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행정
주식회사 A의 직원들이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주관하는 공사 입찰 과정에서 심사위원에게 1,000만 원의 뇌물을 제공한 사실이 드러났습니다. 이에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주식회사 A에 대해 3개월간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및 전자조달시스템 게재 처분을 내렸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처분이 부당하다며 처분 취소를 구하는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전자조달시스템 게재 처분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으로 볼 수 없다고 판단하여 예비적 청구를 각하했습니다. 또한,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적법한 권한을 가지고 내린 것이며, 처분 근거 법률의 위헌성 주장, 처분 사유 부존재 주장, 중복 제재 주장, 재량권 일탈·남용 주장 등 주식회사 A의 모든 주장을 기각하고 원고 패소 판결을 내렸습니다.
건설업을 영위하는 주식회사 A의 소속 직원들(G, F)이 2012년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실시한 'B공사' 입찰 과정에서 기본설계 평가심의위원으로 선정된 해군 소령 C에게 입찰 편의를 위한 청탁과 함께 현금 1,000만 원의 뇌물을 공여했습니다. 이 사실을 인지한 한국토지주택공사는 2013년 6월 11일 주식회사 A에 대해 3개월간(2013년 6월 19일부터 2013년 9월 18일까지)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렸고, 이와 별도로 2013년 6월 18일 해당 입찰참가자격 제한 사실을 전자조달시스템에 게재했습니다. 주식회사 A는 이 처분들이 부당하다며 그 취소를 구하는 행정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전자조달시스템 게재 처분이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행정 '처분'에 해당하는지 여부, 한국토지주택공사가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릴 권한이 있는지 여부, 처분 근거 법률의 위헌성 여부, 주식회사 A 직원의 뇌물 공여 행위가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사유에 해당하는지 여부, 다른 기관의 처분과 중복 제재에 해당하는지 여부, 피고의 처분이 재량권을 일탈·남용한 것인지 여부가 주요 쟁점이 되었습니다.
법원은 먼저 예비적 청구인 전자조달시스템 게재 처분 취소 청구에 대해, 해당 게재 처분은 행정청 내부의 행위에 해당하며 국민의 법률상 지위에 직접적인 변동을 일으키지 않으므로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는 '처분'이 아니라고 보아 각하했습니다. 주위적 청구인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 취소 청구에 대해서는 다음과 같이 판단했습니다. 첫째, 한국토지주택공사는 이 사건 공사의 사업 주체로서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을 내릴 권한이 있다고 보았습니다. 둘째, 처분 근거 법률인 공공기관운영법 제39조 제2항, 제3항은 명확성, 법률유보, 포괄위임금지, 평등권, 영업의 자유, 자기책임의 원칙 등 헌법적 원칙에 위반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셋째, 뇌물 공여 행위는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한 경우에 해당하여 처분 사유가 존재한다고 보았습니다. 넷째, 원고가 받은 다른 처분들은 처분청이 다르거나 위반 행위가 다르며, 특별감면 조치로 효력이 소멸된 처분도 있어 중복 제재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판단했습니다. 마지막으로, 피고가 관련 기준에 따라 1/2 감경하여 3개월의 제한 처분을 내린 것은 재량권을 일탈하거나 남용한 것이 아니라고 보아 원고의 주장을 모두 기각했습니다.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A의 예비적 청구를 모두 각하하고, 주위적 청구를 기각하며, 소송비용은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로써 주식회사 A에 대한 3개월간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유효하게 유지되었습니다.
이 사건은 주로 공공기관의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과 관련된 법령 및 행정법의 일반 원칙에 대한 판단을 포함합니다.
공공기관운영에 관한 법률 제39조 제2항, 제3항: 이 법률은 공기업·준정부기관이 공정한 경쟁이나 계약의 적정한 이행을 해칠 것이 명백하다고 판단되는 사업자(부정당업자)에 대하여 2년의 범위 내에서 일정 기간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또한, 입찰참가자격의 제한 기준 등에 필요한 사항은 기획재정부령으로 정하도록 위임하고 있습니다. 이 조항은 이 사건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의 직접적인 법적 근거가 됩니다.
공기업·준정부기관 계약사무규칙 제15조 제1항, 제6항, 제7항: 기획재정부령으로 제정된 이 규칙은 공공기관운영법의 위임에 따라 입찰참가자격 제한의 구체적인 사유와 기준을 정하고 있습니다. 특히, 제6항은 입찰참가자격 제한 사실을 지정정보처리장치에 게재하도록 하고, 제7항은 이 게재된 자가 해당 제한 기간에는 공기업·준정부기관에서 집행하는 모든 입찰에 참가할 수 없도록 규정하여 제한 처분의 효과를 명시하고 있습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6조 제1항 제10호: 국가계약법령은 입찰 참가와 관련하여 관계 공무원에게 뇌물을 주거나 그 밖의 부정한 행위를 한 자에 대해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이는 공공기관의 계약에도 준용될 수 있는 부정행위의 한 유형으로 참조됩니다.
국가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76조 제8항, 지방자치단체를 당사자로 하는 계약에 관한 법률 시행령 제92조 제8항: 이 조항들은 공공기관이 입찰참가자격을 제한한 사실이 지정정보처리장치에 게재되면, 국가기관이나 지방자치단체가 시행하는 입찰에도 해당 사업자의 참가 자격이 제한되는 연동 효과를 규정합니다.
행정소송법상 '처분성' 법리: 행정청의 어떤 행위가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기 위해서는 그 행위가 국민의 구체적인 권리 의무나 법적 이익에 직접적인 법률적 변동을 일으키는 '처분'에 해당해야 합니다. 이 사건에서 법원은 전자조달시스템 게재 처분이 단순히 정보를 공유하는 행정청 내부의 행위이지, 직접적인 법적 변동을 일으키는 처분이 아니라고 판단했습니다.
재량권 일탈·남용 금지 원칙: 행정청의 제재적 처분이 법이 부여한 재량권의 범위를 넘어섰거나 재량권을 부당하게 행사했는지 여부를 판단하는 원칙입니다. 법원은 처분 사유의 내용, 달성하려는 공익 목적, 개인에게 미치는 불이익 등을 객관적으로 비교·형량하여 판단하며, 부령 형식의 처분 기준은 행정청 내부의 사무처리준칙에 불과하여 대외적 구속력은 없지만 합리적인 이유가 없는 한 존중되어야 한다고 보았습니다.
공공기관 입찰 참여 기업은 직원들의 부정한 행위가 기업에 중대한 제재로 이어질 수 있음을 명심해야 합니다. 특히 뇌물 공여와 같은 행위는 공공계약의 공정성과 신뢰를 심각하게 훼손하는 것으로 판단되어 엄중한 제재가 가해집니다. 행정청이 내리는 입찰참가자격 제한 처분은 공정한 경쟁 확보라는 공익 목적이 매우 커서, 처분의 위법성을 다투는 것이 쉽지 않습니다. 또한, 행정청의 행위가 국민의 권리나 의무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 주지 않는 단순한 내부 사무 처리 절차에 불과할 경우, 해당 행위는 항고소송의 대상이 되지 않는다는 점을 유의해야 합니다. 과거에 다른 위반 행위나 다른 기관으로부터 받은 제재 처분이 있더라도, 처분 사유나 처분청이 다를 경우 이중 처벌 또는 중복 제재로 인정되지 않을 가능성이 높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