용자입니다.
• 근로자 D: (주)C에서 약 10년간 관리이사로 근무하다 퇴직한 근로자입니다.
• (주)C 및 (주)E: 피고인 A가 운영하던 회사들로, 경영 악화를 겪었습니다.

분쟁 상황

피고인 A가 운영하던 회사들이 경영난을 겪자, 피고인은 근로자 D에게 임금의 일부를 나중에 지급하자고 요청했습니다. D은 이를 거절하고 피고인의 권고사직 제안을 받아들였습니다. 이후 피고인과 D은 퇴직금 44,497,811원과 3개월분 임금에 해당하는 위로금 12,879,924원, 총 57,377,735원을 분할하여 지급하기로 합의했습니다. 피고인은 합의된 금액을 모두 D에게 지급했습니다. 하지만 D은 합의금 수령 후 약 4개월 뒤인 2019년 9월 고용노동부에 피고인이 미지급 임금 1,855,816원과 연차수당 4,674,664원을 지급하지 않았다고 진정했고, 이에 피고인은 근로기준법 위반으로 기소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회사의 경영 악화로 인해 근로기준법상 임금 및 연차수당 미지급의 고의가 있었는지, 그리고 퇴직금과 별도로 지급된 위로금에 미지급된 연차수당 등이 포함된 것으로 볼 수 있는지 여부가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의 판단

피고인 A에게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결론

법원은 피고인 A가 경영난으로 인해 근로자 D에게 임금 지급 유예를 요청하고, 이후 권고사직 및 퇴직금과 위로금(3개월 임금 상당액) 분할 지급에 합의했던 경위를 중요하게 판단했습니다. 특히 피고인이 지급한 위로금에 미지급된 연차수당이 포함된 것으로 생각할 만한 합리적인 이유가 있다고 보아, 임금 등 지급 의무의 존부에 대해 다툴 만한 근거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근로기준법 위반죄가 성립하기 위한 중요한 요건인 '고의'가 인정되지 않아 무죄를 선고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은 주로 다음 법령과 법리에 따라 판단되었습니다.

1. 근로기준법 제36조 (금품 청산 의무): 사용자는 근로자가 퇴직한 경우 14일 이내에 임금, 보상금, 그 밖의 일체의 금품을 지급해야 하며, 특별한 사정이 있어 당사자 합의 시 기일을 연장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2. 근로기준법 제109조 제1항 (벌칙): 제36조를 위반하여 금품을 지급하지 아니한 자는 3년 이하의 징역 또는 3천만원 이하의 벌금에 처할 수 있다고 규정합니다.
3. 형사소송법 제325조 (무죄 판결): 피고사건이 범죄로 되지 아니하거나 범죄사실의 증명이 없는 때에는 판결로 무죄를 선고한다고 명시하고 있습니다.

법원은 근로기준법 위반죄의 '고의' 여부를 판단함에 있어, 대법원 판례에 따라 '임금 등 지급 의무의 존재에 관하여 다툴 만한 근거가 있는 경우'에는 사용자에게 고의가 있었다고 인정하기 어렵다고 보았습니다. 이 사건에서는 피고인과 근로자 D 사이에 퇴직금 외에 '위로금' 명목으로 3개월 임금 상당액을 지급하기로 합의하고 전액 지급한 점, 그리고 위로금 합의 경위 및 논의 과정 등을 고려할 때, 피고인이 위로금에 연차수당 등이 포함된 것으로 합리적으로 생각할 만한 이유가 있었다고 판단했습니다. 결과적으로 피고인에게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없다고 보아 형사소송법 제325조 후단에 따라 무죄가 선고되었습니다.

참고 사항

회사의 경영 상황이 어려워 근로자에게 임금이나 기타 금품 지급에 대한 조정을 제안할 때는 다음과 같은 점들을 유의해야 합니다.

1. 합의 내용의 명확한 문서화: 퇴직금, 위로금, 미지급 임금, 연차수당 등 여러 명목의 금품을 통합하여 합의할 경우, 어떤 금품이 합의 금액에 포함되는지 구체적으로 명시하여 문서로 작성하고 당사자 모두 서명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2. 지급 의무에 대한 분쟁 여지 관리: 근로기준법 위반죄는 미지급에 대한 '고의'가 중요하게 판단됩니다. 따라서, 만약 지급해야 할 금액의 존재나 범위에 대해 합리적으로 다툴 만한 근거가 있다면 이를 명확히 밝히고 기록해두는 것이 좋습니다.
3. 지급 내역 및 합의 경위 보관: 합의에 이르게 된 경위, 합의 과정에서의 논의 내용, 최종 합의서 및 실제 지급 내역 등을 꼼꼼하게 보관하여 추후 분쟁 발생 시 소명 자료로 활용할 수 있도록 해야 합니다.
4. 법정 기한 준수 노력: 근로기준법 제36조에 따라 근로자가 사망 또는 퇴직한 경우 14일 이내에 모든 금품을 청산하는 것이 원칙이므로, 특별한 사정이 없다면 이 기한을 지키는 것이 중요합니다. 기한 연장 시에는 반드시 당사자 간의 서면 합의가 필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