행정
건설 일용직 근로자가 회전근개 수술 후 오랜 휴식기를 거쳐 다시 일을 시작하며 갑작스럽게 높은 강도의 근무를 하던 중 뇌출혈로 쓰러지고 치료 과정에서 폐렴으로 사망했습니다. 그의 배우자는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를 청구했으나 거부당하자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고인의 사망이 업무와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하여 유족급여 부지급 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고인 B씨는 2004년부터 건설 일용직으로 일해오다 2021년 7월경 회전근개 수술 후 2021년 10월까지 일을 쉬었고, 그 후 2022년 9월경까지는 이전과 달리 한 달에 약 7일 정도만 일했습니다. 그러다 2022년 10월경부터 지인의 부탁으로 다시 일을 시작했는데, 당초 부탁했던 휴식일 보장이 제대로 이루어지지 않은 채 2022년 10월 1일부터 10월 31일까지 사이 10월 19일 단 하루를 제외한 나머지 모든 일자에 근무했습니다. 다음 달인 2022년 11월에도 발병일인 15일까지 10일을 근무하던 중 2022년 11월 15일 C사업 현장에서 철근 결속작업을 하다가 쓰러져 시상하부 출혈(자발성 뇌내출혈) 진단을 받고 입원했습니다. 입원 치료 중이던 2023년 1월 12일 급성 호흡부전(원인: 패혈증, 폐렴)으로 사망하자, 배우자인 원고 A씨는 고인의 사망이 과로, 높은 육체적 강도, 가혹한 작업환경 등 업무상 부담으로 인한 것이라며 근로복지공단에 유족급여 및 장례비를 청구했습니다. 그러나 근로복지공단은 과로 등 업무상 부담 요인이 없어 뇌내출혈과 그 치료 과정에서의 폐렴 발생이 업무와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인정되지 않는다며 유족급여 지급을 거부했습니다.
건설 일용직 근로자의 갑작스러운 업무 강도 증가와 신체적 부담이 뇌출혈 및 치료 중 발생한 합병증으로 인한 사망의 직접적인 원인으로 인정될 수 있는지, 즉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존재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은 피고 근로복지공단이 원고에게 내린 2023년 11월 27일자 유족급여 및 장례비 부지급 처분을 취소하고,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여 유족급여를 지급해야 한다고 판결했습니다.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했습니다.
법원은 고인이 고령의 나이에 어깨 부상 후 오랜 기간 일을 쉬다가 다시 일을 시작하면서 충분한 휴식 없이 단기간에 걸쳐 야외에서 고강도 육체노동을 함으로써 몸에 무리가 와 뇌내출혈이 발생했다고 보았습니다. 또한 뇌출혈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합병증인 폐렴으로 사망한 것이므로, 고인의 업무와 사망 사이에 상당한 인과관계가 있다고 최종 판단했습니다.
이 사건은 근로기준법 및 산업재해보상보험법에서 규정하는 '업무상 재해'의 인정 기준에 대한 해석과 관련됩니다. 산업재해보상보험법 제37조 제1항에 따르면 근로자가 업무상의 사유로 부상, 질병, 장해 또는 사망한 경우를 업무상 재해로 봅니다. 이 판결에서 법원은 고인의 사망과 업무 사이에 '상당인과관계'가 있다고 판단했습니다. 상당인과관계란 어떤 행위가 없었더라면 그 결과가 발생하지 않았을 것이라고 경험칙상 인정되는 인과관계를 말하며, 반드시 의학적으로 명백할 필요는 없고 업무상 부담이 질병 발생 및 악화에 영향을 미쳤다는 개연성이 인정되면 충분합니다. 특히 이 판결은 질병의 직접적인 발병 원인뿐만 아니라, 업무상 질병으로 인한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합병증으로 사망한 경우에도 업무와 사망 사이의 인과관계가 인정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비록 작업 직전 근무시간이 일반적인 과로 인정 기준에 미치지 못하더라도, 갑작스러운 근무시간 증가, 부족한 휴식, 그리고 이전과는 다른 고강도의 작업 환경 변화는 업무상 부담 요인으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특히 고령이거나 기존 건강 문제가 있는 경우 이러한 변화는 더욱 치명적일 수 있습니다. 또한 질병의 직접적인 발생뿐만 아니라, 업무로 인한 질병의 치료 과정에서 발생한 합병증으로 사망한 경우에도 업무상 재해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기존에 앓던 질환이 있더라도 업무상 스트레스나 과로가 질병을 악화시켰거나 발병을 촉진한 원인으로 작용했다면 업무 관련성이 인정될 가능성이 있습니다. 작업 환경, 근무 시간의 급격한 변화, 작업 강도, 신체적 부담 등을 상세히 기록하고 증명할 수 있는 자료를 확보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