군검찰의 피의자신문 영상 비공개 처분 취소 판결

변호인인 원고가 자신의 의뢰인들에 대한 피의자신문 당시 촬영된 영상녹화물에 대해 정보공개청구를 하였으나, 피고인 국방부 검찰단장이 이를 재판 관련 정보 및 수사에 관한 사항이라며 거부한 사건입니다. 법원은 군사법원법에 공소 제기 후 서류 열람·복사 규정이 있지만, 이는 정보공개법의 적용을 배제할 특별규정으로 볼 수 없으며, 해당 영상녹화물의 공개가 진행 중인 재판의 독립성이나 수사의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지 않는다고 판단하여 피고의 정보공개거부처분을 취소했습니다.

관련 당사자

• 원고 A: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사건 피의자 정○철과 이○규의 변호인으로서, 피의자신문에 참여하고 해당 사건의 영상녹화물에 대한 정보공개를 청구했습니다.
• 피고 국방부 검찰단장: 변호인 A의 정보공개청구를 거부한 공공기관의 장입니다.
• 정○철, 이○규: 원고 A가 변호하는 의뢰인으로, 직권남용권리행사방해 사건의 피의자이자 국방부 보통군사법원 2021고38호 형사재판의 피고인입니다.

분쟁 상황

원고는 국방부 감찰단에서 진행된 정○철 및 이○규 피의자신문에 변호인으로 참여했으며, 이후 이들이 기소되어 형사재판이 진행되자 2021년 12월 23일 피고에게 피의자신문 당시 촬영된 영상녹화물(이 사건 정보)의 교부를 청구했습니다. 피고는 2022년 1월 11일 이 사건 정보가 진행 중인 재판 관련 정보 및 수사에 관한 사항이므로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에 따라 비공개 대상 정보에 해당한다며 정보공개를 거부했습니다. 원고는 이에 불복하여 정보공개거부처분 취소 소송을 제기했습니다. 이 사건 정보는 이미 군검사가 형사재판에서 증거로 신청했다가 모두 철회하여 재판에 현출되지 않은 상태였고, 원고는 피의자신문조서를 이미 확보하고 있었으며, 영상녹화물에 담긴 정보는 원고가 피의자신문에 직접 참석하여 이미 인지하고 있었습니다.

핵심 쟁점

이 사건의 주요 쟁점은 두 가지였습니다.

1. 군사법원법 제309조의3 및 제309조의4에 규정된 '공소 제기 후 서류 등의 열람·복사' 제도가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정보공개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다른 법률의 특별한 규정'에 해당하는지 여부입니다.
2. 원고가 정보공개를 청구한 피의자신문 영상녹화물이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에서 정하는 '진행 중인 재판에 관련된 정보' 또는 '수사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직무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정보'에 해당하여 비공개 대상 정보가 되는지 여부입니다.

법원의 판단

법원은 피고 국방부 검찰단장이 2022년 1월 11일 원고 변호인 A에게 한 영상녹화물에 대한 정보공개거부처분을 취소하고, 소송 비용은 피고가 부담하도록 판결했습니다. 이는 원고의 청구를 인용한 것입니다.

결론

법원은 군사법원법의 열람·복사 규정이 정보공개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특별규정으로 볼 수 없으며, 해당 영상녹화물이 재판의 독립성과 공정성에 영향을 미치거나 군검찰의 직무 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할 위험이 없다고 판단했습니다. 따라서 피고의 정보공개거부처분은 위법하다고 결론 내렸습니다.

연관 법령 및 법리

이 사건과 관련된 주요 법률과 법리는 다음과 같습니다:

• 공공기관의 정보공개에 관한 법률 (정보공개법) 제3조 (정보공개의 원칙): 공공기관이 보유·관리하는 정보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 등을 위하여 정보공개법에서 정하는 바에 따라 적극적으로 공개되어야 함을 명시하고 있습니다. 이 원칙은 정보공개 제도의 기본적인 전제입니다.
• 정보공개법 제4조 제1항 (다른 법률과의 관계): 정보공개에 관하여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있는 경우를 제외하고는 정보공개법이 적용됩니다. 여기서 '특별한 규정'으로 인정되려면 해당 규정이 '법률'이어야 하고, 정보공개의 대상 및 범위, 정보공개의 절차, 비공개 대상 정보 등에 관하여 정보공개법과 실질적으로 다르게 규정하고 있어야 정보공개법의 적용이 배제될 수 있습니다. 본 사안에서는 군사법원법의 규정을 이러한 특별 규정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 정보공개법 제9조 제1항 제4호 (비공개 대상 정보): 공개될 경우 진행 중인 재판의 심리 또는 재판 결과에 구체적으로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거나, 수사기관의 직무 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는 비공개 대상 정보로 규정됩니다. 법원은 이 조항을 해석함에 있어 다음의 법리를 따릅니다.
  • '진행 중인 재판에 관련된 정보': 재판의 내용과 관련된 모든 정보가 아닌, 진행 중인 재판의 심리나 결과에 구체적으로 영향을 미칠 위험이 있는 정보에 한정됩니다.
  • '수사에 관한 사항으로서 직무 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한다고 인정할 만한 상당한 이유가 있는 정보': 수사의 방법이나 절차가 공개되어 수사기관의 직무 수행에 현저한 곤란을 초래할 위험을 막기 위한 규정입니다. 해당 정보가 공개될 경우 수사 등의 직무 공정성 및 효율성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장애를 줄 고도의 개연성이 있고 그 정도가 현저한 경우를 의미하며, 비공개로 보호되는 이익과 국민의 알권리 등 공개로 보호되는 이익을 비교·형량하여 신중히 판단해야 합니다.
• 군사법원법 제309조의3 및 제309조의4 (공소 제기 후 서류 등의 열람·복사): 공소가 제기된 사건에 대해 피고인이나 변호인이 군검사에게 서류 등의 열람·복사 또는 서면 발급을 신청할 수 있도록 규정하고 있습니다. 군검사는 국가안보, 증인 보호, 증거인멸 우려 등 상당한 이유가 있을 경우 이를 거부하거나 제한할 수 있으며, 이에 불복할 경우 군사법원에 허용 명령을 신청할 수 있습니다. 그러나 이 규정들은 열람·복사 신청인과 정보의 범위를 제한하고, 거부 시 간접적인 불이익만 있을 뿐 직접적인 정보 공개를 관철할 방법이 없으므로, 정보공개법의 적용을 배제하는 특별규정으로 보지 않았습니다. 이는 형사재판에서 피고인의 권리 보호를 위한 규정이며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한 정보공개법의 취지와는 다르다고 보았습니다.

참고 사항

유사한 문제 상황에 처했을 때 다음 사항들을 참고할 수 있습니다:

1. 공공기관이 보유한 정보는 국민의 알권리 보장을 위해 원칙적으로 공개되어야 합니다. 다른 법률에 특별한 규정이 없는 한, 정보공개법에 따라 정보공개를 청구할 수 있습니다.
2. 특정 법률(예: 군사법원법)에 정보 열람·복사 규정이 있더라도, 그 규정이 정보공개법의 적용을 완전히 배제할 만큼의 '특별한 규정'이 아닌 경우에는 정보공개법에 따른 청구도 여전히 유효할 수 있습니다. '특별한 규정'이 되려면 정보공개법과 정보공개의 대상, 범위, 절차, 비공개 대상 정보 등 핵심 내용을 명확히 다르게 규정해야 합니다.
3. '진행 중인 재판에 관련된 정보'라고 해서 모든 정보가 비공개 대상이 되는 것은 아닙니다. 재판의 독립성이나 공정성에 구체적이고 직접적인 영향을 미 미칠 위험이 있는 정보에 한정하여 비공개할 수 있습니다.
4. '수사에 관한 사항으로서 공개될 경우 직무 수행을 현저히 곤란하게 하는 정보'인지 판단할 때는 해당 정보의 공개가 수사 직무의 공정하고 효율적인 수행에 직접적이고 구체적인 장애를 줄 고도의 개연성이 있고 그 정도가 현저한지 여부를 신중히 판단합니다. 비공개로 보호되는 이익과 국민의 알권리 등 공개로 얻는 이익을 비교·형량해야 합니다.
5. 특히, 이미 재판에서 증거로 철회되어 사용되지 않거나, 청구인이 이미 해당 정보의 내용을 인지하고 있는 경우(예: 피의자신문 참여), 해당 정보가 재판이나 수사에 영향을 미칠 위험이 적다고 판단되어 공개될 가능성이 높습니다.