교회 목사와 전도사에 대한 징계가 부당함을 인정한 사건

대한예수교장로회 A교회가 소속 목사 및 전도사 17명에게 내린 정직 및 감봉 징계가 부당하다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제기한 취소 소송에서, 법원은 교역자들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고 징계 절차의 중대한 하자와 징계 양정의 과도함을 이유로 교회의 청구를 기각했습니다. 이 판결은 종교기관의 교역자도 근로기준법의 보호를 받을 수 있으며, 종교단체 내부의 징계도 법원의 사법심사 대상이 될 수 있음을 재확인하는 중요한 사례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대한예수교장로회 A교회): 소속 교역자들에게 징계처분을 내리고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한 비법인사단인 종교기관입니다.
• 피고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원고의 징계처분이 부당하다고 판정한 중앙노동위원회를 대표하는 사람입니다.
• 피고 보조참가인들 (B 외 16명): 원고 교회 소속 목사, 전도사, 촉탁전도사로, 원고로부터 징계처분을 받아 중앙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하였고, 법원에서는 피고 중앙노동위원회를 보조하여 징계가 부당하다는 주장을 펼쳤습니다.
• 대리회장 F: 전 당회장 임기 만료 후 교회의 임시 당회 결의로 선출된 대리회장으로, 징계위원회를 구성하고 참가인들에게 징계처분을 주도했습니다.

분쟁 상황

원고 교회는 당회장 공석 사태가 장기화되자 2022년 11월 13일 임시 당회를 열어 목사 F를 대리회장으로 선출하고, 대리회장에게 당회장과 동일한 권한을 부여했습니다. 대리회장 F는 2023년 1월경 임기가 만료된 법제·인사위원들을 다시 선임하려 했으나, 이 과정에서 교회운영규정(각 회장단의 추천 및 운영위원회의 인준 절차)을 따르지 않고 임의로 위원들을 선출하여 징계위원회를 구성했습니다. 참가인들은 대리회장의 지위와 권한 범위에 대해 이의를 제기하고, 대리회장이 제안한 2023년도 교구 및 기관 배치안을 거부하며 기존 담당 구역에서 모임을 진행하는 등의 행동을 했습니다. 이에 원고 교회는 대리회장 F가 구성한 징계위원회의 의결을 거쳐 2023년 3월과 4월경 참가인들 17명에게 정직 6개월, 정직 1년 1개월, 감봉 등의 징계처분을 내렸습니다. 참가인들은 이 징계가 부당하다고 주장하며 2023년 4월 서울지방노동위원회에 구제신청을 했으나 기각되었습니다. 이후 2023년 7월 중앙노동위원회에 재심신청을 하였고, 중앙노동위원회는 2023년 9월 25일 참가인들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하며 징계 양정이 과도하여 징계가 부당하다는 재심판정을 내렸습니다. 원고 교회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이러한 재심판정에 불복하여 2023구합84328호로 재심판정 취소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받아들이지 않고 중앙노동위원회의 판정이 정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종교단체의 내부 징계처분이 법원의 사법심사 대상이 될 수 있는지 여부.
2. 원고 교회 소속 목사, 전도사 등 교역자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
3. 대리회장의 권한 범위, 징계위원회 구성의 적법성 등 징계처분 과정에 절차적 하자가 있었는지 여부.
4. 참가인들에게 적용된 예배 방해, 업무 방해, 교구 및 기관 인사안 거부, 사순절 기간 음주유흥 등의 징계 사유가 객관적으로 인정되는지 여부.
5. 인정되는 징계 사유에 비추어 정직, 감봉 등의 징계 양정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과도하여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서울행정법원은 원고(대한예수교장로회 A교회)의 중앙노동위원회 재심판정 취소 청구를 기각하고, 소송비용은 보조참가로 인한 비용을 포함하여 모두 원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중앙노동위원회의 '참가인들에 대한 징계가 부당하다'는 재심판정이 정당하다고 인정한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참가인들(목사, 전도사, 촉탁전도사)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며, 이들에 대한 징계처분은 종교단체의 내부 사항이라 할지라도 사법심사 대상이 된다고 판단했습니다. 특히, 법제·인사위원들을 선출하는 과정에서 교회운영규정을 위반한 중대한 절차적 하자가 있어 징계위원회 자체가 적법하게 구성되지 않았고, 일부 징계사유는 인정되지 않으며, 인정된 사유만으로는 정직, 감봉과 같은 징계 양정이 사회통념상 현저히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다고 보아 부당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결과적으로 중앙노동위원회의 '징계처분이 부당하다'는 재심판정은 정당하므로, 원고 교회의 재심판정 취소 청구를 기각한다고 판시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연관된 법령 및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근로기준법 제23조 제1항 (해고 등의 제한)​: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정당한 이유 없이 해고, 휴직, 정직, 전직, 감봉, 그 밖의 징벌을 하지 못한다고 규정합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참가인들이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임을 인정하여, 원고 교회의 징계처분이 이 조항에 따른 정당한 이유가 있는지 여부를 판단했습니다.
• 근로기준법 제55조 (휴일)​: 사용자는 근로자에게 1주일에 평균 1회 이상의 유급휴일을 주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원고 교회가 교역자들에게 주휴일과 법정 유급휴일을 부여한 사실이 참가인들의 근로자성을 인정하는 근거 중 하나로 작용했습니다.
• 근로기준법상 근로자 판단 법리 (대법원 2006. 12. 7. 선고 2004다29736 판결 등)​: 법원은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에 해당하는지 여부를 판단할 때, 계약의 형식보다는 실질적인 근로 관계를 중시합니다. 구체적으로는 업무 내용을 사용자가 정하고 지휘·감독하는지, 취업규칙이나 복무규정의 적용을 받는지, 근무시간과 장소를 지정받는지, 노무제공자가 독립적으로 자신의 사업을 영위할 수 있는지, 보수의 성격이 근로 자체의 대가인지(기본급·고정급, 근로소득세 원천징수 여부), 근로 제공 관계의 계속성과 전속성, 사회보장제도 가입 여부 등 여러 경제적·사회적 조건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 종교단체 내부 징계의 사법심사 법리 (대법원 2008. 11. 27. 선고 2008다17274 판결 등)​: 종교단체 내부의 규제(권징재판)라 하더라도, 그 효력의 유무와 관련하여 구체적인 권리 또는 법률관계를 둘러싼 분쟁이 존재하고 그 판단이 종교 교리의 해석에 미치지 않는 한, 법원은 징계의 당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참가인들의 징계가 단순한 종교적 자격 문제가 아닌 임금 및 직위에 영향을 미치므로 사법심사 대상이 된다고 보았습니다.
• 징계양정 재량권 일탈·남용 법리 (대법원 2005. 4. 29. 선고 2004두10852 판결 등)​: 징계권자의 징계처분이 사회통념상 현저하게 타당성을 잃어 재량권을 남용했다고 인정되는 경우에만 위법하다고 봅니다. 징계가 객관적으로 명백히 부당한지 여부는 징계 원인이 된 비위 사실의 내용과 성질, 징계로 달성하려는 목적, 징계 양정의 기준, 과거의 유사 사례, 다른 교직원과의 형평성 등 여러 요소를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판단합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참고할 만한 내용은 다음과 같습니다.

• 종교기관 교역자도 근로기준법상 근로자일 수 있음: 종교기관에서 사역하는 목사, 전도사 등 교역자라도 그 업무 내용, 지휘·감독 관계, 보수의 성격(고정급, 퇴직금, 상여금 지급 여부), 근무시간 및 장소의 구속, 4대 사회보험 가입 여부 등 제반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근로기준법상 근로자로 인정될 수 있습니다. 징계나 해고 등 불이익을 당했다면 자신의 근로자성을 확인해 볼 필요가 있습니다.
• 종교단체 내부 징계도 사법심사 대상: 종교단체 내부에서 이루어진 징계나 제재가 단순히 종교적인 자격에 관한 것이 아니라, 개인의 구체적인 직위 유지, 임금, 명예 등 법률관계에 직접적인 영향을 미치는 경우 법원의 사법심사 대상이 됩니다. 따라서 부당하다고 판단되는 징계에 대해 법적 구제 절차를 모색할 수 있습니다.
• 징계 절차의 철저한 준수 중요: 단체 내부 규정(정관, 교회운영규정, 인사세칙 등)에 징계위원회 구성, 소명 기회 부여, 징계사유 통지 등 징계 절차가 명시되어 있다면 이를 반드시 준수해야 합니다. 절차적 하자가 중대할 경우, 징계 사유가 일부 인정되더라도 징계 처분 자체가 무효로 판단될 수 있습니다.
• 징계 사유의 객관적 증명과 양정의 적정성: 징계 사유는 객관적인 증거에 의해 명확히 입증되어야 하며, 징계의 정도(양정)는 비위 사실의 내용과 경중, 징계의 목적, 징계 기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사회통념상 합리적인 수준이어야 합니다. 과도한 징계는 재량권 남용으로 판단되어 취소될 수 있으므로, 징계 사유별로 적절한 징계 수위를 판단하는 것이 중요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