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 간 다툼으로 인한 학교폭력 처분 취소 사건

중학생인 원고 A는 또래 학생 F와의 다툼으로 학교폭력 가해학생으로 지목되어 교육청으로부터 여러 징계 조치를 받았습니다. 이에 원고는 처분 과정의 절차적 위법성과 재량권 일탈·남용을 주장하며 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법원은 원고의 보호자에 대한 특별교육 조치 부분은 각하하였으나, 원고에 대한 접촉금지, 사회봉사, 학생 특별교육 조치는 취소했습니다. 이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사건의 주요 사실관계를 인정하는 데 오류가 있었고, 특히 상대방 학생 F가 먼저 폭행을 가했으며 원고가 더 큰 피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이를 제대로 고려하지 않은 채 원고를 일방적인 가해자로 판단했기 때문입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미성년자 학생): 학교폭력 가해학생으로 지목되어 교육청으로부터 처분을 받은 중학생.
• 원고 A의 부모 (B, C): 미성년자 원고의 법정대리인.
• 피고 서울특별시성동광진교육지원청교육장: 원고에게 학교폭력 처분을 내린 교육기관의 장.
• F (미성년자 학생): 원고 A와 다툼이 있었던 상대방 초등학생.
• F의 부모: F의 법정대리인으로, 원고 및 그 부모에 대한 스토킹 행위 등으로 잠정조치 결정을 받고 형사 송치 결정까지 받은 바 있음.

분쟁 상황

2022년 3월 26일 토요일 오후 4시에서 5시경, 서울 성동구의 한 아파트 풋살 연습장에서 중학생인 원고 A와 초등학생 F를 포함한 여러 아이들이 농구를 하던 중 말다툼이 시작되었습니다. 이후 축구를 하던 중 F가 K을 넘어뜨리면서 파울이 발생했고, K과 M이 F 위에 올라타 간지럼을 태우는 과정에서 원고도 가세하여 F에게 압력을 가했습니다. F는 원고에게 '개새끼'라고 욕설을 했고, 원고는 F의 머리카락을 잡고 무릎으로 F의 이마를 1회 가격했습니다(1차 다툼).

이후 원고가 농구 골대 쪽으로 이동하려 하자 F가 뒤따라와 원고의 마스크를 잡아당겨 끊고 모자를 벗겼습니다. 이에 격분한 원고가 F의 얼굴을 수 차례 가격하며 2차 다툼이 발생했습니다. 2차 다툼과 관련하여 목격자는 F가 먼저 원고에게 주먹을 날렸다는 취지로 진술했습니다.

다툼 이후 F는 코피를 흘려 구급대원에 의해 대학병원 응급실로 후송되었고, 2주 진단을 받았습니다. 원고 또한 사건 직후 정형외과와 치과에서 진료를 받았으며, F보다 긴 5주 이상의 치료가 필요한 상해(상악 양측 중절치와 측절치의 지지구조 손상)를 입었습니다.

이 사건으로 F의 부모는 원고를 폭행죄로 형사 고소했으며, 이후 F의 부친은 원고 및 그 부모에 대한 스토킹 행위로 잠정조치 결정을 받고 아동학대, 스토킹범죄, 보복협박, 명예훼손, 주거침입 등의 혐의로 송치 결정되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다음과 같습니다.

1. 학교폭력예방법상 '보호자 특별교육이수' 조치에 대해 원고에게 법률상 소의 이익이 있는지 여부.
2.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조사 및 심의 과정에서 절차적 위법성이 있었는지 여부.
3. 원고에게 내려진 학교폭력 조치 처분이 재량권 행사의 기초가 되는 사실인정에 오류가 있거나 재량권을 일탈·남용했는지 여부.

법원의 판단

법원은 다음과 같이 판결했습니다.

1. 원고에 대한 '보호자 특별교육이수 5시간' 조치 처분 취소 청구는 소의 이익이 없어 각하합니다.
2. 피고가 원고에게 2022년 5월 12일 내린 피해학생 및 신고·고발 학생에 대한 접촉, 협박 및 보복행위 금지(2023년 2월 28일까지), 사회봉사 6시간, 학생 특별교육 12시간 조치 처분을 취소합니다.
3. 소송비용은 피고가 부담합니다.
4. 취소된 처분의 집행은 이 사건 항소심 판결 선고 후 30일이 되는 날까지 정지합니다.

결론

법원은 보호자 특별교육 조치는 가해학생 특별교육의 부수처분으로 학생의 처분과 별도로 다툴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여 해당 소를 각하했습니다. 그러나 원고에게 내려진 주요 학교폭력 처분은 취소했습니다. 그 이유는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가 사건의 사실관계를 정확하게 인정하지 못했기 때문입니다. 특히 2차 다툼에서 F가 먼저 원고를 폭행했고, 원고가 F보다 훨씬 더 심각한 상해를 입었음에도 불구하고 위원회는 F를 피해자로 보고 감경 조치를 한 반면, 원고를 일방적인 가해자로 판단하여 과도한 처분을 내렸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처분이 재량권 행사의 기초가 되는 사실인정에 오류가 있어 재량권을 일탈·남용하였다고 결론지었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령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1. 학교폭력예방 및 대책에 관한 법률(학교폭력예방법) 제2조 제1호 (학교폭력의 정의)​:

   • 이 법은 '학교 내외에서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상해, 폭행 등 신체·정신 또는 재산상의 피해를 수반하는 행위'를 학교폭력으로 정의합니다. 본 사건은 주말에 학교 밖에서 발생했지만, 학생 간의 다툼이므로 학교폭력의 범위에 해당한다고 보았습니다. 다만, 재판부는 학교의 보호·감독 의무가 미치는 교육활동 및 이와 밀접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생활관계와의 관련성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점을 처분 결정 시 고려해야 한다고 명시했습니다.

2. 학교폭력예방법 제3조 (국민의 권리 부당 침해 금지)​:

   • 이 법을 해석·적용할 때 국민의 권리가 부당하게 침해되지 아니하도록 주의해야 함을 명시합니다. 이는 학교폭력 사안 처리 과정에서 학생의 방어권과 정당한 피해 주장 권리를 보장해야 한다는 취지로 이해될 수 있습니다.

3.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1항 및 시행령 제19조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 기준)​:

   • 심의위원회는 학교폭력의 심각성, 지속성, 고의성, 가해학생의 반성 정도, 화해 정도, 선도가능성, 피해학생의 장애 여부 등을 종합적으로 고려하여 가해학생에 대한 조치를 요청해야 하며, 그 세부 기준은 교육부장관이 고시합니다. 본 판결에서는 이 기준을 적용함에 있어 처분 당시의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었다고 판단하여 처분 취소의 근거로 삼았습니다.

4. 학교폭력예방법 제17조 제3항 및 제9항 (특별교육이수 조치 및 보호자 특별교육)​:

   • 가해학생이 특정 조치(제17조 제1항 제2호부터 제4호까지 등)를 받을 경우 특별교육을 이수해야 하며, 해당 학생의 보호자도 함께 교육을 받게 해야 한다고 규정합니다. 법원은 보호자 특별교육이 가해학생 특별교육의 부수처분으로서 가해학생에 대한 특별교육이수 처분이 위법하여 취소되면 보호자 처분도 이를 이수하게 할 근거를 상실한다고 보았습니다. 따라서 원고는 보호자 특별교육이수 처분의 취소를 별도로 다툴 법률상 이익이 없다고 판단하여 해당 소를 각하했습니다.

5. 행정처분의 위법 판단 기준 (대법원 2019. 7. 25. 선고 2017두55077 판결 등)​:

   • 행정처분의 위법 여부는 처분 당시의 법령과 사실 상태를 기준으로 판단해야 하며, 법원은 사실심 변론종결 당시까지 제출된 모든 자료를 종합하여 처분 당시 존재했던 객관적 사실을 확정하고 그에 기초하여 처분의 위법 여부를 판단할 수 있습니다. 특히, 재량권 행사의 기초가 되는 사실인정에 오류가 있는 경우에도 재량권의 일탈·남용에 해당될 수 있습니다. 본 사건에서 법원은 F가 먼저 원고를 폭행했다는 사실, 원고의 상해 정도 등에 대한 심의위원회의 사실인정에 중대한 오류가 있었다고 보아 처분이 위법하다고 판단했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학교폭력 또는 학생 간 다툼 상황에 직면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 객관적 증거 확보의 중요성: 사건 발생 시 현장 목격자 진술, 진단서, 의료기록, 상해 부위 사진, 주변 CCTV 영상 등 모든 객관적인 증거를 신속하게 확보해야 합니다. 특히 사진 촬영 시에는 촬영 일시와 장소가 명확히 드러나도록 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 쌍방 폭행 시 피해 정도 증명: 양측이 모두 폭행에 가담한 경우, 자신이 입은 피해의 심각성을 정확하게 증명하는 것이 매우 중요합니다. 치료 기간, 의료비 발생 여부, 후유증 가능성 등을 구체적인 자료와 함께 제시해야 합니다.
• 진술의 일관성 및 신뢰성: 목격자나 당사자의 진술은 시간이 지남에 따라 변동될 수 있으므로, 초기 진술의 구체성과 이후 진술의 일관성을 유지하는 것이 중요합니다. 진술 변경 시에는 합리적인 이유를 소명할 수 있어야 합니다.
• 초기 대응의 신중함: 사건 직후 감정적인 대응보다는 이성적으로 사실관계를 파악하고 증거를 수집하는 데 집중하는 것이 필요합니다. 특히 상대방 부모와의 직접적인 접촉 시에는 신중해야 하며, 불필요한 언행으로 인해 또 다른 분쟁이 발생하지 않도록 주의해야 합니다.
• 학교폭력대책심의위원회의 역할과 절차 이해: 심의위원회가 객관적이고 공정하게 사건을 심의하도록 요구할 수 있으며, 위원들의 편파성 우려가 있다면 기피 신청 등 적법한 절차를 활용할 수 있습니다.
• 학교폭력의 범위: 학교 수업 시간 외에 학교 밖에서 발생한 일이라도 '학생을 대상으로 발생한 폭행'이라면 학교폭력으로 분류될 수 있습니다. 다만, 학교의 보호·감독 의무가 미치는 교육활동과의 관련성 정도가 처분의 경중에 영향을 미칠 수 있습니다.
• 보호자 특별교육의 법적 성격: 보호자 특별교육은 가해학생 특별교육의 부수처분이며, 가해학생에 대한 특별교육 처분이 취소될 경우 보호자에 대한 처분도 자동으로 효력을 잃으므로, 보호자 특별교육 취소 청구는 별도의 법률상 이익이 인정되지 않을 수 있다는 점을 이해해야 합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