직장 내 성추행 보도 후 해고된 직원의 부당해고 사건

원고 회사 A는 과거 직장 내 괴롭힘 및 성추행 문제로 정직 처분을 받았던 피고보조참가인 F를 언론 보도 이후 해고했습니다. 회사는 F의 해고 사유로 '동성 간 성추행'과 '회사 및 동료 사원 명예훼손'을 들었으나, 노동위원회는 이를 이중징계 및 징계양정 과다, 절차상 하자를 이유로 부당해고라고 판단했습니다. 원고 회사가 이 판정에 불복하여 소송을 제기했으나, 법원은 원고의 청구를 기각하며 해고가 부당하다는 노동위원회의 판단을 유지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주식회사 A: 특수강 소재 제조업을 하는 법인으로, 피고보조참가인 F의 전 직장이자 이 사건 소송의 원고입니다.
• 중앙노동위원회위원장: 부당해고 구제 재심판정을 내린 행정 기관의 대표이자 이 사건 소송의 피고입니다.
• F (피고보조참가인): 원고 회사 A에 재직했던 근로자로, 과거 직장 내 성추행 및 괴롭힘으로 정직 처분을 받은 뒤, 언론 보도 이후 회사로부터 해고를 당하고 이에 대해 부당해고 구제를 신청한 당사자입니다.
• H (고인): 2018년 원고 회사에서 근무 중 자살한 직원으로, F의 이전 징계 및 해고의 발단이 된 직장 내 괴롭힘 및 성추행 사건의 피해자입니다.
• I: 고인과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며 F와 함께 직장 내 괴롭힘 및 성추행 관련 징계(정직 3개월)를 받은 직원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 주식회사 A의 직원이 2018년 자살하는 사건이 발생했습니다. 이와 관련하여 회사는 2019년, 당시 같은 부서에서 근무하던 F(피고보조참가인)에게 '부적절한 스킨십'을 이유로 정직 2개월의 징계를 내렸습니다. 2022년 1월, 한 언론사가 고인의 사망 사건을 보도하면서 F의 당시 인터뷰 내용을 함께 공개했고, 이 인터뷰에서 F는 자신의 행위에 대해 "잘해준 것밖에 없습니다, 저희는."이라고 주장했습니다. 언론 보도 이후 사회적 공분이 일자, 원고 회사는 F를 '동성 간 성추행'과 '회사 및 동료 사원에 대한 명예훼손 및 작업장 질서 혼란'을 사유로 면직(해고)했습니다. F는 이에 대해 지방노동위원회에 부당해고 구제신청을 했고, 지방노동위원회와 중앙노동위원회는 F에 대한 해고가 부당하다는 재심판정을 내렸습니다. 이에 원고 회사가 중앙노동위원회의 재심판정을 취소해달라는 소송을 제기하면서 분쟁이 시작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원고 회사가 피고보조참가인 F를 해고하면서 제시한 '동성 간 성추행' 사유가 이미 이전에 정직 처분을 받은 사실과 관련하여 '이중징계'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2. 언론 인터뷰 내용을 문제 삼은 '회사 또는 동료 사원에 대한 명예훼손 및 작업장 질서 혼란'이라는 징계 사유가 해고에 이를 만큼 중대한 사유이며 '징계양정의 정당성'을 충족하는지 여부입니다.
3. 해고 통보 과정에서 해고사유의 구체적인 내용이 명확하게 제시되지 않아 F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지장이 초래되었으므로 '징계절차상 하자'가 있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원고 주식회사 A의 청구를 기각하며, 중앙노동위원회의 "F에 대한 해고는 부당하다"는 재심판정이 적법하다고 최종 판단했습니다. 이에 따라 주식회사 A는 소송비용 전부를 부담하게 됩니다.

결론

법원은 다음과 같은 이유로 해고가 부당하다고 판단했습니다.

1. 이중징계 해당 여부: 해고 사유 중 '동성 간 성추행'은 F가 과거 '부적절한 스킨십'으로 정직 2개월 처분을 받을 당시 이미 조사되고 징계가 이루어진 행위이므로 이중징계에 해당하여 해고 사유가 될 수 없습니다. 당시 징계는 특정 피해자에 대한 개별 징계가 아니라 다수의 후배 직원에 대한 상습적인 행위를 포괄한 것이었으며, 이후 추가 피해자의 제보 역시 이전 정직처분 이전의 행위로 이미 징계사유에 포함된 것으로 보았습니다.
2. 징계 양정의 과다 여부: 이중징계로 무효화된 성추행 사유를 제외하면 남는 징계 사유는 '회사 또는 동료 사원에 대한 명예훼손 및 작업장 질서 혼란'인데, 이는 사회통념상 F와 고용관계를 지속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사유에 해당하지 않는다고 보았습니다. F의 언론 인터뷰는 자신의 입장을 변명하기 위한 것이었으며 허위 사실을 유포한 것이 아니었고, 회사 임원의 사퇴 등 직장 질서 혼란의 주된 원인이 F의 인터뷰라고 단정하기 어렵다고 판단했습니다. 또한, 고인에 대한 직장 내 괴롭힘에 더 큰 책임이 있다고 보이는 I이 정직 3개월 처분에 그친 점을 들어 형평성에도 어긋난다고 보았습니다.
3. 징계절차의 하자 여부: 원고 회사는 해고 사유를 구체적으로 명시하지 않아 F가 자신의 어떤 행위가 문제가 되어 징계 대상이 되었는지 정확히 알 수 없게 했으며, 이는 F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지장을 초래하는 절차상 하자로 인정되었습니다. 특히 성추행의 경우 일시, 장소, 상대방, 행위 유형이 특정되지 않았고, 명예훼손 관련해서도 어떤 언론 보도 내용이 문제인지 명확히 알리지 않았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 근로기준법 제27조 (해고사유 등의 서면통지)​: 이 조항은 사용자가 근로자를 해고할 때 반드시 해고사유와 해고시기를 서면으로 통지해야 함을 규정합니다. 이는 근로자로 하여금 해고 사유를 명확히 알고 적절히 대응할 수 있도록 하고, 해고를 둘러싼 분쟁을 예방하기 위함입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원고 회사가 해고 통지 시 구체적인 징계 사유(성추행의 일시, 장소, 상대방, 구체적 행위, 언론 인터뷰의 어떤 내용이 문제인지 등)를 명확히 밝히지 않아 F의 방어권 행사에 실질적인 지장이 초래되었다고 판단하여 해고 절차에 하자가 있다고 보았습니다. 단순한 조항 나열이나 추상적인 언급으로는 이 조항을 충족하지 못합니다.
• 이중징계 금지 원칙 (일사부재리 원칙)​: 이는 동일한 징계 혐의 사실에 대해 한 번 징계가 내려지고 유효하게 확정된 경우 다시 징계할 수 없다는 법의 일반 원칙입니다. 기업이 근로자를 징계할 때 이미 처분된 동일한 사유에 대해 또다시 징계를 부과하는 것은 허용되지 않습니다. 본 사건에서는 원고 회사가 해고 사유로 제시한 '동성 간 성추행'이 F가 이전에 정직 처분을 받았던 '부적절한 스킨십' 행위에 이미 포함되어 징계가 이루어졌다고 판단하여, 이는 이중징계에 해당하므로 정당한 해고 사유로 볼 수 없다고 판시했습니다.
• 징계양정의 정당성 원칙: 해고는 근로자에게 미치는 영향이 매우 크므로, 징계 사유가 존재하더라도 그 징계 수위가 사회통념상 합리적인지, 즉 해당 사유만으로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중대한 것인지를 판단해야 합니다. 이 판단은 사용자의 사업 목적, 근로자의 지위, 비위행위의 동기와 경위, 기업 질서에 미칠 영향, 과거 근무태도 등 여러 사정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이루어집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이중징계에 해당하는 사유를 제외한 나머지 징계 사유('회사 명예훼손 등')만으로는 F를 해고할 만큼 중대한 사유로 볼 수 없으며 징계 수위가 과도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이는 징계 해고의 정당성을 인정하기 위한 중요한 기준입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내용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이미 징계받은 사유에 대해서는 다시 징계할 수 없습니다: 과거에 이미 징계처분을 받은 비위행위에 대해 새로운 증거가 발견되거나 추가 피해자가 나왔다고 하더라도, 이전 징계가 동일한 포괄적 행위에 대한 것이었다면 다시 징계하는 것은 '이중징계'에 해당할 수 있습니다. 징계 사유의 동일성 여부를 신중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 징계 수위는 반드시 비위행위의 경중에 비례해야 합니다: 해고는 근로자에게 가장 중대한 처벌이므로, 사회통념상 고용관계를 계속할 수 없을 정도로 심각한 사유가 있을 때만 정당하다고 인정됩니다. 징계 사유 중 일부가 인정되지 않을 경우, 남은 사유만으로도 해고가 적절한지 여부를 엄격하게 판단해야 합니다.
• 징계 사유는 구체적이고 명확해야 합니다: 징계 해고를 할 때는 근로자가 해고 사유를 명확히 이해하고 자신을 방어할 수 있도록, 언제, 어디서, 누가, 어떤 행동을 했는지 등 구체적인 사실을 서면으로 통지해야 합니다. 단순히 취업규칙 조항이나 추상적인 비위 내용을 나열하는 것으로는 부족합니다.
• 성 비위 행위의 경우, 피해자 보호와 방어권 보장의 균형이 중요합니다: 성 비위 행위의 징계 시 피해자의 2차 피해를 막기 위해 실명을 공개하지 않을 수 있지만, 피징계자의 방어권 보장을 위해 혐의 사실의 일시, 장소, 행위 유형 및 구체적 상황은 다른 행위들과 구별될 수 있도록 충분히 특정해야 합니다.
• 언론 보도나 인터뷰 내용에 대한 징계는 신중해야 합니다: 근로자의 언론 인터뷰 내용이 회사 명예를 훼손했다고 판단하더라도, 그 내용이 허위 사실이 아니거나 근로자 자신의 입장을 변명하는 수준이라면 해고와 같은 중징계의 정당한 사유가 되기 어렵습니다. 회사 비난이 주요 보도 내용인 경우 그 책임을 근로자에게만 전가하는 것은 부당할 수 있습니다.
• 징계의 형평성을 고려해야 합니다: 유사한 비위행위에 연루된 다른 직원들과 비교하여 징계 수위가 현저히 차이 난다면 징계의 정당성이 부정될 수 있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